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자동차가 지난 8월 29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KSRC 2전을 개최했다. KSRC(Korea Scooter Race Championship)는 대림자동차가 1989년부터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국내 스쿠터레이스다. 국내 브랜드 중 유일하게 레이스를 진행하고 있는 대림자동차는 이번 KSRC 2전의 경우 스페셜 전으로 새롭게 준비해 눈길을 끌었다.
메르스의 영향으로 취소된 1전의 아쉬움을 해소하려는 듯 2전은 특별히 인제 스피디움에서 치러졌다. 이번 경기는 잠실 스피드트랙에서 다양한 부대 행사와 함께 펼쳐졌던 종전과 달리, 선수들이 레이스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보다 심층적인 대회로 선보였다.
▶ 서킷 라이센스 교육을 받고 있는 선수들
오전 8시 선수들의 인제 서킷 라이센스 취득과 사전검차를 시작으로 오전 10시경부터 본격적인 행사의 막이 올랐다. 9시부터 약 두 시간가량 웜업과 예선 경기를 마친 후, 오전에 VJF250, Citi ACE, B-bone으로 펼쳐지는 스프린트 전과 오후에 VJF250 5시간 내구레이스가 열렸다. 총 4종목으로 진행된 이번 경기는 90여 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서킷을 빛냈다.
3.98킬로미터의 서킷 풀코스를 주행하며 속도를 겨루는 스프린트 경기는 VJF250의 경우 10랩을, Citi ACE와 B-bone은 7랩을 달리는 기준으로 승부를 판가름했다. 특히나 Citi ACE전은 배달용 모터사이클로 많이 알려진 머신을 경기용으로 튜닝해 그간의 이미지를 쇄신하며 색다른 분위기를 어필했다.
VJF250과 B-bone전은 대림의 이륜차 레이스의 대표 종목으로 비교적 파워 있는 경기가 펼쳐졌다. 인제 정규서킷에서 진행된 만큼 참가 선수 또한 적극적으로 레이싱에 임하는 모습이었다.
▶ 서킷 뒤편에는 스티져, 아로마, 비글을 전시했다.
열두 시경이 되자 참석한 이들은 점심을 먹으며 끝마친 경기와 이어질 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더불어 이번 KSRC 2전의 경우 아로마 커뮤니티와 라이더스 클럽 등 대림자동차 동호회 정기 정모도 함께 진행, 대림자동차는 연합 투어에 참석한 동호회원들에게 본인의 이륜차로 서킷을 체험할 기회도 제공했다.
▶ 내구레이스 시작과 함께 자신의 머신으로 뛰어가는 선수들의 모습
한시부터 KSRC 2전의 하이라이트, VJF250 5시간 내구레이스가 시작됐다. 경기는 총 2.6킬로미터의 A코스를 5시간 동안 두 명의 선수가 번갈아가면서 달리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이와 같은 혹독한 내구레이스를 통해 선수들의 역량 및 팀워크와 머신의 내구성을 증명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
이번 대림자동차가 펼친 내구레이스 또한 해외와 규모적인 차이는 있지만, 출전 머신에 적합한 경기 운영을 바탕으로 그에 맞는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다섯 시간이라는 적잖은 시간을 통해 국내 모터사이클 기술력 증명은 물론, 선수들에게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선사한 것이다.
특히 이번 대회는 전년과 달리 본인 슈트 착용 규정 등을 신설해 KSRC에 출전하는 신규 선수들의 부담을 덜었다. 또한 예선전과 결승전을 당일에 치러 선수들의 컨디션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도 있어 보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볼 수 있었다.
선선했던 아침과 달리 30도가 웃도는 기온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은 꾸준히 페이스를 조절하며 서킷을 뜨겁게 달궜다.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만큼 경기 중간에 순위가 수시로 뒤바뀌어, 보는 이들은 긴장감 속에서 모니터를 응시했다.
경기 중간 급유와 선수 교체가 이뤄질 때조차 긴장어린 분위기가 감돌았다. 4시 50분쯤 FR-racing 팀이 154랩으로 선두를 유지, KixxPAO 대림관악 머신팩토리팀과 SLR팀이 한 랩씩 차이를 보이며 2, 3위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었다. 각 팀은 여세를 몰아가며 레이스에 전력을 다했고, 6시가 되자 드디어 체커기가 올라가며 대회종료를 알렸다.
한 시간 사이 큰 변화 없이 세 팀은 최종 우승을 거머쥐었다. 총 199랩을 달린 FR-racing팀이 1위를 달성했으며. 2위와 3위의 랩수는 좁혀졌지만 순위 변동은 없었다. 사고 없이 무사히 레이스를 마친 선수들은 오랜 주행으로 인해 피곤이 역력한 모습이었지만, 서로를 격려하며 기쁨을 함께 나눴다.
대회가 끝나고 각 종목에 대한 순위발표 및 시상이 이어졌다. 시상대에 오른 선수들은 샴페인을 터뜨리며 우승의 기쁨을 한껏 드러냈다. VJF250 5시간 내구레이스에 우승한 FR-racing팀은 대림의 클래식스쿠터 아로마를 받았다. 대다수의 선수는 승패에 상관없이 홀가분하고 뿌듯한 표정이었다.
인제 서킷에서 진행된 이번 KSRC 2전은 대림의 레이스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비록 잠실에 있는 스피드트랙과는 달리 접근성이 떨어져 참가자 외에 관람객을 찾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레이스 본질에 집중한 스페셜 전 기획은 앞으로의 발전가능성을 암시한다.
20년 넘게 이어온 꾸준함을 바탕으로 이 같은 기획과 진취적인 기술개발이 더해진다면 KSRC가 대중성과 전문성을 갖춘 국내 대표 레이스로 정착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다양한 이벤트를 더한 KSRC 3전은 오는 10월 중 개최될 예정이다.
글
김정아 kja@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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