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하 모터사이클 마니아층 혹은 모터사이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번에 밀라노 모터쇼에서 소개 된 야마하 기함 네이키드 패밀리 MT-10에 대해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크로스플레인 엔진을 장착하고 마치 공상과학영화에서 나올듯한 외관, 네이키드 모델 특유의 경량 차체, 1000cc 배기량에서 내뿜는 우렁찬 엔진음. 모터사이클 팬들을 열광 시킬 바이크가 2016년 실체를 나타낼 예정이다.

이번에 소개된 MT-10은 마치 영화 ‘트랜스포머’에서 나오는 로봇 범블비를 연상케 하는 페이스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기존의 MT 시리즈 패밀리답게 전체적인 모습은 이전 모델들과 유사하지만 하나하나 뜯어보면 MT-10만의 특유의 매력을 찾을 수 있다. 전면의 공격적인 느낌을 주는 프론트 마스크와 LED 헤드라이트는 이전의 모델들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색상은 블루와 블랙, 형광색이 있다.

MT-10의 화려한 외관 외에도 또 다른 매력이 하나 존재한다. 바로 크로스플레인 엔진이다. 크로스플레인 엔진은 2004년도 레이싱 전용 모델 YZR-M1에서 처음으로 장착되어 레이싱 트랙에서 효과를 봤다. 기존의 4기통 엔진으로 내기 힘든 새로운 주행 능력을 보여주어 모터사이클 마니아 사이에서 굉장히 화제가 되었던 엔진이다. 만약 이 엔진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네이키드 모델에 장착된다면 어떨지 궁금점은 이때부터 이미 화제가 되어 왔다. 크로스플레인 엔진을 장착한 슈퍼 네이키드 바이크 MT-10이 이 궁금증을 시원하게 해결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좌]크로스플레인 [우]일반 4기통
 

똑같은 4기통 엔진이지만 크로스플레인 이라는 명칭이 붙어 조금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크로스플레인 엔진이란 일반적인 4기통 엔진과는 다르게 4개의 피스톤이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인다. 위의 사진에서 나타나 있듯 양쪽 끝의 2개의 피스톤과 가운데 2개의 피스톤이 순차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출발점이 다른 피스톤 하나하나가 서로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다.

[좌] YZF-R1 [우] MT-10

크로스플레인 엔진이 레이싱 전용 바이크가 아닌 양산형 모델에 장착된 건 기존의 YZF-R1이었다. MT-10은 R1을 기반으로 제작되어 기존의 크로스플레인 엔진의 장점을 극대화 하여 새롭게 설계된 것이다. 그래서 크로스플레인 엔진이 일반적인 엔진과 차이점이 무엇이냐고 묻는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답은 간단하다. 기존의 4기통 엔진에서 2개의 피스톤이 짝을 지어 움직였기 때문에 타이어와 노면간의 접지력. 즉, 트랙션 간극이 일정한 간격을 이루었다. 간격이 있다 보니 그 간격사이에서는 스로틀을 당겨도 바로 작용하지 않고 다음 피스톤 폭발 때 작동되어 접지력에 손실을 주는 것이었다. 간단히 말해 피드백면에서 손해가 있었다.

크랭크간의 빈틈을 줄이는 크로스플레인 엔진
 

반면 크로스플레인 엔진은 4개의 피스톤의 교차점이 다르다. 4개의 크랭크간 서로의 빈틈을 메워주며 기존 4기통 엔진이 가졌던 간극을 빈틈없이 채운다. 그렇기에 트랙션을 끊임없이 이어갈 수 있고, 그만큼 노면과의 접지력이 증가하는 것이다. 증가한 접지력에 비례해 차체에 안정감 또한 상승한다. 270/180/90/180도의 서로 출발점이 다른 크랭크축은 크로스플레인 엔진 특유의 즉각적인 스로틀 응답과 한결 손쉬운 컨트롤을 가능하게 한다.

여러 의미에서 라이더에게 피드백이 솔직하고 어느 상황에서도 엔진과 팽팽하게 연결되어 매 순간 컨트롤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지는 셈이다. MT-10은 위에서 말했듯 슈퍼바이크 R1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한층 업그레이드 된 998cc 수랭 크로스플레인 엔진을 장착했으며, 중/저속 토크는 기존의 4기통 엔진보다도 굵직한 힘을 낸다.

하지만 외형 디자인과 엔진이 바이크의 전부는 아니다. 물론 이 두 가지만으로도 충분한 매력을 어필 할 수 있지만 MT-10은 트랙션컨트롤 시스템으로 폭발적인 주행능력을 한층 더 정교하게 다듬어냈다. 일반적인 노면에서 부드러운 출력을 낼 때 사용하는 D모드와 지면과의 마찰력이 높아 더 높은 출력을 낼 때 사용하는 A모드, 노면이 젖어 타이어가 헛돌아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B모드로 주행에 특화되어있다.

또한 MT-10은 가벼운 알루미늄 델타박스 메인 프레임과 알루미늄 스윙암으로 섀시 부분의 무게를 좀 더 줄였고, 기존에 비해 짧아진 1400mm 휠 베이스로 선회력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네이키드 모델 특유의 가벼운 차체에 노면과의 접지력을 상승시킨 크로스플레인 엔진과 각각의 노면에 알맞게 선택 가능한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은, 주행 간 차체의 안정감을 높여주고 가볍고 부드러운 핸들링으로 바이크를 좀 더 쉽게 컨트롤 할 수 있게 했다.

주행능력 만큼 중요시 되는 것이 바로 제동능력이다. MT-10은 ABS 기본 장착에 프론트 320mm 듀얼 디스크와 4피스톤 캘리퍼, 리어 220mm 디스크를 장착하여 제동 능력에 힘을 실었다. 또한 조절 가능 한 43mm 카트리지 타입의 프론트 포크와 모노 타입 리어 쇽은 엔진 못지않게 서스펜션 기본 능력에도 신경을 쓴 눈치가 보인다.

화려한 컬러의 R1 계기반과 달리 단색을 갖춘 LCD 다기능 계기반은 경고등으로 현재 운용 상태를 알려주고 디지털 속도계, 바 그래프 모양의 타코미터와 연료계, 거리계, 기어 포지션,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 등 다양한 기능들을 한 눈에 보여준다. 또한 핸들바와 시트, 풋 스텝 위치와 연료 탱크 커버 라인은 상체 라이딩 포지션을 직립에 가깝게 해 편안한 심리적 안심감과 함께, 하체는 차체를 강하게 홀딩하고 컨트롤하기 좋은 위치로 선정했다. 체급은 한층 커졌지만 기존 MT 시리즈 특유의 높은 조종성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디자인과 기술적인 면이 조화를 이룬 이번 MT-10은 어둠 속의 빛이라는 슬로건에 어울리게 나타났다. 도로 위를 폭발적으로 달리는 성능, 로봇과도 같은 공격적 스타일은 미래형 콘셉트 모델과 같은 파격으로 가득 차 있다. 과거 4기통 슈퍼바이크 YZF-R1의 하이퍼 네이키드 버전이었던 FZ1은 등장부터 충분히 화끈했던 모델로 남아있다. 이제는 신형 크로스플레인 엔진을 싣고 특유의 주행성을 그대로 답습한 신형 스트리트 파이터, MT-10의 세대교체에 주목할 때다.

14.mp4

글 최권영 기자

제공 라이드매거진

라이드매거진( www.ridemag.co.kr)은 자동차, 모터사이클, 자전거 등 다양한 탈것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전문매체입니다. 각 탈것들의 전문적인 시승기부터 국내외 관련뉴스, 행사소식, 기획기사, 인터뷰, 칼럼, 대중들과 호흡할 수 있는 문화 이야기까지 다양한 볼거리들을 제공합니다.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