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바이크 열풍이 불면서 혼다도 이에 가담해 CB1100을 내놓은 것이 지난 2013년이다. 발매 당시에는 국내에 이를 판매할 것인지 불투명했으나 오히려 그 기다림이 값지게 됐다. 베이직 모델인 CB1100보다 더욱 클래시컬한 이미지를 충만히 갖춘 EX모델을 혼다코리아가 올해 수입 판매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CB1100 개발 당시 혼다 엔지니어들은 모테기 혼다 명예의 전당에 전시되어 있는 오리지널 모델 CB500Four, CB750F, CB900F, 그리고 CB1100R과 같은 시대를 풍미한 베스트셀러들을 참조해 이미지를 투영했다. CB1100EX의 새로운 디자인, 기존 모델 대비 증가한 연료탱크용량, 시트, 사이드 패널, 동승자 손잡이, 높아진 헤드라이트 위치, 스타일리시한 스포크 휠들은 레트로 바이크 이미지를 더욱 강화해 CB1100EX만의 매력을 더욱 짙게 한다.
1,140cc 공랭 직렬 4기통 엔진은 CB1100EX의 핵심이다. 감성이 넘치며 회전 질감이 슬쩍 거친 공랭 엔진의 특성을 잘 살린 레트로 바이크의 심장과도 같다. 2밀리미터 두께의 냉각핀들과 전면에 위치한 오일 쿨러를 통해 냉각하는 공/유랭 방식을 고수했다. 8,500rpm까지 회전하며 9.5:1의 낮은 압축비로 4기통 엔진임에도 높은 내구성과 끈끈한 토크 특성을 엿볼 수 있다. 최대출력은 89마력, 토크는 9.2kgm으로 낮은 5,500rpm에서 발휘된다.
섀시는 철제 더블 크래들 프레임을 기본으로 하며 편안한 라이딩 특성을 고려한 41밀리미터 텔레스코픽 포크와 트윈 리어쇽을 장비했다. 라이딩 포지션은 스탠다드 바이크 고유의 곧고 편안한 자세를 연출했다. 전반적인 외모도 그렇지만 원형 아날로그 계기반은 모터사이클의 기본 형태가 무엇인지 잘 보여주고 있다. 원형 아날로그 타입 계기반 사이의 디지털 액정에 트립 컴퓨터를 표시해 현재 기어 포지션, 연료계, 구간 거리계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트윈 사일렌서는 기본형인 CB1100에 장착되었던 싱글 배기 시스템보다 40밀리미터 짧아졌다. 직렬 4기통 엔진 고유의 생동감 넘치는 사운드를 표현하도록 설정했으며 크롬 처리된 다운파이프는 2중 표면 처리로 내열성이 좋다. 원래는 5단 변속 시스템이었으나 EX로 넘어오면서 오버드라이브 성향의 6단 기어를 추가한 것은 고속 주행시 낮은 회전을 유지하며 느긋이 달릴 수 있기도 하며 동시에 연료 효율도 높일 수 있는 대책이다. PGM-FI 연료 분사 시스템을 장비해 오버리터급 임에도 불구하고 공인 연비는 리터당 31킬로미터에 이른다.
연료 탱크는 2.9리터의 보조연료탱크를 포함해 최대 17.5리터까지 주유 가능하다. 과거의 클래시컬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디테일에도 신경을 기울였다. 1960년대의 클래식한 혼다의 모터사이클을 참조해 사이드 패널을 동승자 손잡이까지 수평으로 배치하여 바이크의 견고함을 강조하기 위해 새로 디자인 했다. 더 두꺼워지고 부드러워진 거북이 등 모양의 엠보싱 시트는 운전자에게 푹신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을 더해준다.
알루미늄 림의 와이어 스포크 휠은 아노다이징의 한 형태인 알루마이트로 마감되었으며, 110/80-18과 140/70-18의 싱글 래디얼 타이어를 장착했다. 혼다는 CB1100EX를 두고 스포츠 모델 못지않은 운동성을 가져 온로드 와인딩을 즐기더라도 쉽게 한계에 부딪히는 일이 없도록 고안했다고 설명한다.
브레이크는 앞 더블 296밀리미터 플로팅 디스크와 4피스톤 닛신 캘리퍼, 뒤 256밀리미터 디스크와 싱글 캘리퍼를 적용했다. ABS는 기본 장착이다. 클래식 바이크답게 시트고는 795밀리미터로 낮은 수준이다. 정차 시에도 초심자나 키 작은 라이더가 보다 쉽게 다룰 수 있다. 중량은 260킬로그램으로 보기보다 무겁다.
국내 소개되는 색상은 캔디 레드, 펄 화이트 두 종류이며 소비자가격은 1,550만원이다. 예약 구매도 가능한데 3월 9일부터 혼다코리아에서 접수받을 예정이며 정식 발매일은 4월 1일로 확정됐다. 또한 예약 고객에게 20만원 상당의 서비스 쿠폰을 제공하는 등 프로모션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독보적인 CB의 역사성, 혼다 특유의 신뢰 높은 품질, 공인된 파츠 및 유통망 등을 감안할 때 국내 레트로 모터사이클 시장에 적잖은 파장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글
임성진 jin@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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