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란 단어가 수식어로 작용되는 경우가 있다 . 주로 남성편향적인 문화에서 그렇다 . 모터사이클도 그 중 하나다 . 터프하고 마초적인 이미지는 여성을 소수자로 만들었다 . 그러나 시대가 바뀌었다 . 적잖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그 변화는 시작됐다 . 그 중심에 있는 여성들을 만났다 . 단순히 타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제대로 타고자 하는 진취적인 여성 . BMW 모토라드의 여성 라이딩 스쿨에 참여한 15명의 모터사이클리스트와 함께 했다 .



지난 18일 BMW 모토라드 코리아는 이천 장호원에 위치한 BMW물류센터에서 배기량 250cc 이상의 자사 모델을 소유한 여성 라이더를 대상으로 라이딩스쿨을 진행했다 .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사전 접수를 마친 총 15명의 여성 참가자들이 행사장에 도착했다 . 이날 행사는 국내 BMW 모토라드가 최초로 여성라이더를 위해 준비한 라이딩스쿨로 차별화된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



행사는 약 9시부터 4시까지 진행됐다 . F800R, S1000RR, R1200GS 등 다양한 BMW 기종이 일렬로 줄을 맞췄다 . 10월 중순임에도 서늘한 아침 온도에 난로와 핫팩을 준비한 주최 측의 배려가 돋보였다 . 참가자들이 모두 모인 가운데 오프닝과 함께 행사운영진 소개가 이어졌다 . 진행을 맡은 담당 매니저는 여성들을 위한 행사 취지를 설명하며 좋은 결과를 얻어갈 수 있길 당부했다 .



어색할 수 있는 분위기 쇄신을 위한 시간이 이어졌다 . 서울 , 대전 , 전주 등 각지에서 모인 그녀들은 짧게 자기소개를 하며 인사를 나눴다 . BMW 기종을 함께 타는 모터사이클리스트의 공감대와 여성들 간의 특유의 친화력 덕분인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 인사가 끝나고 교육에 앞서 파워블로거이자 모터사이클 선수로 활동 중인 이지혜 선수의 강의가 이어졌다 . 그녀는 친근하고 소탈한 어투로 자신의 경험담을 들며 다소 긴장된 분위기를 풀어주는 역할을 했다 .



본격적인 교육에 들어섰다 . 교육은 코리아로드레이스 챔피언 출신으로 현 BMW 라이딩스쿨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조항대 선수를 중심으로 엄성하 선수가 함께 도왔다 . 라이딩 교육은 오전과 오후로 나눠 진행됐다 . 오전에는 몸 풀기 수준의 기초적인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 바이크를 다루는데 있어 기본적인 승하차와 효과적인 이동법 , 센터 스탠드를 이용한 바이크 세우기 , 주차 등에 관한 이론교육이 실시됐다 . 이와 함께 기본자세 , 바이크 조작 및 주행법을 바탕으로 라이딩 포지션과 스로틀 잡는 법 , 시선처리 등에 관한 내용이 전달됐다 .



대배기량 오너들인 만큼 상당부분 인지하고 있는 듯 보였다 . 그러나 주변 지인들에게 여과 없이 수용된 잘못된 정보에 대한 수정 및 정확한 기본기를 정립할 수 있는 중요한 시간 이였다 . 여성이기에 느낄 수 있는 애로사항 , 체력적인 한계 등을 극복할 수 있는 스킬 중심으로 강의는 계속됐다 . 곧바로 자력으로 바이크를 이동하는 시간을 가졌다 . 주변의 도움 없이 스스로 바이크에 대한 중심을 이해하고 친숙해지는 과정이다 . 

여성 라이더 입장에서 배기량이 큰 모터사이클을 다루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 자신의 체중에 몇 배에 달하는 빅바이크를 끄는 모습이 힘겨워 보였다 . 인상적인 것은 힘든 내색이 가득했지만 끝까지 완수하는 모습이었다 . 뒤이어 자연스러운 스로틀 개폐에 대한 훈련이 이어졌다 . 시작점에서 모든 훈련생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조항대 선수와 그의 말에 귀 기울이며 집중하는 교육생은 모두 프로의 모습이었다 . 



그렇게 오전 교육을 끝으로 단체사진 촬영 후 브런치 장소로 향했다 . 약 23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레스토랑까지 대열주행이 이어졌다 . 헬멧 뒤로 길게 땋은 머리와 여린 다리로 자신의 몇 배에 달하는 모터사이클을 지배하는 그녀들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 무사히 도착 후 각자 옷매무새를 다듬고 브런치를 나누며 오전 교육에 대한 이야기와 사담으로 긴장과 피로를 달랬다 .

식사를 마친 후 그룹을 나눠 물류센터로 복귀해 남은 행사에 참여했다 . BMW 장우혁 매니저의 간단한 강의가 이어졌다 . 각 기종별 메커니즘에 따른 특성을 이해하는 시간이었다 . 모델명 유래부터 엔진별 특성 등 다양한 정보가 전달됐다 . 다소 지루할 즈음에는 퀴즈를 준비해 정답자에게 상품을 증정하는 등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 



오후 라이딩 교육이 계속됐다 . 저속 주행 및 회전 , 선회 중 정지 , 짐카나 연습이 진행됐다 . 순간 중심을 잃은 참가자들의 전도가 발생하기도 했다 . 전반적으로 무리 없는 수준이었지만 안전을 위해 스탭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 편차가 있는 교육생을 위해 주최 측은 개인지도를 하는 등 편의를 배려했다 . 시간이 지남에 따라 향상된 모습의 참가자들이 눈에 띄었다 . 



교육을 정리하고 특별히 준비한 야외 메이크업 클래스도 진행됐다 . 강사로는 에스쁘아 프로 메이크업 바비 리 팀장이 초빙됐다 . 참가자 중 한명을 모델로 선정해 강한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메이크업 노하우를 전수했다 . 라이딩 기어는 필수이기에 헬멧을 쓰고 벗더라도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싶은 여성들에게 흥미 있는 주제였다 . 30여분의 시간동안 주행 교육만큼 열의 있게 집중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



화사한 얼굴로 단장을 마치고 전문 포토그래퍼의 프로필 촬영과 수료증 증정식을 가졌다 . 참가자 전원에게는 소정의 선물도 증정됐다 . 수료증을 받은 그녀들의 한층 자신감 넘치는 표정이 돋보였다 . 



그 중 유독 밝은 미소와 열성적인 모습으로 눈에 띄던 이둘레 (26세 )양 . 작년 동갑내기 남편 최정원씨와 라이딩 스쿨을 함께한 후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이번 행사에도 참여하게 됐다고 한다 . 메이크업 시연도 받고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고 소감을 밝힌 그녀 . 특히나 저속 주행 , 저속 선회 , 선회 중 정지로 나눈 3가지 초급 주행법이 많은 도움이 됐단다 . “모터사이클에 관심이 많던 찰나 , 지인 소개로 남편을 만나게 됐어요 . 남편이 바이크를 타는 것을 알게 됐고 , 첫 데이트부터 텐덤 투어를 다닐 정도였어요 . 덕분에 자연스레 바이크를 접하면서 배움에 대한 열망을 실현하게 됐어요 .” 그녀는 1년이 채 안된 경력이지만 F800ST, F650GS에 이어 이번 행사에 타고 온 F800GS까지 BMW모델만 3대를 거칠 정도로 관심이 가득했다 . 바이크를 바탕으로 남편과의 소중한 인연을 만들 수 있었다던 그녀의 행복한 모습은 보는 이 또한 절로 미소 짓게 만들었다 .



끝으로 라이딩스쿨 만족도 조사와 참가자들의 환송을 마친 신보란 매니저는 “자사에서 처음 진행한 여성 라이더를 위한 프로그램이라 반응에 호불호가 있었다 .”며 ‘이번 기회를 통해 완성도 높은 여성을 위한 행사 기반을 잡을 것 ’이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

라이딩스쿨의 경우 초급과정의 호응이 좋아 중급 및 고급 과정 문의도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 자사 후원을 받는 투휠 레이싱 팀 조항대 선수와 소통을 통해 올해 오픈한 드라이빙 센터와 연계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은 마음을 내비쳤다 . 더불어 앞으로도 여성 , 투어링 모델 , GS트로피 등 타깃 화 된 프로그램을 꾸준히 개발해 마켓에서 선진화된 문화로 먼저 고객에게 다가서고 싶다며 소감을 더했다.



한편 , 조항대 선수는 교육을 마치는 순간까지도 추가로 시간을 할애하고자 할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 . BMW 모토라드의 라이딩 스쿨만 7회째 진행했지만 여성을 타깃 한 라이딩 스쿨은 처음이라 미숙했던 부분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 그는 “이번 기회를 통해 여성 라이더의 이해 및 기준이 생겼다 . 초반 예상과 달리 여러 가지 변수로 오후 교육의 경우 불가피하게 커리큘럼을 변경하기도 했다 . 다음번에는 완성도 높은 세부적인 교육 구성이 가능할 것 같다 ”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 또한 편차는 있었으나 초급임에도 불구하고 실력이 좋은 여성라이더들이 많았다며 섬세한 여성들의 특성을 바탕으로 긍정적인 가능성을 어필했다 .



혹자는 우스갯소리로 여성라이더를 제 3의 성 ( 性 )이라고 이야기 한다 . 남성과 여성의 경계선으로 보는 모양이다 . 남성의 강함과 여성의 섬세함을 아우르는 그녀들 . 누구에게나 차이는 있고 그 차이 속에 공통점 또한 존재한다 . 편향된 문화에 소수자로 당당히 포지션을 잡고 노력하고 있기에 이러한 차이점을 바탕으로 많은 이해가 필요할 것이다 . 이러한 이해를 기반으로 꾸준히 업계의 관심과 노력이 이어진다면 성별의 경계를 뛰어넘는 올바른 라이딩 문화가 정착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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