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는 모터사이클계의 빅브라더라고 할 수 있다. 도쿄 모터쇼는 자국인 도쿄, 즉 앞마당에서 펼쳐지는 박람회인 만큼 다양한 모델을 들고 나왔다. 이 중에는 글로벌 모델도 있지만 일본 내수판매 모델이 상당수 포함돼 있어 평소 보기 힘들었던 모터사이클을 직접 관찰할 수 있다. 이탈리아 에이크마(EICMA), 독일 쾰른 모터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즐거움이 있다.

혼다 모터사이클의 큰 의미를 갖는 CB750 나나한의 후계, CB1100 시리즈는 이번 모터쇼에서도 어김없이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특히 고전적인 옐로우 컬러는 향수를 떠올리기 충분하다. 스포크 휠과 고급스러운 소재의 시트로 마무리 됐고, 번쩍거리는 공랭 냉각핀과 매니폴더도 CB1100EX의 큰 매력이다.

CB1100EX는 국내에도 판매 중인 모델이다. 공/유랭 DOHC 병렬 4기통 엔진으로 1,140cc 배기량을 갖춘 대형 네이키드 바이크다. 89마력을 발휘하며 토크는 9.2 정도로 배기량에 비하면 얌전한 특성을 가졌다. 6단 트랜스미션과 260kg 차중을 가졌으며 국내 소비자 판매 가격은 1,535만원이다. 국내에는 아직 레드와 화이트만 입고되고 있다.

카페레이서 형태의 CB1100도 있다. 와이어 스포크 휠 대신 알루미늄 휠을 썼으며, 튜닝된 배기시스템과 매트블랙 페인팅, 그리고 1인 승차 가능한 레이서 캐노피 타입의 시트가 인상적이다. 백미러는 핸들 바 양 끝에 달려 있으며 휀더 또한 짧게 마무리 돼 스포티한 느낌을 더했다. 블랙 페인팅에 체커 플래그 데칼이 들어간 이 모델은 CB1100의 커스텀 확장성을 잘 드러낸 에디션이라 할 수 있다.

그롬50은 국내에 MSX로 팔리는 모델과 같은 계열이다. 가지고 노는 펀 바이크 특성을 모두 담은 이 바이크는 작지만 알찬 구성을 가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낮고 가벼운 차체가 라이딩 부담을 줄이고 있다. 이 모델 또한 커스텀 확장성이 무척 넓어 일본 내에서 튜닝 마켓 활성화에 일조하고 있다.

몽키는 미니바이크의 대명사로 깜찍한 외모와 생각 외로 좋은 험로 주파성으로 인기가 많다. 오히려 덩치가 큰 외국인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으며 타 메이커에서도 비슷한 매력을 가진 미니바이크를 벤치마킹 할 정도로 인기가 꾸준하다. 오프로드를 달릴 수 있는 당당한 블록패턴의 타이어나 도립식 포크, 슬쩍 위로 올라붙은 프론트 휀더가 포인트다.

조르노는 50cc 스쿠터 중에서도 유럽에서 인기가 많은 모델이다. 내구성이 무척 좋으며 특히 귀여운 외모가 뭇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기 때문이다. 원더 워커라는 콘셉트 모델도 등장했다. 마치 보행기같은 아담한 디자인을 갖춘 이 모빌리티는 아시모와 함께 전시돼 많은 이들의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후에 이 모델이 어떤 전기 기반 모빌리티로 양산될 지 궁금하다.

이제는 잊혀질법한 CB시리즈의 현역 기함 CB1300SF 시리즈도 공개됐다. 이 모델은 강렬한 블랙 앤 레드 페인팅으로 무장했다. 그 중 슈퍼 볼도르 에디션은 하프 카울링을 더한 레이스 에디션 기념 모델이다. 네이키드와 같은 넓은 파이프 핸들로 편안한 라이딩 포지션이 매력이며 매끈하게 도는 오버리터 병렬 4기통의 중후한 매력으로 오랜 시간 스테디셀러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아직도 현지에서는 중장년층 라이더들에게 꾸준히 선택되고 있는 모델이다. 신형은 LED 라인 데일라이트를 추가하는 등 트렌드를 따르고 있다.

혼다 창업 초기 맨섬TT 레이스에서 챔피언을 따내며 부흥을 일으킨 원조 레이스 머신과 현역 GP 머신도 나란히 진열됐다. RC213V는 현재 젊은 루키 마크 마르케즈(93)와 다니 페드로사(26) 등 스페인 선수들이 타며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이렇듯 헤리티지가 분명한 브랜드에게는 어떤 신형 모델이듯 연결고리가 확실하며 이야깃거리가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새롭게 등장한 신형 아프리카 트윈 CRF1000L도 다르지 않다. 원류는 과거 V트윈 엔진으로 죽음의 다카르 랠리를 제패했던 아프리카 트윈이 주인공. 엔진은 신형으로 바뀌면서 병렬 2기통 형식으로 변형됐다. 프론트 휠은 21인치로 본격적인 엔듀로 어드벤처 바이크임을 드러내고 본격 랠리 머신인 현역 CRF450 Rally의 정통성을 답습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DCT)을 탑재해 양산 어드벤처 바이크 시장에 큰 파급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이 모델은 국내에도 내년쯤 수입 판매될 예정이라고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밝혔다.

큰 잔치를 벌인 듯 혼다 부스는 관람객으로 붐볐으며 다양한 모터사이클 전시로 볼거리가 풍부했다. 매번 큰 규모로 도쿄모터쇼에 들리는 많은 관람객들이 가장 먼저 들리는 부스이기도 하다. 모터쇼 개최와 동시에 인터넷을 통해 신모델을 발표하는 등 혼다의 공격적인 행보는 온/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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