가끔 모터사이클의 성능이나 가격을 떠나서 한 눈에 매료되는 ‘작품’급 모델을 찾아볼 수 있다. 이를테면 지금 보는 야마하와 에르메스의 합작품 스페셜 V-MAX가 그런 것이다. 장식품인지 움직이는 모터사이클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에르메스(Hermès International)는 1837년 설립된 프랑스의 장신구 제조사다. 1837년 티에리 에르메스가 파리에서 창업했다. 원래 마구 용품과 안장을 판매하는 회사였으나, 자동차 산업이 발전하면서 더 이상 ‘말’에 관련한 상품을 생산하지 않았다.
그 후로는 가방이나 지갑과 같은 피혁 제품으로 사업을 전환해 나갔다. 반응은 성공적이었다. 에르메스를 상징하는 마차 모양 로고는 그런 역사에서 기원했다. 대표적인 유명 상품으로는 그레이스 켈리와 제인 버킨의 이름을 딴 ‘켈리 가방’과 ‘버킨 가방’이 있다.
야마하는 모터사이클 메이커 중에서도 감성이 풍부한 브랜드로 유명하다. 특히 감성보다는 성능이나 수치에 연연하는 여타 일본 브랜드와 비교해 더욱 그런 편이다. 시장에서는 가장 이탈리안 브랜드에 가까운 일제 브랜드로 평하기도 한다. 정확히 일치하지 않지만 어느 정도 일리 있는 말이다.
특히 디자인 감성을 높게 평가하는 야마하 모터사이클은 프랑스 발 에르메스와 손잡고 명품 V-MAX를 만들기에 이르렀다. V-MAX는 수랭 V형 4기통 엔진을 탑재해 200마력의 폭발적인 힘을 뿜어내는 드래그 머신 콘셉트의 고성능 크루저다. 순간 최대토크는 17.0kgm에 이르며 무엇보다 폭발적인 가속력이 일품인 야마하의 명품이다.
에르메스는 180년의 역사와 장인정신을 고스란히 V-MAX에 녹였다. 프랑스의 명품 장신구 제조회사로써 자존심을 걸고 금속 냄새 가득한 철마에 깊은 풍미를 가미한 것이다. 대부분의 파츠에 최고급 버팔로 가죽을 사용해 완전히 새로운 느낌으로 재탄생시켰다. 안장부터 휀더를 비롯해 소음기 등 모든 외부 파츠를 부드러운 가죽으로 감쌌다.
V-MAX의 광포한 감각의 반대편에 서 있는 감성을 요리해 색다른 매력을 만들어 냈다. 과연 공산품이라 하기 힘들 수준의 디테일을 자랑한다. 과연 프랑스 특유 장인 정신의 집합체라 할 만 하다.
여전히 내면은 카리스마로 들끓는다. 200밀리미터의 타이어가 바닥을 박차고 나갈 때 넘치는 파워로 언제나 스키드 마크를 남긴다. 육중한 덩치와 존재감 넘치는 4연장 머플러가 V-MAX만의 마초적 느낌을 가감 없이 전한다.
이 스페셜 V-MAX는 일반에 판매되지 않는 버전이다. 그저 눈으로 감상하는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더욱 갖고 싶다는 감정이 강해진다. 설령 주행할 수 없는 V-MAX라도 매력이 넘친다. 일반 버전 V-MAX는 국내 판매가 35,880,000원 이다. 야마하가 내세우는 최고의 스포츠 헤리티지 모델이다. 시간이 흘러도 가치가 퇴색되지 않는 모델이야말로 명품으로 추앙받을 가치가 있다. 바로 이 V-MAX가 그렇다.
제공 : 임성진 기자 /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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