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은 다양한 사람들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다. 그 안에는 브랜드의 철학도 담겨 있고 개발자들의 열정도 담겨있다. 무엇보다도 마케팅 측면에서 이야기 하는 것보다 제품을 직접 기획하고 만들어낸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흥미진진한 경험이다. 지금부터 야마하의 신형 스포츠 어드벤처 바이크 MT-09 트레이서를 만든 프로젝트 리더와 디자이너들이 풀어내는 트레이서의 개발 이야기를 들어보자.  

 

 

프로젝트 리더

야마모토 요시아키(山本 佳明)

야마하 대형 스쿠터의 차체 설계로 시작. 마제스티, 모르피스(막삼), T-MAX 등 개발. MT-09는 개발 초기 기획부터 참가. 중도에 MT-09의 개발에서 벗어나 MT-09 트레이서 프로젝트 리더로 활동했다.

 

디자이너

한무라 타케시(飯村 武志)

산업 디자인 회사인 GK 다이내믹스 소속. MT-09, FJR1300, YZF-R6 등 다양한 장르의 야마하 모터사이클 디자인을 담당해 왔다.

 

디자인 기획

코이타바시 타카나리(小板橋 崇也)

야마하는 제품 만드는 것에 중요한 기본기로 ‘디자인’ 역량을 꼽았다. 그 후 디자인 기획실을 새롭게 설립해 디자인 개발, 연계 기술 개발에 힘 쏟고 있다.

 

 

 

야마하는 2013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중기 경영 계획 속에서 ‘기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배리에이션 전개의 확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MT-09 Tracer는 그 첫 번째 모델. 이 프로젝트는 차세대 야마하의 기업 자세와 새로운 모델 개발 방법을 모색하겠다는 사명을 가지고 있었다.

기본 플랫폼을 기반으로 엔진 및 프레임, 전/후 서스펜션 등 차체의 기본 골격과 같은 기본 플랫폼을 공유하면서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여러 모델을 전개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래서 더 많은 모델을 시장에 출시 할 수 있으며 그 결과 더 많은 모터사이클 팬에게 지금까지 이상의 큰 만족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물론 여러 변형을 고려하면서 개인의 개성을 돋보이게 하고, 더욱이 완성도를 높여 나가면서 공통 플랫폼 개념이기에 실현 가능한 부분도 있었다. 반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생각을 시작으로 개발을 추진할 필요가 있었으며 일반적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았다. 그런 가운데 트레이서는 야마하의 대형 모터사이클 속에서 공통 플랫폼 개념을 무기로 한 첫 번째 결과로 자신감 있게 제공할 수 있는 모델이다. 

 

 

MT-09 트레이서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MT-09과 기본 골격을 공유하고 있다. 상체가 일어선 업라이트 라이딩 포지션, 차분한 엔진 출력 특성과 핸들링, 뛰어난 확장성 등 ‘스포츠 멀티 툴’이라는 콘셉트 아래, 투어링에도 스포티하고 쾌적한 주행 성능을 갖춘 다기능 모터사이클로 마무리 했다. 그러나 우리 개발진은 트레이서의 투어링 기능을 단지 목표한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스위스 군용 칼 같은 다양한 용도의 사용용도를 만족하고 우선은 스포츠 바이크로 높은 정밀도의 느낌, 그러한 토탈 패키지로서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목적이었다. 아마도 트레이서에 시동을 걸어보면 우리가 목표로 한 형태를 곧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다. 

 

 

 

트레이서는 MT-09과 같은 수랭 4스트로크 병렬 3기통 DOHC 4밸브 엔진을 채용하고 있다. 3기통 엔진은 폭발 간격이 매끄러운 토크 특성과 고 회전에서의 날카로운 파워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엔진 자체 무게도 가볍고 슬림하며 콤팩트 한 크기도 특징이다. 무엇보다 피스톤의 왕복 운동에 의해 발생하는 관성 토크가 적고, 그 결과 스로틀 조작에 대해 매우 알기 쉬운 느낌을 준다. 이렇듯 관성 토크가 적고 연소실만으로 만들어지는 연소 토크를 효율적으로 이끌어 내는 설계 사상, 야마하는 이것을 두고 '크로스 플레인 필로소피‘라 부른다. MotoGP 머신 YZR-M1 및 슈퍼 스포츠 머신 YZF-R1에 채용하고 있는 크로스 플레인 형 크랭크 샤프트 엔진도 동일한 설계 철학에 의해 탄생 한 것. 이러한 부분들이 엔진의 선형성 향상, 엔진 컨트롤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레이서는 그 ‘크로스 플레인 개념’을 계승하면서도 산악 도로에서의 취급 용이성, 장거리 주행의 쾌적성을 추구하기 위해 기존 MT-09 대비 엔진 맵핑을 변경했다. D-MODE (주행 모드 전환 시스템)을 채용하고 이를 컨트롤하는 핸들 스위치로 STD모드, A모드, B모드의 3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것도 MT-09와 같다. 그러나 각 모드의 출력 특성을 바꿔 전후 서스펜션의 세팅 변경과 함께 차분한 주행 필링으로 다듬어 냈다. 그렇다고 MT-09가 가진 큰 장점이었던 짜릿한 쾌감을 없애 버린 것은 아니다. 트레이서는 낮은 엔진 회전 영역에서는 차분한 느낌을 유지하지만 속도를 올리고 높은 엔진 회전 영역을 사용하여 달리면 MT-09에서 느낄 수 있던 공격적인 엔진 필링이 여전히 남아있다. 원래 강력한 병렬 3기통 DOHC 4밸브 엔진 뿐 아니라 차체의 기본 골격을 변경하지 않았기 때문에, 성향은 조금 달라도 엔진을 사용하는 쾌감의 DNA는 그대로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초창기 MT-09을 개발할 때 무엇보다도 큰 목표는 경험한 적 없는 강력한 엔진을 개발하는 것 이었다. 동시에 그 엔진을 지원하는 차체는 가볍고 콤팩트함을 유지해야 했다. 모터사이클에게 강력한 엔진과 가벼운 차체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모터사이클의 성능을 강화하고, 취급 용이성을 자유롭게 하는 가장 중요한 불변의 개념이기 때문이다. 공통 플랫폼 기반 시스템이 될 MT-09를 강력한 경량 소형 모터사이클로 만들어야만 같은 뿌리인 트레이서 또한  자신의 강점을 공유 할 수 있었다. 개발진은 항상 그 점을 유념하고 있었다. MT-09의 개발을 시작하기 이전에 MT-09와 트레이서의 캐릭터의 차이, 성능의 차이, 그리고 디자인 적 차이를 심도 깊게 논의했다. 그 후에 본격적으로 초기형 MT-09의 개발이 시작됐다. 이러한 수순은 공용 플랫폼을 쓰기 위한 개발 진척에 큰 도움이 됐다.

 

 

일반적인 신차 개발은 디테일을 좁히는 데 너무 많은 고생이 따른다. 물론 대담하게 개성을 드러내는 것이야말로 캐릭터가 두드러진다. 그러나 다양한 취향의 많은 라이더들에게 설득하려면 고민이 쌓인다. 그 사이에서 갈등을 매일 반복해왔다. MT-09와 트레이서의 개발에서는 그런 고민에서 상당부분 해방 됐다고 할 수 있다. 처음부터 캐릭터가 다른 두 시스템의 개발을 이미 정했던 것이 도움됐다. 서로 다른 캐릭터가 확실한 거리감을 유지하고 서로의 아쉬운 면을 잘 보완하고 있었다. 그 결과 디테일을 대담하게 결론지을 수 있었다. 따라서 더욱 각각의 캐릭터를 돋보이게끔 강조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MT-09의 프레임을 살펴보면 트레이서에 필요한 브라켓 구멍이나 스테이가 그대로 남아 있다. 첫 공개했을 때 우리는 고객들에게 이 부분에 대해 대답하기가 무척 곤란했었다. 왜냐하면 당시는 아직 차기작인 트레이서에 대해 아무것도 말할 수 없었기 때문. 지금에 와서야 겨우 "그건 프레임을 공유하는 트레이서용 스테이 입니다"라고 분명하게 설명 할 수 있게 됐다. 

 

 

서로 다른 파츠에 대해 잠시 얘기하자면 전/후 휠을 예로 들 수 있겠다. 트레이서를 만들면서 MT-09에 비해 디자인 면에서 가공 공정 수는 바뀌지 않았지만, 가공 방법을 바꾸고 약간의 무게를 더했다. 전/후 서스펜션을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발랄한 핸들링 특성을 준 MT-09에 비하면 다른 특성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약간 서스펜션의 움직임을 억제하고 침착한 핸들링을 추구한 것이 트레이서 개발 당시 목적이었다. 그런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기존보다는 약간 무거운 휠이 필요했던 것이다. 물론 거기에는 방풍을 위한 대형 프론트 카울을 장착 한 것이나, 여행용 패니어 케이스에 짐을 가득 실어 동반자와 함께 장거리 투어링에 나가는 투어링 상황을 고려한 판단이기도 했다.

 

<하편으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