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크루저 볼트는 야마하의 새로운 도전이다. 드랙스타 950을 기본으로 스트리트에 잘 어울리는 패션 바버 스타일로 재구성했다. 하지만 그 내면에는 적잖은 고민과 성찰이 담겨있다. 단지 모디파이(Modify) 버전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바이크, 누구나 올라 타 달리고 싶은 욕구가 드는 진짜 매력덩어리를 만들기 위해 디자인과 개발을 동시에 진행한 독특한 크루저. 볼트를 개발하는 데 진두지휘한 이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감상해보자.
모터사이클은 온갖 메커니즘의 집합체입니다. 개발자는 성능을 향상시키며 정해놓은 목표를 달성하려고 노력하죠. 높은 주행성을 추구하는 우리 야마하의 전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나 볼트는 개발 팀 전체가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디자인적인 성능 또한 강하게 의식하고 개발을 진행했습니다.
단순하고 표준적인 바이크를 만들자는 평범한 목표가 아니라, ‘순수’ 또는 ‘클린’같은 정확한 키워드를 먼저 정하고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일반적인 신모델 개발 순서와 달리, 볼트는 디자인 키워드를 먼저 개발 팀 전체에 하달했습니다. 각 섹션은 그 디자인 키워드를 실현하기 위해 특성과 디테일을 결정, 그리고 새로운 디자인 아이디어를 혼합하는 새 작업 방식을 구축했습니다. 볼트는 그런 식으로 태어난 바이크에요.
보는 순간 알 수 있는 취급의 용이성
볼트는 950cc라는 큰 엔진을 탑재하면서 슬림하고 콤팩트 한 바디 제작을 감행했습니다. 누구라도 처음 보는 순간 다루기 쉬운 바이크라는 직관적인 이해를 할 수 있을 겁니다.
로우&롱 와이드 스타일은 이미 스테디셀러 크루저들이 흔히 쓰는 디자인이죠. 거기에 슬림하고 콤팩트하면서도 키가 큰 볼트는 어찌보면 크루저계의 이단아 같은 모양새 일겁니다.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우리 개발진이 노린 볼트의 원래 모습이며 새로운 크루저 스타일입니다.
이런 결과를 실현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특히 가솔린 탱크를 날씬하게 디자인하는 것이 예상보다 어려웠어요. 원인은 연료 펌프입니다. 일반적인 연료 펌프는 연료 탱크의 바닥에 장착되지만, 볼트가 목표한 슬림한 디자인의 탱크 속에 그것을 넣기가 어려웠어요. 그럴 때는 보통 탱크 외부에 펌프를 설치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궁극적으로 낮고 가느다란 공간이 필요했는데 볼트는 그런 공간이 없었습니다.
해결 방법은 단 하나. 기존의 것을 쓰지 않고 새로운 작은 연료 펌프를 개발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부품을 가지고 신형 모터사이클 디자인을 추구하기 위해 범용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새로 만든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죠. 그러나 목표로 한 슬림 탱크를 실현하기 위해 중요한 결정이었습니다.
에어크리너 박스의 소형화에도 고생했습니다. 엔진 성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충분한 사이즈의 에어크리너 박스 공간을 확보해야만 했죠. 반면 엔진을 상대적으로 크게 보이게 하기 위해 에어크리너 박스는 가능한 한 작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연료 주입 세팅이나 배기 파이프의 모양과 길이, 소음기의 구조 등을 검토하고 엔진 성능을 희생하지 않고도 소형 에어크리너 박스를 배치하는 데 성공했어요. 슬림한 디자인을 유지하기 위해 옆으로 크게 튀어나오지 않도록 가능한 한 억제하고, 콤팩트한 느낌과 파워의 응축성을 모두 표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리어 섹션 주위의 볼륨을 어떻게 억제할지도 큰 과제였습니다. 엔진이 크면 리어 섹션 주위도 넓어져 버립니다.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좁은 드라이브 벨트를 새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체인처럼 간격을 설정할 필요가 없고, 소재의 조합을 통해 신축성을 컨트롤하기 쉬운 벨트 드라이브 방식이 해답이었죠. 그냥 고무처럼 보이지만 실은 드라이브 벨트 속에 철심선이 들어 있고, 그 재질이나 구조에 힘을 가했을 때의 반응, 즉 늘어나는 모양이 모두 다릅니다. 그래서 몇 종류의 심선과 고무를 결합하여 최종적으로 테스트 라이더가 반복해 타보고 레시피를 결정했습니다. 이를 통해 폭이 좁으면서도 충분한 강성을 가진 볼트만의 드라이브 벨트를 확보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엔진의 파워를 직접 노면에 전달하는 역동적인 느낌을 실현하게 됐죠.
그리고 낮은 시트 높이를 실현하기 위해 극한까지 낮춘 리어 서스펜션도 철저하게 설계했습니다. 짧은 서스펜션이지만 노면으로부터의 충격을 흡수하는 동시에 스로틀을 열어 가속 할 때, 서스펜션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계산했죠. 승차감의 장점은 그대로 둔 채 직접적인 노면의 감각을 느끼도록 조정에 조정을 반복했어요. 충격 흡수나 강성 밸런스를 위해 서스펜션 본체에 국한에 연구하진 않았습니다. 차체 전체에서 볼트다운 스포티함이 살아있도록 연출했죠. 볼트다운 건, 단지 대형 크루저처럼 푹신푹신하고 실크같은 승차감아 아니에요. 순간마다 차체의 반응이 분명하게 느껴지는 신축성 있는 승차감이 바로 정답이었죠. 볼트는 바로 그런 부분이 지향점이었어요.
거대한 엔진이 탑재되어 있다는 이미지
볼트의 엔진은 941cc V형 2기통 OHC입니다. 그것을 콤팩트 프레임에 탑재하면 엔진의 크기가 도드라지게 보입니다. 볼트에게는 거대한 엔진이 탑재되어 있다는 이미지가 아주 중요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어요. 거대한 엔진은 그 자체만으로도 파워를 연상할 수 있기 때문이죠. 콤팩트 한 차체로 한 눈에 쉽게 타는 용이성을 표현하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큰 엔진을 보면서 한 눈에 ‘달린다!’는 느낌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주행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불필요한 커버류를 점점 생략해 나갔고, 그냥 슬쩍 보기에도 마력 중량비가 뛰어나 보이는 강인한 이미지를 추구했습니다.
<하편에서 계속>
글
임성진 jin@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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