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모터사이클 타기에 가장 좋은 계절 중 하나다. 하늘은 높고 맑으며 만물이 붉게 물들어 가는 절경의 극치를 맛 볼 수 있다. 전 세계 모터사이클 메이커들은 이런 우리를 위해 투어링 모터사이클을 다수 내놓고 있다. 생각보다 가을은 무척 짧다. 이 소중한 계절을 헛되이 보내지 말고 라이드매거진이 추천하는 여덟 대의 쟁쟁한 투어링 모터사이클을 타고 전국 방방곡곡을 음미해 보는 건 어떨까.

라이드매거진이 추천하는 투어링 모터사이클 8선
 

BMW K1600GT

K1600GT는 BMW 모토라드가 만든 고성능 장거리 투어링 모터사이클이다. 직렬 6기통 엔진을 장착하면 운동성이 둔해진다는 상식을 깨고 파격적인 콘셉트 모델을 공개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아무렇지 않게 양산형 투어링 모델에 적용하고 있다.

BMW 모토라드는 이 엔진을 두고 이전까지 적용됐던 어느 브랜드의 6기통 엔진보다도 콤팩트하고 효율적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투어링 모터사이클 범주에 속하긴 하지만 특유의 부드럽고도 파워풀한 엔진 특성이 고스란히 적용되어 있는 진정한 GT(그랜드 투어러)다.

이 계열에는 K1600GT와 K1600GTL이 있는데 GT의 경우 보다 역동적인 운동성을 위해 시트고를 높이는 등 세부사양이 조금씩 다르다. 엔진은 1,673cc 배기량을 가졌으며 최대 160마력, 17kgm 이상의 강력한 토크를 낸다. 약 1,500rpm 부근에서 최대 파워의 70퍼센트 이상을 발휘하기 때문에 대부분 속도영역에서 원하는 만큼 가속할 수 있는 것이 큰 매력이다.

편의 사양으로는 어댑티브 헤드라이트, 다이내믹 트랙션 컨트롤과 전자 제어 서스펜션 BMW 모토라드가 자랑하는 첨단 기술이 대폭 적용되어 있으며 사실상 양산형 투어러 중 가장 똑똑한 모델로 꼽을 수 있겠다. 소비자 가격은 3,415만원 이다.

HONDA GOLDWING F6B

수평 대향 6기통 엔진을 장착한 골드윙의 계보인 F6B는 배거 크루저 스타일로 재구성한 ‘젊은 골드윙’이다. F6B는 1975년 첫 출시했던 골드윙이 지향하는 바와 마찬가지로 최고의 럭셔리 투어러로 발돋움 하기위해 꾸준히 진화해 온 결과물 중 하나다.

수평 대향 6기통 엔진은 약 118마력, 그리고 4,000rpm에서 17kgm의 토크를 낸다. 5단 기어는 샤프트 드라이브를 통해 출력을 전달하며 골드윙 오리지널에 적용됐던 후진 기어가 생략된 것은 아쉽다.

CBS와 ABS를 겸한 브레이킹 시스템은 최고의 안정감 속에서 브레이킹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섀시 구성은 알루미늄 트윈 스파 프레임을 기본으로 45밀리미터 텔레스코픽 포크 등 전통적인 구성을 따른다. 최신 메카니즘을 적용한 바는 없지만 그만큼 기계적 숙성도는 높은 수준이다.

4개의 스피커에서 스테레오 오디오 시스템을 즐길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스마트 폰이나 USB 플래시 드라이브 연결 기능도 지원하며 MP3, WMA, ACC 등 다양한 포맷을 재생할 수 있다. 소비자 가격은 3,150만원 이다.

YAMAHA FJR1300AS

병렬 4기통 1,298cc 엔진을 사용한 FJR1300AS는 기존 시리즈를 업그레이드 한 개량 모델이다. 논 클러치 YCC-S라 불리는 시스템은 말 그대로 클러치 레버 조작없이 손가락 혹은 쉬프트 레버를 통해 기어 변속을 간단히 할 수 있는 신개념 트랜스미션이다. 심지어 일시 정차시 자동으로 1단으로 기어가 바뀌는 기능도 있다.

다양한 라이딩 모드 컨트롤인 D-MODE를 이용해 엔진 성능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과 크루저 컨트롤도 적용되어 있다. 또 상황에 알맞은 서스펜션 세팅을 손쉽게 해결 할 수 있는 전자제어 시스템도 접목됐다.

FJR1300AS는 최고출력 146마력, 토크는 14kgm에 달하는 고성능 스포츠 투어러다. 동급 스포츠 투어링 바이크 중에서도 가장 슈퍼바이크에 가까운 특성으로 정평이 나 있다. 5단 기어를 사용해 어느 기어에서나 파워풀한 가속이 가능하며 연료 탱크 용량은 25리터로 충분한 수준이다. 소비자 가격은 2,750만원 이다.

SUZUKI INTRUDER C1500T

C1500T는 스즈키의 대형 크루저 인트루더에 투어링 패키지를 추가한 모델이다. V트윈 1,462cc 엔진은 어지간한 준중형 자동차에 가까운 토크를 가졌다. 성능 위주의 모델이 아니지만 최대출력도 79마력에 달한다.

54도로 기울어진 2개의 V트윈 실린더 안에서 피스톤이 쿵쾅거리는 맛으로 바람을 느끼며 달리는 즐거움이 있다. C1500T는 공랭 V트윈을 사용하는 여타 전통적인 클래식 스타일 투어러와 달리 수랭 엔진을 사용해 공랭과 또 다른 고동감을 연출한다.

특유의 박력 넘치는 뒷모습은 광폭 타이어 덕이다. 200밀리미터에 이르는 뒤 타이어가 압도적인 안심감과 높은 직진 주행성을 확보해 준다. 앞 타이어도 130밀리미터로 대형 사이즈다. 서스펜션은 앞 텔레스코픽 대구경 정립 포크, 뒤 링크 타입 쇽 옵저버를 채용해 터프한 인상과 대조적으로 한결같이 부드러운 승차감을 추구했다.

제작부터 전체 차량 디자인의 일부로 포함된 대형 사이드 케이스도 기본이다. 클래식한 스타일의 견고한 사이드 케이스는 높은 내구성을 갖추기 위해 충격에 강한 ABS 플라스틱으로 제작됐다. 특히 가죽과 유사한 느낌으로 가공된 표면 처리가 터프한 크루저의 느낌을 물씬 더한다. 소비자 가격은 1,980만원 이다.

INDIAN ROADMASTER

인디언 로드마스터는 투어링 크루저 치프틴에 고급 패키지를 더한 신모델이다. 심장은 썬더 스트로크 111 엔진으로 111큐빅 인치의 대형 2기통 엔진이 여유 있게 고동친다. 전면부에는 버튼 하나로 조절되는 대형 윈드 쉴드가 마련되어 있다. 37갤런이 넘는 생활 방수 스토리지 박스도 기본 사양이다. 옵션으로 동승자용 최고급 가죽 암레스트(팔걸이)도 추가할 수 있다. 패니어 케이스는 리모콘 하나로 열고 잠글 수 있다.

섬세한 가공이 들어간 천연 가죽 시트는 로드마스터 차주의 품격을 높이기 충분하다. 운전석과 동승석 개별로 컨트롤할 수 있는 2단 히팅 기능도 기본이다. 핸들 그립에는 10단계로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장치가 있다. 모든 등화류에 LED 램프를 사용한 점은 역시 최신 모델다운 선택이다. 헤드라이트, 안개등, 방향지시등, 테일라이트와 인디언 상징 워보닛 램프까지 최상의 광량을 확보했다.

로드마스터에 적용된 키 리스 시동 시스템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스마트키’와 같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블루투스 오디오 시스템은 동승자도 운전자와 똑같은 음질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되어 만족감을 더한다. 소비자가격은 컬러에 따라 4,600만원 부터 4,700만원 까지다.
 

APRILIA CAPONORD 1200

카포노드는 아프릴리아가 개발한 듀얼퍼포즈 바이크다. 엔진은 V 트윈 90도  1,197cc 엔진으로 최대출력 125마력에 토크는 11.4kgm으로 최신 기종답게 파워풀하다. 특히 약 6,800rpm 정도의 비교적 낮은 회전영역에서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이 특징이다. 강성 높은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프레임과 연결된 서스펜션은 ADD(아프릴리아 다이내믹 댐핑) 시스템으로 작동한다. 운전자와 동승자의 편안한 주행을 돕기 위한 전자 장비인 이 시스템은 서스펜션을 주행상황에 맞게 알아서 전자 제어하는 기능이다. ACC라 부르는 아프릴리아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도 적용되어 있다.

AMP는 아프릴리아 멀티미디어 플랫폼 시스템이다. 모터사이클과 스마트폰을 연동해 각종 계기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돕는다. 속도계, 회전계, 엔진 출력 및 토크나 순간 연비 및 평균 연비 등 다양한 주행 정보를 실시간으로 살펴볼 수 있고 데이터를 저장해 주행 습관을 관찰할 수도 있다. 아이폰의 경우 전용 소프트웨어를 스마트폰에 설치하면 아프릴리아 레이싱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모터사이클과의 연동 신호로 자이로스코프 기능을 활용해 모터사이클의 기울기나 기어 조작 속도, 가속순간 타이어의 슬립이 몇 퍼센트 진행됐는지 등 섬세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차량 무게는 228킬로그램으로 듀얼퍼포즈 모델 평균 수준이다. 25리터에 달하는 연료탱크는 장거리 여행에도 넉넉히 대응할 수 있다. ABS와 ATC(아프릴리아 트랙션 컨트롤)도 기본 사양이다. 온갖 첨단 장비를 실은 카포노트 1200의 소비자 가격은 2,490만원 이다.
 

KTM 1190 ADVENTURE R

전작에 비해 부가 장비가 업그레이드 된 어드벤처 R은 세간의 주목을 받아왔다. 75도로 기울어진 V트윈 1,195cc 엔진을 탑재했으며 148마력을 발휘해 어지간한 스포츠 바이크 못지않은 파워를 가졌다. 6단 미션에 물린 클러치는 PASC 안티 호핑 클러치로 조작감이 부드럽고 절도가 넘친다.

서스펜션은 WP 제품으로 전/후 모두 220밀리미터의 작동폭을 가져 엔듀로 바이크 못지않은 오프로드 주파력을 갖췄다. 브레이크는 브렘보 래디얼 마운트 사양이며 디스크 로터는 전 320밀리미터, 후 267밀리미터다. 시트높이는 꽤 높은 편으로 890밀리미터에 달한다. 연료 탱크 용량은 23리터로 장거리 운행에 적합한 대용량이다.

무엇보다 주목할 수 있는 부분은 보쉬에서 새롭게 개발한 MSC(자세 제어 장치)가 채용됐다는 것이다. 린 앵글을 계산해 트랙션 컨트롤과 ABS를 연동으로 작동해 주행 중 모터사이클을 효과적으로 전자 제어한다. 보다 어드벤처 성격을 확실히 드러낸 1190 어드벤처 R의 소비자 가격은 2,900만원 이다.
 

 
KAWASAKI Z1000SX

베이스인 네이키드 바이크 Z1000에 투어링 패키지를 장비한 Z1000SX는 북미 및 유럽 판매고가 상당한 인기 모델이다. 병렬 4기통 엔진을 사용했으며 배기량은 1,043cc로 저중속 회전에서부터 꾸준한 파워를 낸다. 최고출력은 138마력이며 토크는 7,800rpm에서 11.2kgm을 낸다.

기본적으로 스포츠 투어링 머신을 콘셉트화 했기 때문에 편의성 보다는 와인딩 로드에서 진가가 나타나는 퍼포먼스 바이크다. 트랜스미션은 6단이며 EFI를 채용해 어느 영역에서나 진솔한 반응성을 보인다. 4기통 특유의 부드러운 가속감이 특기이며 F 포지션으로 오랜 고속 주행에도 피로감을 느끼기 어렵다.

차량 중량은 ABS 버전 기준 231킬로그램이며 전륜 300밀리미터 더블 디스크를 채용해 제동성능은 평이한 수준이다. 컬러는 가와사키의 대표 색상인 녹색만 수입되고 있으며 ABS 버전과 스탠다드 버전으로 나뉘어 판매된다. 소비자 가격은 스탠다드 버전 1,640만원, ABS 버전이 1,750만원이다.

라이드매거진이 추천하는 가을 투어링 코스 4선

청량한 바람, 맑은 하늘, 선선한 날씨. 라이딩 하기에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바야흐로 투어링에 적합한 계절 가을이 만연했다. 목적지 없이 무작정 떠나는 것도 좋지만 이왕이면 골라서 가는 것도 방법. 보는 재미가 있어야 달리는 재미도 커지는 법이니 말이다. 여기 지역적 스타일을 고려해 느낌이 색다른 투어링 코스 4곳을 선정했다. 취향에 맞는 코스를 따라 달리기만 하면 된다.
 

 

충주 (충북 단양)
산수가 아름다운 곳 단양을 추천한다. 도담삼봉, 석문, 구담봉 등 경승지 8곳을 엄선해 단양팔경으로도 유명한 그 곳은 남한강과 소백산이 어우러져 풍광이 출중하다. 게다가 이웃해 있는 충주호 주위로는 36번 국도와 82번, 531번, 532번 지방도가 둘러싸고 있어 호반 드라이브 코스로도 손색없다. 또한 고수동굴, 수안보 온천 등 다양한 관광자원도 근접해 있어 체력소모 없이 유유자적 라이딩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적격이다. 더불어 가을에 만나는 와인딩 코스는 다양한 색감의 단풍잎과 함께 뛰어난 경관을 더해주니 금상첨화다.
 

삼척 새천년도로 (강원도 삼척)
7번 국도는 경치 좋은 해안도로로 이미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삼척 항에서 삼척해수욕장까지 약 4.6km에 이르는 구간인 새천년해안도로는 더욱 뛰어난 절경을 자랑한다. 야간 라이딩 시 가로등과 오징어배의 불빛으로 주야를 막론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더불어 바다와 산을 가로지르는 해안선은 절벽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해안도로만이 가질 수 있는 와인딩 매력을 뽐낸다. 파도와 함께 밀려오는 가을바람을 만끽하며 근접해 있는 비치조각공원에서 투어의 쉼표를 찍기에도 제격이다. 아름다운 백사장이 인상적인 삼척해수욕장은 여름과는 또 다른 고즈넉한 분위기를 안겨준다.
 

영흥도 (인천광역시 옹진군)
배를 이용하지 않고 섬을 즐기고 싶다면 영흥도를 추천한다. 교량이 건설되면서 안산시 대부도에서 선재대교, 영흥대교만 건너면 된다. 초가을이면 지역특산물인 달콤한 포도 향기도 그윽하다. 영흥도로 건너기 전 만나게 되는 선재도 또한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하고 춤을 추던 섬이라는 뜻의 지명처럼 해변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각 섬을 잇는 교량 덕분에 주변의 모든 섬들을 섭렵하는 건 시간문제. 더불어 간조 때에 드러나는 넓은 갯벌에서 해산물 채취와 근방 곳곳에 조성된 낚시터에서 바다낚시도 즐길 수 있어 먹거리에 대한 고민도 덜어준다.
 

 

벽골제로 (전라북도 김제)
투어링의 재미를 와인딩 코스로만 판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끝이 안 보이는 넓은 평야에서 스로틀을 부담 없이 감아가며 달리는 묘미 또한 두말하면 잔소리.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하늘과 땅이 맞닿은 지평선을 감상하며 달릴 수 있는 곳 김제다. 농경문화의 중심지답게 황금들녘 사이로 쭉 뻗은 길과 양쪽에 핀 코스모스의 조화는 가히 절경이다. 매년 10월 초경에 지평선 축제를 포함, 다양한 농경문화에서 비롯된 축제들로 볼거리 또한 풍부하다. 논 사이를 가로지르는 29번 국도와 주변의 747번 지방도를 이용하면 이러한 김제의 매력을 가득 느낄 수 있다.

독자들이 위와 같이 라이드매거진이 추천한 모터사이클과 투어링 코스를 활용해 남은 가을을 만끽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역시나 안전이다. 가을은 강우량이 적지만 이따금씩 비가 내릴 때도 있고 바닥에 떨어진 낙엽을 밟으면 순간적으로 미끄러질 위험도 있다. 새로운 길을 찾아다닐 때는 항상 설레임이 앞서지만 그와 함께 불특정한 위험이 도사릴 수 있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초행길은 항상 안전 마진을 두고 라이딩 하는 것, 잊지 말아야 하겠다.


 

글/사진 라이드매거진 모터사이클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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