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체 디자인만으로 아름다운 설계
볼트는 연료 탱크 등 외장 장치를 분리 한 네이키드 상태에서 이미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탱크 등 기본형태만 남겨야 하는 모터사이클 종류는 페어링 등 외장 장비에 의해 스타일링이 결정되는 슈퍼 스포츠같은 디자인과 전혀 다릅니다, 볼트 개발은 디자이너가 차체 디자인을 완성하기 전부터 개발 팀에서 개념을 논의하고 음미하고 그것을 실현하기위한 디테일을 적극적으로 제안하면서 시작했습니다. 즉 개발 설계와 디자인을 함께했다는 뜻이죠. 일반적인 바이크 개발과는 다른 방식을 취했습니다.
이 정도로 개발팀 전체에서 디자인을 강하게 의식한 프로젝트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기계 부품의 집합체인 나체 상태에서도 아주 근사하죠. 만약 기회가 있으면 탱크마저 분해한 반라의 볼트를 꼭 한번 바라보세요. 특히 머플러 측 대각선 뒤에서 보시면 무슨 말인지 아실겁니다. 프레임과 엔진의 레이아웃은 물론 기계적인 부품을 단 번에 감상할 수 있는 좋은 앵글이라고 생각합니다.
크루저인데 스포티
볼트는 기획단계부터, 원래 파워 특성이 단단한데다 엔진 무게는 가볍고, 차체는 콤팩트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강력하고 스포티한 요소로 가득한 크루저였습니다. 게다가 프론트 포크를 세우고 이에 따라 정렬을 조정, 또한 프론트 포크와 프레임을 연결하는 언더 브라켓과 탑 브리지의 형상을 여러 번 조정해 적당히 휘는 핸들링을 적용했어요. 또한 엔진 탑재 위치를 가능한 한 낮게 하여 가벼운 핸들링을 목표로 했죠. 그로 인해 교차로나 골목길, 고속도로 출입구의 루프와 고갯길에서도 핸들 안쪽에 반발감없이 솔직한 핸들링을 즐길 수 있게 했습니다. 크루저의 거창하고 부담스런 핸들링이 아닌 일반적인 네이키드 바이크와 같은 솔직한 핸들링 특성으로 다듬었습니다.
앞 브레이크 중점으로 제동
볼트는 앞 브레이크의 터치를 중심으로 제동력을 발휘하도록 설계했습니다. 보통의 크루저는 차체의 중량 배분 등의 관계에서 주로 뒷 브레이크를 사용하는 유저가 많지요. 하지만 바이크를 더 적극적으로 제어하려면 프론트 브레이크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브레이크 성능을 높임과 동시에 전면 주위의 세팅을 조정했습니다. 또한 ABS의 필연성이 강하게 선전하고 있기 때문에 볼트에 추가 장비했는데, 초기 터치를 높인 브레이크 필링을 손상시키지 않도록 노력했고, ABS는 만일의 경우에만 단단히 브레이크 조작을 보조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우리가 크루저 모델에 ABS를 탑재하는 것은 볼트로 처음이지만 볼트다운 발랄한 주행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ABS를 장비한 것이죠.
라이더가 탑승했을 때의 멋진 실루엣
BOLT는 라이딩 포지션을 취한 라이더의 모습을 그려 차체의 스타일링을 결정 해 나갔습니다. 그것은 일반적인 크루저처럼 전에 다리를 앞으로 내지르는 것이 아니라, 무릎을 직각으로 구부리고 주먹을 내밀며 살짝 등을 구부리는 라이딩 포지션입니다. 이 역시 ‘달린다’는 이미지를 추구한 것이고 바이크를 적극 조종하는 것을 강하게 의식한 스타일입니다. 그 라이딩 포지션을 실현하기 위해 핸들을 여러 개 만들었습니다. 직접 핸들링을 해치는 일 없이 이상적인 포지션을 만들어 스타일링을 추구하는 방식이었죠. 그 결과 키 작은 동양인 라이더의 대부분이 시트에 걸터앉은 채로도 다리를 바닥에 단단히 밀착할 수 있었죠. 막상 주행을 시작하면 볼트를 타고 거리를 느긋이 달리거나 와인딩을 달리는 등 스포츠 라이딩도 상상할 수 있는 포지션이죠.
박력 가득한 배기음
우리는 빅 트윈 엔진다운 배기음에 집착했습니다. 물론 배기가스 규제 및 소음 규제를 클리어 해 엔진 성능 저하없이 이상적인 배기음을 내는 것이 목표였죠. 그 포인트의 하나가 엔진의 뒤 실린더에서 연장 배기관을 뽑아내는 것이었어요. 그것을 크게 앞쪽 실린더까지 늘려서 스타일링을 내는 동시에 짧은 소음기를 채용하고도 전후 실린더에서 배기맥박을 정돈할 수 있었죠. 일반 거리에서 자주 사용하는 중저속 영역의 강력한 토크를 만드는 데 수월해지기도 했고요. 또한 소음기 내부의 구조와 그 배치를 조정했어요. 마치 관악기를 조율하는 것처럼 말이죠. 듣기 싫은 소음은 지워 버리고 엔진이 가진 좋은 배기음만 선명하게 남도록 튜닝했어요.
현대와 정통의 융합
볼트는 디지털 미터를 채용했습니다. 주제는 스마트 폰. 간단하고 깨끗한 제품의 대표주자죠. 지금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있어요. 스모크 렌즈를 사용한 원형 계기반은 전원을 끈 상태에서는 액정 내부의 사각형 경계선이 보이지 않고 아름다운 검정 일색입니다. 사실 이런식으로 볼트의 디테일에는 테마가 있습니다. 그것은 원형이나 타원형, 단순한 디자인 즉, 클린 앤 퓨어라는 키워드에서 도출 한 형태입니다. 볼트의 크고 작은 부품은 그 주제로 통일하고 있습니다. LED로 제작 한 미등도 마찬가지입니다. 현대적 디자인으로 미등을 만들어보고 또 다양한 형태를 시도했습니다만, 역시 전통적으로 간단하고 깨끗한 형태 속에 기술이 삽입 돼 있다는 이 형태가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최근에는 LED와 LCD 화면의 진보에 의해 빛을 이용한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단지 새로운 디테일이 ‘모던’을 표현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전부터 우리가 쉽게 여겨왔던 간단하고 명료한 디자인 속에서 새로운 표현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볼트로 그것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낮은 지상고, 느긋한 스타일이 기본인 크루저 무리에서의 볼트는, 슬림하고 콤팩트 한 차체에 큰 엔진을 탑재하고 경쾌한 승차감을 실현한 젊은 크루저에요. 그로 인해 많은 모터사이클 팬, 그리고 야마하 팬을 낳은 TW와 SR과 같은 단순하고 세련된, 그러면서도 한 눈에 ‘타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드는 바이크가 되길 바랬어요.
동시에 성능 향상을 통해 타는 즐거움을 실현 해 온 지금까지의 야마하 시스템 개발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새로운 도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도심 라이딩은 물론 투어링을 나가 캠핑지를 떠돌더라도 길을 단순히 이동하지 않고 달리는 내내 즐거운 시간으로 바꾸어 줄 바이크가 볼트입니다. 누구라도 꼭 기회를 내어 볼트의 숨은 잠재력을 맛본다면 좋겠네요.
볼트 또한 수많은 모터사이클과 다를 바 없이 열정과 노력이 들어간 바이크다. 개발자의 이야기를 보며 사뭇 느낀 것은 우리가 알고 있던 이미지와 달리 범상치 않은 시도를 여럿 도전한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개발진은 ‘심플 앤 클린’이라는 철학을 명확히 가졌고 이를 포기하거나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완성했다는 건 대단하다. 만약 중간 즈음에서 기존의 부품을 그대로 쓰기 위해 현실과 타협한다거나 설계를 평이하게 바꿨다면 그야말로 ‘평범한 바이크’로 남았을 뿐. 볼트가 크루저의 무리 속에서 개성을 발하고 기존의 비슷한 형태의 스트리트 크루저들로부터 완벽히 독립해 새로운 스타일의 바이크로 태어나기 위해 타협은 가당치 않았을 것이다. 바버 스타일 크루저는 이미 시장에 종종 등장하는 양산형태가 되었다. 이번 기회에 개발자의 속 이야기를 접하면서 야마하가 해석한 바버 스타일이 뭔지 잘 알 수 있게 됐다.
글
임성진 jin@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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