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을 타며 즐기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뻥 뚫린 국도 위를 시원하게 달리거나 차들로 꽉 막혀있는 도심을 좌우로 비켜가며 빠져나가는 희열, 오프로드에서 장애물을 넘어가거나 언덕을 타는 스포츠 감성 등 모두 한번 쯤 경험해보고 싶은 것들이다.

 

모터사이클을 즐기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레이싱 트랙 위에서 자신의 바이크와 주행 스킬을 시험해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레이싱 트랙을 경험하기는 쉽지 않다. 물론 모터사이클 마니아라면 주기적으로 서킷을 찾을 수 있지만 이제 막 입문한 라이더나 한 번도 트랙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트랙을 방문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

 

레이싱 트랙을 주행하려면 트랙 주행을 위한 교육과 서킷 라이센스를 취득해야 한다. 또한 가장 중요시하게 여기는 것 중 하나인 비용의 문제도 있을 것이다. 약 20분의 트랙 주행을 하려면 서킷 마다 다르지만 대략 5만원의 비용을 지불해야한다. 이런 점들이 레이싱 트랙 방문을 어렵게 하는 이유일 것이다.

 

이러한 점을 개선하고 레이싱 트랙 주행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지난 주말 전라남도청과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 투휠이 협력해 모터사이클 트랙 아카데미 2015를 진행했다. 전라남도 영암에 위치한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열린 이번 아카데미는 기존에 진행 되어 왔던 트랙교육과 사뭇 다르다.

 

비싼 비용이 걸림돌이 되거나, 혹은 다양한 기종의 바이크가 아닌 업체 측에서 권하는 해당 브랜드 모델만을 이용해야만 참가할 수 있었던 것과는 달리 오로지 라이더들에게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 행사는 올바른 교육을 통해 다양한 일반 라이더들이 안전하게 트랙 주행을 즐길 수 있게 하고, 모터사이클 브랜드나 상업 목적을 가진 조직이 아닌 지자체 전라남도와 트랙 측인 KIC가 주체된 전문 트랙 아카데미라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12월 4일과 5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 이번 아카데미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100여명의 참가자들이 서킷을 찾았다. 20명의 교관들이 클래스 별로 나눠 1인당 약 5명의 참가자들에게 레이싱 주행 교육과 라이센스 취득, 바이크에 관련된 교육을 진행했다. 특히나 이번 아카데미에는 참가자의 절반 이상이 신규 서킷 라이센스를 취득했다. 트랙 주행에 관심은 있었으나 참여를 망설였던 57세의 한 참가자는 이번 아카데미를 통해 처음으로 레이싱 트랙을 접했고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모터사이클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보여주었다.

 

라이센스 갱신 주행 및 신규 주행을 실시하고 안전을 위해 교관이 먼저 주행을 하고 뒤에 참가자들이 따라가는 쉐도우 주행을 진행하였다. 라이센스 이론 교육 및 라이딩 테크닉 교육도 병행하여 처음으로 서킷을 찾은 라이더들에게도 더 쉽게 주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특히나 이번 아카데미에서 눈에 띈 부분은 바로 여성클래스 참가자 들이었다. 솔직히 모터사이클 문화가 대중적으로 널리 퍼져있는 것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그 중에서도 여성이 모터사이클을 접하기는 더욱 어렵다. 하지만 이번 트랙 아카데미에는 많은 여성 참가자들이 방문했다. 모터사이클에 관심이 많아 이미 트랙 주행을 경험해본 여성 라이더들과 처음으로 서킷을 방문해 라이센스를 취득하고 트랙을 주행하는 여성라이더들이 있었다.

 

트랙 주행 외에도 여성 클래스에서는 이규호 담당교관이 여성 라이더들에게 꼭 필요한 내용만 골라 교육 커리큘럼을 만들어 주차된 바이크를 빼는 방법과 바이크가 넘어졌을 때 손쉽게 일으키는 방법 등을 교육했다. 또한 효과적인 소통을 위해 김정빈 여성 보조교관이 함께 참여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처음으로 서킷을 방문한 김정숙 여성 참가자는 자전거를 즐겨 타왔고 각종 대회 경험도 있지만 모터사이클은 올해 7월 처음으로 타기 시작했고 남편의 권유로 이번 트랙 아카데미를 찾게 되었다. 김정숙 참가자는 “여성으로만 구성된 소수의 참가자가 달리니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트랙에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여성클래스 김정빈 보조 교관은 여성클래스 트랙주행에서 후미를 담당해 주행하며 안전사고를 방지하고 어시스트했다. 또 모터사이클 문화에 여성들이 접근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이번 아카데미를 통해 좀 더 많은 관심을 보여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행 교육 뿐 아니라 국제 규모의 최고봉 로드레이스 모토지피의 모토2 레이스까지 참전한 경험이 있는 엔지니어 출신 최시원 감독과 테크니션 모토 스포츠 김재혁 대표가 함께 테크니컬 이론 교육도 진행하였다. 또 서스펜션의 원리에 대해 질의응답 형식으로 일반 라이더들의 눈높이에 맞춰 교육하였다. 교육에 참가한 한 교육생은 자신의 눈높이에 맞춰 강의를 해 참신했다는 평과 많은 질의응답으로 50분의 교육시간이 짧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어린이 클래스는 YRA 키즈 라이딩 스쿨과 스트라이더 교실, 두 가지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진행되었다.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기본 교육을 마친 아이들이 직접 레이싱 트랙을 주행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져 아이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아카데미의 주최 측인 투휠은 모터스포츠와 트랙에 익숙해진 어린이들이 성장했을 때, 자연스럽게 대한민국 모터스포츠의 발전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랙 아카데미 2015의 주최 측인 투휠의 대표이자 KSBK의 시즌 챔피언 조항대씨는 “트랙에는 몇 가지 장벽인 존재한다. 심리적인 두려움, 고가의 장비구입에 대한 부담이다. 이번 트랙 아카데미에서는 교육생을 경험치 및 역량 별로 세분화해 신규 이용자들만의 클래스를 편성하고 초급 커리큘럼을 제공함으로써 심리적인 두려움을 최소화했다. 또, 초보 그룹에 한해 6종의 안전장비를 갖춘다면 레이싱 슈트가 없더라도 트랙 주행이 가능하도록 했다. 배려해주신 코리아 인터네셔널 서킷 측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아카데미는 참가자 대다수가 처음 트랙을 방문하고 서킷라이센스를 취득하여 트랙 주행에 있어 망설여졌거나 접근하는 것조차 어려웠던 부분을 해결해 주고 모터사이클 문화의 저변확대와 관심을 높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전라남도와 코리아 인터네셔널 서킷, 투휠이 함께한 트랙 아카데미 2015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으로 제 2회, 3회 열려 더 많은 모터사이클 라이더들을 양산하고 대중적인 문화로 자리 잡게 하는 기회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글 최권영 기자

사진 최권영 기자, 투휠

제공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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