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들만의 모터사이클 문화를 구축해 나가는 할리데이비슨. 그들이 말하는 라이더 문화에는 어떤 것들이 포함돼 있을까? 이날은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싶은 예비라이더, 그리고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있는 라이더가 모두 모여 좀 더 사적인 고민을 나눴다.

할리데이비슨 코리아는 지난 10월 2일, 불타는 금요일을 맞아 뜨거운 청춘들의 메카, 이태원에서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모터사이클을 함께 모여 타는 행사도 아니고, 신차 발표를 하는 프레스데이도 아니다. 테스트라이딩을 하는 시승회는 더더욱 아니다. 행사장을 찾은 이들은 비교적 평범한 복장으로 행사장 앞에 주차된 할리데이비슨 바이크들 앞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행사장은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로 뮤직 라이브러리 공연장이다. 이런 곳에서 무슨 일일까? 오늘은 할리데이비슨 코리아 이계웅 대표이사와 또 한명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할리데이비슨 본사 부사장인 마크(Marc McAllister)가 한국 라이더들과 마주한 것이다. 그는 반가운 인사를 뒤로하고 오늘 모인 이유를 설명했다.

라이더와 함께 고민 나눠요

할리데이비슨 코리아가 이날 라이더들을 한자리에 모은 이유는 ‘고민 상담’을 위해서다. 모터사이클 타는 사람들을 모아놓고 무슨 고민 상담일까? 모터사이클을 타며 생긴 문제, 아니면 모터사이클을 타기 위해 생기는 고민들, 아니면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모두 허용된다. 객석에 앉은 이들은 각자 고민을 포스트잇에 적어 붙였다. 사회자는 이를 하나씩 읽어주며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쇼가 시작된 거다.

고민은 가지각색이었다. 그 중에는 예상됐던 질문도 있었다. “저는 어려서부터 할리데이비슨을 동경해왔어요. 그래서 더 늦기 전에 할리데이비슨을 꼭 타고 싶은데요, 문제는 제가 가장이라 와이프를 설득하기가 어렵습니다. 몰래라도 타야하나요?” 모두가 공감하는 고민이었기에 귀를 쫑긋 세웠다.

부사장 마크는 이렇게 말했다. “사실 제 아내는 모터사이클을 타는 라이더입니다. 그래서 그런 고민을 해 본적이 없네요.” 시기 섞인 웃음과 야유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이것만큼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부인을 어떻게든 설득해서 당당하게 타세요.” 몇몇 이들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이계웅 대표는 더 현실적인 의견을 냈다. “일단 먼저 실천하고 설득하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모두가 박장대소했다.

또 한 참가자는 엉뚱한 질문을 냈다. “할리데이비슨은 정말 멋지지만, 가족들은 너무 위험하다며 반대해요. 그래서 스쿠터를 타면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할리데이비슨 스쿠터는 왜 안 만드나요?” 약간 곤란한 표정을 한 부사장 마크는 “맞아요. 우리는 항상 멋진 모터사이클을 만듭니다. 그 중에서는 스쿠터만큼이나 아주 타기 쉬운 할리데이비슨도 있습니다. 스트리트750을 추천하고 싶네요.”라고 재치 있게 받아넘겼다.

심심할 틈 없는 할리데이비슨 라이더

이렇듯 관객들은 이 시간만큼 마초이미지 풍기는 할리데이비슨 라이더라기보다는 다만 한 사람의 한국인, 한 사람의 가장이자 남성, 혹은 남편, 아들이자 딸이었다. 그래서 더 친근감이 느껴졌다. 할리데이비슨코리아는 아쉬운 관객들을 위해 토크 콘서트의 마무리로 크라잉넛을 초청해 신나는 무대를 선물했다. 금요일 밤은 뜨거워야 한다는 듯 화려한 그들의 무대는 모두를 흥겹게 하기 충분했다.

할리데이비슨은 이러한 이벤트를 참 잘 만든다. 역시 브랜드 문화 마케팅의 선구자답다. 그들이 전 세계 모터사이클 브랜드 중 많지 않은 라인업으로도 시장 점유율을 이토록 높게 유지하고, 고객 충성도 또한 톱 클래스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끊임없이 고객과 서로 소통하고, 그들만의 리그가 되지 않도록 중재하고 관리하기 때문이다. 기존 할리데이비슨보다 더 대중적인 바이크, 스트리트 750이 데뷔하면서 그럴 여지는 더욱 많아졌다. 뜨거운 거리 이태원 한복판의 토크콘서트는 문턱을 낮추고 젊은 라이더를 환영하는 할리데이비슨 코리아의 참신한 이벤트로 기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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