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자동차는 작년 말 CEO를 교체하면서 쇄신의 길을 걷고 있다. 1978년 창업한 대림자동차는 국내 이륜차 산업의 역사를 함께 걸어온 기업이다. 다양한 상용 스쿠터 및 비즈니스 모터사이클을 국내에 보급한 일등공신이며, 동시에 승용 모터사이클을 꾸준히 개발/출시하며 레저 산업으로써의 모터사이클 시장을 조금씩 개척해 오고 있다.

 

또한 오랜 역사를 가진 정기적인 레이스 대회 KSRC(Korea Scooter Race Championship)을 진행하며 꾸준히 정통성을 지키고 있는 국산 모터사이클 제조사다. 브라질 등 남미권에 스포츠 바이크 VJF시리즈나 크루저를 꾸준히 수출하고 있으며, 나아가서는 통합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걸음을 내딛으려 하고 있다. 새롭게 취임한 김방신 대표이사와 함께 최근 거론되어 온 대림자동차의 품질 관련 이슈는 물론, 올해 출시할 신모델 계획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취임한지 3개월이다. 이륜차 제조업은 어떤 것 같은가?

 

제조업으로써 해볼 만 한 사업이다. 차와 다른 점은 기본적으로 없으나 시장이 크게 위축되어 있다는 점은 매우 아쉽다. 상용과 승용 모터사이클 제품의 양극화가 너무 심하다. 이 점을 문제로 파악하고 있다. 총 9만 여대 매출 중 대부분이 상용이다. 여기에서 승용 비율을 늘려야 비즈니스가 된다고 본다. 산업을 키우기 위해서 꼭 필요한 과제다.

 

Q. 외부에서 볼 때와 취임 후 내부에서 볼 때 이륜차 시장이 어떻게 달라 보이는지?

 

여러 의미로 다르다. 이륜차의 경우 안전과 보험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 저렴한 모터사이클의 경우 보험이 더 비싼 경우가 생기기도 하는 사례를 보면서 정말 넌센스라고 느꼈다. 제대로 된 산업으로 끌고 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이 가장 큰 핵심이다.

 

 

Q. 대림자동차는 자타공인 한국 이륜차 대표 브랜드다. 그런 기업의 수장이 된 것에 대해 부담은 없는지?

 

물론 있다. 리딩 컴퍼니로써의 의무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파는 것 뿐 아니라 타는 것(교육)에 대한 부담을 가져야 한다. 물론 추가 비용이 드는 일이다. 하지만 시장의 40퍼센트를 점유하는 전통 국산 브랜드로써 당연한 일이라 생각한다. 또 반드시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나아가 시장과 기업, 그리고 고객 간의 커뮤니티를 증대할 것이다.

 

Q. 작년 한 해 한국 이륜차 산업이 겪은 일들을 되돌아보자. 여러 면에서 잘한 점과 잘 못한 점이 있는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전히 국내 이륜차 산업을 ‘산업’이 아닌 ‘규제’의 대상으로 보는 정부의 시각이 큰 문제다. 우리 대림자동차도 잘못한 부분을 인정한다. 제품을 중국에서 조립하는 등의 이유로 품질 문제가 거론됐다는 것을 알고 인정하고 있다. 사실상 예전의 고품질 명성을 다시 회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도 안다. 가격을 맞추기 위해 품질을 다소 희생한 것이 잘못된 점이다. 앞으로는 그 점을 쇄신하도록 품질을 최우선순위로, 또한 다각도로 노력할 것이다.

취임 후 임직원에게도 늘 품질이란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고객의 눈은 높다. 우리는 거기에 맞춰야 한다. 현재 우리의 이륜차 품질 문제를 자동차 산업의 눈높이로 맞춰야한다고 본다.

 

(좌) 모터사이클 전문 교육기관 대림모토스쿨을 운영 중인 대림자동차 (우) 김방신 대림자동차 신임 CEO

 

Q. 인터넷 여론의 이미지 개선을 위한 홍보 전략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홍보란 진정성이 가장 큰 화두다. 우리는 고객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것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회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왔다면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다. 고객의 마음을 알기 위해서는 고객의 소리를 잘 들어야 한다.

 

Q. 환경 규제인 유로 4에 대한 대응 계획이 있는지?

 

시간이 걸리는 문제다. 물론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 대응되는 새로운 모델은 올 상반기 중에는 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본다. 하반기 중에는 공개할 수 있을 것이다. 전체 라인업은 큰 변동이 없이 14개 제품군을 유지한다. 하지만 그 중에서 전략적인 선택과 집중이 이뤄질 것이다. 가격정책 또한 마찬가지다. 앞으로 우리가 만들 모든 모터사이클은 우선적으로 신뢰와 품질을 바탕으로 한다.

 

 

Q. 세부적인 2016년 계획은 어떤가?

 

신모델을 1개,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2개 출시할 예정이다. 그동안 품질 문제를 거론했던 여론을 완벽히 해결할만한 모델이라 자부한다. 품질 부분에 있어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리소스를 투입했다. 새로운 모델은 우리 제품을 비판해온 고객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만한 제품이라 확신한다. 우리는 높은 퀄리티의 제품을 적기에 내놓을 것이며, 환경 규제 등 각종 정부 규제를 감안한 중/장기 사업적인 면에서도 철저히 대비할 것이다. 새롭게 런칭할 모델은 승용과 상용 모두 적합한 겸용 모터사이클이다.

덧붙이자면 대림자동차는 앞으로 단순한 모터사이클, 이륜차 제조를 떠나 탈 것 전문의 기업, 즉 어반 모빌리티, 그리고 퍼스널 모빌리티 제조 기업으로 발돋움 할 것이다.

 

디자인과 품질 쇄신해 명성 되찾기가 최우선 목표

간담회 내내 케케묵은 인사치레 한 번 없고 시원시원한 답변과 노련한 언어 구사를 보였던 김방신 대표이사. 그에게서 가장 귀 기울여 졌던 것은 한 기업 대표로써의 솔직한 태도다.

그는 매일 인터넷 기사에 달린 댓글 하나하나를 모니터링하며 고객의 소리를 듣는 중이다. 그 어느 CEO보다도 잘 듣고 있다. 다양한 고객이 뒤섞인 네티즌의 우려와 달리 그는 젊고 강인해 보인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먼저 뭘 해야 할 지 아는 이였다. 고객들의 까다로운 눈높이를 맞추고, 국내 이륜차 시장 최대 점유 제조 기업으로써 받아야할 질책들도 마다않았다.

 

 

한순간 모든 것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첫 단추를 잘 끼웠다면, 나머지는 일사천리라고 본다. 어딜 가나 ‘유일’ ‘독보적’인 수식어가 붙는 브랜드는 조금만 눈 밖에 나도 크게 질책받기 마련이다. 그래도 우리 이제 잠시 회초리를 내려놓자. 잘못을 인정하고 다시 한 번 잘 해보겠다는 그들을 기다려주고 조금이라도 응원하는 마음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싶다.

 

 

 

글 임성진 기자

사진제공 대림자동차

제공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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