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드벤처 바이크가 대세인 2015년 혼다의 무기는 뭘까? 혼다는 2015년형 VFR800X 크로스러너를 발표했다. 세련된 스타일은 라이더의 모험심을 자극하는 동시에 소유하는 기쁨을 만족시켜준다. 머리에서 꼬리까지 X(크로스)형태로 바디 워크를 관통하는 이미지로 파격과 경쾌한 이미지를 잡아냈다.
좌우로 뻗은 X형 LED 헤드라이트도 이름인 ‘크로스러너’와 일맥상통한다. 흰색 LED 백라이트를 채용한 액정 디스플레이는 기어 포지션 및 연비 표시, 그립 히터 사용 및 온도 단계를 표시하며 조작 후 약 5초간 디스플레이가 유지되어 주행시 편리성을 높였다. 휠은 앞 허브 부분에 광택을 냈고 질감을 잘 살린 파인 다이캐스트 공법을 이용해 스포크 부분이 정면에서 교대로 비스듬히 림에 접하는 독창적인 교차 모양의 디자인을 완성했다.
짧은 싱글 머플러는 차체 중심 근처에 배치해 경량 리어 프레임과 동시에 무게 감소는 물론 질량 집중화를 도모해 운동성을 명료하게 조절했다. 무엇보다 중요한건 타 라이벌들이 갖지 않은 독보적인 성능의 V형 4기통 엔진을 심장 삼았다는 것이다. 혼다는 가속시 독특한 고동감을 가진 V4 엔진의 특징을 최대한 살리면서 중/저회전 영역에서의 토크와 출력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엔진은 잠재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는 하이퍼 브이텍(HYPER VTEC)을 채용했다. 하이퍼 브이텍은 엔진 회전수에 따라 밸브 수를 전환하는 밸브 제어 장치다. 중/저회전 영역에서는 2밸브로 구동, 고단 기어로 순항시의 연비 성능에 기여하는 바가 크며 낮은 회전역에서도 토크 및 응답을 향상시킬 수 있다. 반면 고회전 영역에서는 4밸브 엔진으로 전환, V4 엔진 특유의 폭발적인 가속 느낌을 만끽할 수 있다.
혼다는 밸브 타이밍 등 흡기의 최적화를 통해 과거 혼다 슈퍼바이크 VFR750 계열에 애용됐던 V4 엔진다운 출력과 토크 특성을 실현하는데 중점을 두었다고 한다. 배기계에서도 V4특성을 제대로 발휘하고자 스로틀 조작에 대한 응답성을 높이고 와인딩 로드에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라이딩 편의를 위한 첨단 장비도 담았다. 뒷바퀴 구동력 수준을 필요에 따라 임의 선택할 수 있는 토크 컨트롤을 장비, 왼손으로 간단히 핸들 상단에 배치된 레벨 전환 스위치를 선택하면서 주행할 수 있다. 한편 운전자 의지에 따라 2단계 레벨로 조절하거나 꺼둘 수도 있다. 주행 중, 전/후륜의 회전 차를 감지하고 산출한 미끄러짐 정도를 판단, 라이더가 선택한 레벨 이상이 되면 ECU는 후륜 타이어가 슬립했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연료 분사를 최적으로 제어해 엔진 토크의 최적화를 통해 후륜 구동력을 억제하는 시스템이다. 작동시 계기반 표시등이 점멸해서 구동력이 과잉임을 라이더에게 알린다.
ABS(안티 록 브레이크 시스템)도 기본 장비다. 브레이크는 래디얼 마운트 4포트 캘리퍼에 310밀리미터 구경 디스크를 양쪽으로 장비했다. 후면에는 2포트 캘리퍼에 256밀리미터 싱글 디스크를 채용했다. 모든 상황에서 편안하게 라이딩을 즐기기 위해서는 라이딩 포지션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져야만 한다. 몸이 불편하다면 즐겼다고 할 수 없다. 혼다는 전방을 넓게 멀리 내다 볼 수 있도록 세팅했다고 말하는데, 이는 전형적인 업라이트 포지션임을 알 수 있다. 최저 지상고는 온로드 어드벤처다운 적당한 수준 165밀리미터를 유지해 비포장 도로정도는 무리없이 달릴 수 있다.
라이더의 취향과 격에 맞게 시트 높이를 815밀리미터와 835밀리미터 두 가지로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시트 앞쪽을 가늘게 다듬어 정차시 착지성도 높였다. 메인 프레임은 온로드 스포츠 바이크와 같은 알루미늄 트윈 튜브다. 리어 프레임은 알루미늄 재질로 경량화에 공헌하면서 화물 적재시와 동승자 탠덤시에도 높은 비틀림 강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편안한 승차감을 우선한 서스펜션은 앞/뒤 모두 스트로크 145밀리미터 전후로 세팅됐다. 또한 후면에는 VFR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캔틸레버식 프로암 프로링크를 채용했다. 이 방식 또한 슈퍼바이크에 적용하는 기술로 리어암을 비틀림 방향으로 강성을 적절히 다듬기 좋다. 크로스러너의 다양한 주행범위를 잘 아우르면서도 스포츠성을 높게 유지할 수 있는 혼다만의 한 수다. 결과적으로 안정감 높은 고속 순항 능력과 경쾌한 와인딩 성능을 양립시켰다고 전한다.
이 밖에도 휠 스피드 센서가 차선 변경이나 좌우 회전이 끝난 후 전/후륜의 휠 속도의 차이를 감지하여 방향 지시등 점멸을 자동으로 OFF하는 오토캔슬링 턴시그널 시스템도 기본 장비했다. 흔히 자동차에 쓰이는 장비로 작동원리는 좀 더 복잡하다. 클러치 조작없이 시프트 페달 조작만으로 변속할 수 있는 퀵 쉬프터도 옵션으로 장비할 수 있다. 주행시 머리에 강한 바람이 닿지 않도록 배려 된 형태의 윈드 스크린은 기본. 모터사이클을 주차하기 편한 메인스탠드도 표준 장비했고 폭이 넓은 핸들바로 이리저리 움직이기도 쉽다.
허벅지에 닿는 영역의 쿠션과 안락감을 추구한 동승자용 시트를 비롯, 레일 그랩바, 리어 스텝 등 동승자 편의도 상당히 고려한 모습이다. 보안면에서는 도난 방지 장치 HISS (Honda Ignition Security System) 핸들 잠금장치와 전자식 키 실린더를 채용해 안심이다. 다. 5단계 온도 조절 가능한 히팅 그립도 기본 장비되어 온도차가 큰 날씨에 라이딩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배려했다. 일본 사양의 경우 고속도로 주행에 편리한 ETC(일종의 하이패스)기기도 기본 탑재했다고 한다.
강력한 V4엔진과 세련된 패키징으로 승부를 보는 혼다의 한방 크로스러너. 1200급 어드벤처 투어러가 넉넉한 성능과 주행감을 무기로 했다면 좀 더 부담없는 하드웨어를 바탕으로 편의장비를 챙긴 800급은 여러모로 진입 문턱이 낮다. 편안한 멀티 툴로써의 범용성과 화끈한 엔진을 기반으로 한 고성능, 그리고 안심감 높은 라이딩 경험을 위한 다양한 편의장비들이 담긴 크로스러너가 만약 한국에 출시된다면 어떨까? 한창 인기 높은 800급 어드벤처 바이크들 사이, 신뢰로 뭉친 혼다 브랜드 밸류와 높은 상품성으로 생각지 못한 물결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관망한다.
글
임성진 jin@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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