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SH300i ABS는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스쿠터의 장점인 간편한 조작과 짐을 운반할 수 있는 실용성이 가장 크다. 또 12인치 이하 휠을 즐겨 사용하는 스쿠터와 달리 16인치 ‘빅 휠’을 장착해 주행시 안정감을 느낄 수 있어 일반 스쿠터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대구경 휠을 장착한 혼다 SH300i ABS의 역사는 생각보다 꽤 길다. 주로 옛 도로를 활용해 사용하는 이탈리아에서 도심이동을 목적으로 SH50을 개발했다. 노면상태가 불량한 유럽 내 국가에서도 점차 라이더들의 선택을 받았다. 그 결과 라인업이 300cc급 모델까지 늘어나 대표 시티커뮤터 중 하나로 성장했다.
SH300i ABS의 이미지는 언뜻 익숙하다. 흔히 볼 수 있는 언더본 타입 모터사이클을 연상돼 선입견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고유의 스타일을 곧 찾아볼 수 있다. 프론트를 비롯해 곳곳에 위치한 크롬파츠는 독특한 인상을 준다. 또 시트는 흰색 스티치를 사용해 포인트로 활용했다. 전방을 비추는 환한 LED 헤드램프는 높은 시인성과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갖췄다.
나쁘지 않은 생김새 뿐 아니라 주행 성능도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엔진은 단기통 279.1cc. 반면 차량무게는 169킬로그램으로 가벼워 경쾌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PGM-FI 연료분사 장치를 통해 효율적인 연료소모로 연료 효율을 높였다 하니 기대가 크다. 강력해지는 환경 규제를 만족하기위해 유로4 기준을 통과하는 등 친환경 이동수단으로서도 합격점이다.
브레이크 시스템은 2채널 ABS가 앞/뒤 256mm 대구경 로터와 조합됐다. 35mm 프론트 서스펜션과 앞/뒤 6스포크 16인치 캐스팅 휠을 사용해 고르지 못한 노면을 지날 때 훌륭한 충격흡수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뒤쪽에 자리 잡은 두 개의 서스펜션은 노면의 충격을 사이좋게 나눠가져 짐 적재와 2인 승차 등 가혹한 하중도 잘 견디게끔 설계됐다.
차량과 함께 디자인된 옵션 윈드스크린과 너클 가드를 장착하면 장시간 주행으로 쉽게 지칠 수 있는 운전자 체력을 아낄 수 있다. 12볼트 아울렛은 최근 부쩍 늘어난 개인용 전자기기 사용을 자유롭게 한다. 시동장치는 스마트키를 사용해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또한 도난 위험도 함께 줄일 수 있다고 혼다는 설명한다. 이전모델에 비해 넉넉해진 러기지 박스는 풀페이스 헬멧도 보관할 수 있다. 추가로 동승자용 헬멧은 외부에 후크에 걸어 보관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수납공간은 빅 휠 스쿠터라는 카테고리의 한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해 아쉽다. 보완책으로 레그룸 상단의 수납함과 추가 옵션 탑 케이스를 고려할 수 있다. 혼다는 플로어 패널에 약 10킬로그램까지 적재가 가능하고, 쇼핑 후크는 약 1.5킬로그램까지 매달아 운반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시트는 앞/뒤 일체형 시트로 편안한 탠덤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쾌적한 2인 승차를 위해 시트의 높낮이를 둬 뒤에 탄 동승자도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고려했다. 원터치 리어 스텝은 대부분 스쿠터에도 적용되는 편의사항 중 하나다.
SH300i ABS은 강력한 300cc급 엔진과 트레이드마크인 16인치 대구경 휠의 조합이 가장 큰 무기다. 유럽 뿐 아니라 서울 도심과 같이 공사를 반복해 지저분해진 도로를 달리기에도 좋을 것 같다. 국내에서는 익숙지 않다는 이유로 빅 휠 스쿠터가 크게 활성화 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충분한 파워와 편의사양을 갖춘 2016년형 SH300i는 상품 완성도 측면에서 더할 나위가 훌륭한데다 국내에서도 신뢰높은 혼다 브랜드 이미지가 완연하기 때문에 의외의 틈새시장을 노릴 수 있겠다. 성능 좋고 고장나지 않는 소형 스쿠터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탑 케이스 프로모션 등 국내 환경에 어울리는 마케팅 요소를 접목한다면 어떨까? 국내에서도 합리적인 빅 휠 스쿠터 붐이 일어나길 기대해 본다.
글
김종현 kjh@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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