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데이비슨은 아메리칸 크루저 브랜드로써 오랜 명성을 쌓아왔다. 설령 모터사이클은 잘 모르는 문외한이더라도 할리데이비슨은 기억할 만큼 멋진 모터사이클의 대명사처럼 군림해 왔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할리데이비슨에 대한 로망이 가슴 깊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멋진 모터사이클의 대명사가 되기까지 할리데이비슨은 오랜 기간 할리데이비슨만의 문화를 정립해 왔다. 줄지어 국도를 달리는 단체 모터사이클 투어링도 자유를 찾아 떠나는 할리데이비슨 랠리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유유자적 국도를 달리며 고동감을 뿜는 철마를 탄 사람들이 멋져 보이는 것은 이상한 일이 전혀 아니다.

 

 

할리데이비슨의 백미는 아무래도 엔진이다. 마치 말발굽 소리와 같은 커다란 고동감의 엔진은 심장 소리와도 닮아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고동감에 매료되어 할리데이비슨을 동경하기 시작한다. 이것만은 할리데이비슨만이 낼 수 있는 독특한 감성이다.

 

오랜 로망을 이루기 위해 할리데이비슨 모터사이클 라이딩에 도전하는 이도 많지만 커다란 덩치와 부담스러운 파워에 주눅 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할리데이비슨은 아담한 사이즈의 모델도 준비되어 있다. 오늘 소개할 스타일리쉬 크루저 아이언 883이 그 주인공이다.

 

 

스트리트 크루저를 표방하는 아이언 883은 전반적으로 펑키한 감각과 젊은 감각을 가득 담은 것이 특징이다. 다른 할리데이비슨 모델이 중후하고도 대범한 디자인과 당당함을 연출했다면 883 시리즈 중 하나인 아이언 883은 펑키한 감각의 세련된 할리데이비슨을 대표한다.

 

드래그 바 스타일의 핸들바와 착석 시 적당히 무릎이 굽혀지는 위치의 미드 스텝이 한층 스포티한 라이딩 포지션을 만든다. 팔을 슬쩍 앞으로 뻗은 채 의자에 앉듯 무릎을 굽힌 자세는 마치 드래그 머신 스타일로 바꾼 커스텀 바이크 같다. 양팔을 넓게 벌리고 다리를 앞으로 쭉 뻗는 여유로운 감각의 대형 크루저와는 또 다른 매력이다.

 

 

클래식한 느낌의 땅콩 모양 피넛 탱크로 멋을 부린 것도 독특하다. 12.5리터 연료를 담을 수 있는 연료 탱크는 별도의 페어링이 없는 크루저 특성상 전반적인 모터사이클 인상을 결정짓는 중요한 디자인 요소다. 리어 시트가 생략된 덕에 휀더는 더욱 존재감이 돋보이고 말끔한 인상을 남긴다.

 

 

후면에서 바라보면 턴 시그널 램프와 테일램프가 하나로 설계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굳이 거추장스러운 테일램프를 별도로 설치하지 않은 것은 아무래도 단순미를 추구한 콘셉트 때문이다. 휀더 밑으로 당당한 모습의 타이어가 노출된 것 또한 좌측으로 빠진 사이드 마운트 번호판 지지대 때문이다.

 

 

무엇보다 엔진은 할리데이비슨의 감성을 고스란히 잇고 있다. 에볼루션 엔진으로 명명되어 오랜 시간 많은 스포스터 할리데이비슨 마니아들의 추종을 받고 있는 이 엔진은 이름대로 883cc 배기량을 가졌으며 공랭 V트윈으로 상당히 둔탁한 질감의 고동감을 발산한다. 대형 할리데이비슨 엔진과 비교해도 전혀 모자라지 않는다. 블랙 파우더 코팅된 엔진룸은 단단하고 남성적인 느낌을 강조해 존재감이 크다.

 

 

브레이크 시스템도 충분한 성능을 발휘한다. 프론트 디스크 직경 300밀리미터로 상당한 사이즈를 자랑하며 34밀리미터 듀얼 피스톤 캘리퍼가 높은 제동력을 원하는 때 정확히 내어준다. 할리데이비슨이 무겁고 제동하기 어려운 바이크라는 것은 이미 역사 속으로 사라진 얘기나 다름없다. 게다가 ABS도 기본 장비되어 이제 제동성능에 관한 허점은 전혀 없다고 봐도 좋다.

 

 

계기반은 둥그런 원형 아날로그 형태로 장착되어 있다. 클래식한 형태지만 작게 마련된 디지털 액정에는 기어 포지션 등 꼭 필요한 정보가 표시되어 불편함은 없어 보인다. 바꿔 생각하면 단순미를 추구한 스트리트 크루저에 굳이 화려한 계기반을 장비할 이유가 없다. 간결한 구성이 단단하고 담백한 이미지의 아이언 883과 잘 어울린다.

 

 

시트는 단 735밀리미터로 무척 낮은 수준이다. 게다가 워낙 차폭이 좁고 포지션이 좁아 여성이라도 가볍게 컨트롤 할 만한 모델이다. 순정 채용 타이어는 미쉐린 제품으로 마른 노면과 젖은 노면 모두 충분히 높은 접지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언 883에는 하드 캔디 커스텀 페인팅도 적용되어 더욱 화려한 개성을 뽐낼 수도 있다. 아름다운 펄이 듬뿍 가미된 특별한 컬러는 어딜 가도 주목받게 되는 매력을 가졌다. 은은한 실버 색상과 펄의 조합은 순정 출고상태부터 이미 고급 커스텀 페인팅 된 느낌을 가득 받을 수 있다. 도회적 이미지와도 잘 어울리며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은 아이언 883만의 감성과도 맞아 떨어진다.

 

 

할리데이비슨을 젊게 만든 883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패션 감각이 뛰어난 스타일리쉬 크루저 아이언 883은 언제 봐도 질리지 않는 단순한 아름다움이 배어있다. 슬쩍 도심 한 가운데의 커피숍으로 여유를 즐기러 가도 좋고, 뻥 뚫린 국도를 달리며 자연을 벗 삼아 달리기도 좋은 바이크다.

 

 

할리데이비슨은 최근 스트리트 750/500 시리즈를 발표하며 더욱 대중적 면모를 강조하고 있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할리데이비슨 라이딩을 시작할 수 있으며 문턱도 대폭 낮아졌다. ‘덩치 큰 바이크’라는 부담도 확 낮춰 누구라도 면허만 있으면 꿈꿀 수 있게 됐다.

 

 

아이언 883은 이미 엔트리 할리데이비슨으로 자리를 잘 잡아왔지만 이제는 엔트리 이미지 외에 신생 모델 스트리트 시리즈와는 다른 별개의 정통성을 추구하고 있다. 크루저는 유행에 민감하지 않은 장르 중 하나다. 도심을 경쾌하게 달리는 스트리트 바이크를 자청한 스트리트 750/500과 또 다른 관점에서 아이언 883은 패셔너블 크루저로써 독특한 입지를 꾸준히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글 임성진 기자 
제공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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