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 제조사는 세계 각국에 즐비하다. 하지만 열정 넘치는 모터사이클 마니아도 모든 브랜드를 알기 힘들다. 대다수 라이더들은 글로벌 모터사이클 제조사와 자국 모터사이클 제조사를 제외한다면, 세계 곳곳에 있는 군소 제조사를 알기 힘들다. 이탈리아 밀라노인근에 위치한 SWM(Speedy Working Motor)도 마찬가지다.
SWM은 1971년 Piero Sironi와 Fausto Vergani에 의해 설립됐다. 주로 트라이얼, 엔듀로, 모토크로스 등 흙먼지 흩날리는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전성기였던 70년대와 80년대 초반이 황금기였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재정난을 이기지 못한 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유럽 내 마니아들 덕분에 명맥을 이어오던 이 브랜드는 2000년대 들어 중국기업인 SHINERAY의 적극적인 투자덕분에 2014년 EICMA에서 부활할 수 있었다.
▶ SHINERAY은 모토 크로스 팀도 운영했다.
SHINERAY는 중국의 경제성장과 함께 탄탄대로를 걸은 모터사이클과 자동차 제조사다. 특히 모터사이클은 약 100종류 이상의 라인업을 갖췄다. 또 모터사이클 엔진을 별도로 공급할 수 있는 기술력과 제반시설도 갖췄다. 게다가 모토크로스 팀도 운영한 이력이 있어 오프로드 바이크 레이스와 밀접했던 SWM의 부활과 무관하지 않다.
SWM은 SHINERAY의 투자에 힘입어 신형 모델을 공개했다. 엔듀로 라인업은 RS300R, RS500R, RS650R으로 세 종류. 그 중 RS300R의 엔진은 싱글 실린더 297.6cc이다. 공차중량은 4스트로크 모터사이클임에도 불구하고 107킬로그램으로 가볍다. 모든 라인업에 사용된 미쿠니 D42 스로틀바디는 고성능 모터사이클들이 즐겨 사용하는 제품으로 날카로운 응답성이 강점이다.
슈퍼모토 클래스는 SM500R SM650R 두 가지 모델이다. 엔듀로 모델인 RS500R RS650R과 엔진과 주요 파츠가 동일하다. 하지만 오프로드 코스가 아닌 서킷 등 잘 닦인 온로드 코스를 주행할 수 있도록 세팅을 변경했다. 500cc급, 650cc급 빅 싱글 엔진은 다소 무겁지만, 공차중량은 모두 150킬로그램 미만으로 가볍다. 빅 싱글 특유의 강력한 토크와 조합돼 폭발적인 퍼포먼스가 예상된다.
▶ Silver Vase440
또 다른 장르는 클래식이다. 최근 트렌드인 레트로와 스크램블러를 기호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Silver Vase440은 스크램블러, Gran Milano440은 과거에서 온 듯한 레트로 타입이다. 디자인 면에서 두 모터사이클 모두 부드러운 아름다움보다 남성다운 굵은 선을 강조했다. 특히 직선이 강조된 연료 탱크 라인이 인상적이다. 단기통 435.7cc 엔진파워는 일상에서 활용하기 충분한 출력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공차중량 또한 배기량대비 경량인 150킬로그램 이하로 손쉬운 조작성을 짐작할 수 있다.
SWM은 7월 초 플래그십 성격인 RS650R과 SM650R의 생산이 시작했다. 공개된 다른 모델 역시 출시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대중에게 있어 아직까지 굵직한 모터사이클 제조사 외 다른 브랜드는 낯설기만 하다. 여전히 과거 유럽 몇몇 제조사들처럼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난에 허덕여 파산 위기에 처했던 회사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적극적인 투자유치를 통해 뛰어난 기술력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보란 듯이 재기했다.
▶ Gran Milano440
SWM도 마찬가지다. 업계에서는 이들이 만든 모터사이클에 대한 상품성 관련 기대심리가 뜨겁다. 이탈리아 내 20곳 이상 대리점 확보와 15개국에 공급계약을 맺은 것이 그 증거다. 또 오랜 시간 SWM 모터사이클을 기다려 온 마니아들이 있다. 특히 이탈리안 감성이 묻어나는 오프로드 바이크 등 다양한 종류의 모터사이클을 선택할 대안이 늘어나는 점은 환영할 만 한 일이다.
글
김종현 kjh@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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