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하 최초의 4스트로크 빅 싱글 - XT500

1976년 발매된 빅싱글 온/오프 듀얼퍼포즈 모델 XT500. 이 모터사이클은 온로드와 오프로드에서 각각 진화했다. 여전히 야마하를 상징하는 단기통 헤리티지 빅싱글 SR은 다른 한편으로는 테네레 시리즈와 함께 성장했다. 궁극적으로 야마하 단기통 엔진은 미국의 광대한 황야와 사막에서 시작됐다.

1970년대 미국 서부 해안에서는 광야와 사막을 장시간에 걸쳐 달리는 랠리 경기가 젊은이들에게 인기였다. 야마하는 이미 2스트로크 모델을 판매하고 있었지만, 4스트로크를 희망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따라서 이에 부응하는 TT500이라는 머신을 개발했고, 그것과 동시에 기획된 바이크가 XT500이었다.

이런 험로에서의 경기는 그 무엇보다도 강력한 토크가 요구되고 있었다. 순간 토크가 뛰어난 대배기량 단기통 엔진이 필요했던 것이다. 개발진은 프로토 타입을 미국에 보내고 테스트했다. 당시 프로토 타입을 현지 무대에서 직접 테스트하는 사례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풀 스로틀 하는 연속 내구성 테스트도 당초 기준의 2.5배로 가혹하게 진행했다. 엔진 피스톤과 커넥팅 로드가 손상될 만큼 강도 높은 테스트를 거쳐 높은 신뢰성을 확보했다.

XT500가 발매되면서 특히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는 해변 랠리와 서부 아프리카에서의 랠리에 출전 머신으로 인기가 높아졌다. 1979년 제 1회 파리-다카르 랠리는 XT500의 라이더가 2회 우승해 인기가 많은 머신이었다. 그 다음부터는 FIM 공인 경기로 지정돼, 많은 브랜드에서 참전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경쟁도 격화됐다.

그럴수록 머신에게는 좀 더 빨리 달릴 수 있는 고속 성능이 요구됐다. XT500은 4밸브 XT550으로 진화했고 30리터의 큰 탱크를 달아 주파거리를 늘렸다. 점차 성능을 높인 이 머신은 XT600 테네레로 진화했다. 테네레(Tenere)는 서아프리카 니제르에 있는 40만 평방 킬로미터가 넘는 광대한 사막지대다. 이 테네레라는 이름은 1980년대 이후 야마하 오프로드 머신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팬들에게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다.

당시 활보했던 XT는 5밸브화와 퓨엘 인젝션으로 분사방법에 변화를 시도해 숙성되어 갔다. 현행 머신은 XT660Z 테네레로 시판 바이크로써도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XT500 탄생 후에도 시장에서는 “이 엔진을 사용한 온로드 모델이 갖고 싶다”는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이에 부응한 것이 1978년 등장한 SR500과 SR400이다.

SR은 XT500의 엔진을 기반했지만, 온로드 용도에 적합하게 자세한 사양들이 변경됐다. 슬림한 차체로 솔직한 주행감각과 싱글 엔진만의 고동감이 큰 매력으로 인기를 얻었다. SR500은 1995년 시점에서 유럽으로의 공급은 중단했지만 지금도 독일 등에서는 명맥을 잇고 있는 SR400 애호가들이 많다. 유럽 뿐만 아니라 호주, 미국, 태국, 일본에서 지금도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

SR이 이토록 오래된 구식 바이크이지만 인기가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변함없는 외모와 고동감을 느긋하게 맛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현대의 바이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사 속으로 묻힐 위기에 처한 적도 있었다. 야마하 내부에서도 SR의 생산 중단에 대해 고려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터사이클이 고성능화 하는 가운데, 간단한 단기통 기반의 고전적인 차체는 SR의 존재감 자체다. 신제품 개발도 중요하지만 이런 모델은 지켜야만 하는 개성이며 이는 곧 야마하의 재산’이라는 판단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초대 모델부터 스타일을 바꾸지 않는 SR은 오늘도 지구 어딘가의 길거리를 달리고 있다.

 

엔진 소형화의 열쇠 - 오프셋 실린더 기술

피스톤이 연소실의 폭발로 인해 움직이는 것은 엔진 구동력의 근원. 그러나 대각선의 힘이 작용하면 피스톤이 실린더 벽에 꽉 눌려 이것이 마찰에 의한 손실을 만들어 낸다. 이 마찰 손실은 커넥팅로드를 증가시킴으로써 줄일 수 있지만, 그러면 엔진 자체가 무겁고 커져 버린다.

이 문제를 해소하는 오프셋 실린더는 실린더 내의 압력이 가장 커지는 순간, 피스톤과 커넥팅로드의 축이 겹치도록 실린더와 피스톤의 중심과 크랭크의 중심을 상쇄시키는 기술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피스톤과 실린더 벽의 마찰은 감소되고, 동시에 연소에 의한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게 된다.

선외기 F2.5A 엔진은 보어 54mm x 스트로크 31.5mm 에 대해 10mm 오프셋을 설정함으로써 연소 효율을 향상시키고 소형화에 기여했다. 오프셋 실린더는 그 오프셋 값을 설정하여 연비와 출력 응답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제품 특성에 맞는 최적의 설정을 개발하는 것 또한 야마하만의 기술이 녹아있다.

수상용 엔진 F2.5A의 활약 장면은 주로 유럽을 가로 지르는 운하 네트워크였다. 총 5만 킬로미터에 이르는 운하에서 조용한 크루징을 가능케 하고, 한편으로는 해변에서의 레저 활동도 활약해왔다. 이 4스트로크 엔진은 높은 연비와 저소음은 물론, 선외기의 기본 과제인 철저한 소형화를 달성한 것이 특징이다.

그 열쇠가 바로 오프셋 실린더였다. 이 구조는 이후 선외기 엔진에만 쓰인 것이 아니라 각 모델의 용도마다 최적화되어 50cc 스쿠터 비노(Vino), 야마하 최상급 슈퍼바이크 YZF-R1 등 스포츠 모델, 그리고 모토크로스 엔진까지 다양한 모델에 각각의 제품 특성에 맞게 적합하도록 개량 적용됐다.

 

-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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