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Brno 서킷

체코 Brno 서킷의 MotoGP 최초 개최는 1965년이며 올해로 46회 23년 연속 개최가 됩니다. MotoGP를 개최하는 서킷 중 1949년부터 연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는 네덜란드 Assen 서킷 다음으로 많은 개최를 하고 있는 곳인데요. 최초 개최 당시에는 13.94km의 공도 서킷으로 마이크 헤일우드(Mike HAILWOOD)가 Brno 500cc에서 1:11'23.200의 랩타임으로 첫 우승을 기록했었습니다. 1975년 안전을 이유로 10.92km로 단축했고 1977년까지 공도 서킷 레이스로서 MotoGP 캘린더에 개최 서킷으로 포함됩니다. 하지만 500cc와 같은 고배기량 바이크의 레이스가 위험하다고 판단 주로 저배기량의 레이스를 위주로 개최를 하였고 1982년까지 공도 레이스는 계속 개최됩니다. 다만 1978년~1986년까지 MotoGP 캘린더에서 제외되어 있습니다.

현재 서킷은 1980년 중반 F1 유치를 위해 건설 했고 1987년~1991년까지 개최하였다가 1993년부터는 계속해서 개최해 오고 있습니다. 1996년에는 5.394km에서 5.403km로 약간 연장하였습니다. 아직도 Brno 서킷을 가는 길에는 공도 서킷으로 사용하던 당시의 Pit Lane과 컨트롤 타워 등의 일부가 남아 있다고 합니다. 또한 올 시즌 Brno 서킷은 주 정부 개최비용 문제로 마찰이 있었고 이로 인해 개최가 불투명, 6월에는 티켓 판매를 중지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었습니다. 그러나 6월말 경 주 정부가 지원을 약속하면서 개최를 유지 하게 되었습니다. 작년에는 Race Weekend 3일간 248,434명의 관중이 찾았으며 MotoGP 개최 서킷 중 최다 관중이 찾는 서킷입니다. Brno 서킷은 총 연장 5.403km로 좌코너 6, 우코너 8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메인 스트레이트 구간은 636m로 Assen 487m, Misano 565m, Jerez 607에 이어 네 번째로 짧습니다.

서킷 최고 속도는 2015년 안드레아 이아노네의 316.4km로 스트레이트 구간이 636m로 짧다보니 스페인 Jerez 295.9km, 독일 Sachsenring 298.2km, 산마리노 Misano 299.5km, 일본 Motegi 314.3km에 이어 다섯 번째로 느린 서킷입니다. 평균 속도는 166.3km로 빠른 편에 속하며 고저차가 최대 70m 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Overtaking Hotspot은 스트레이트를 지나 고속으로 진입해야 하는 T1과 전도가 많은 T3, 다운힐 우코너 T10, 라스트 코너 직전 좌코너인 T13 코너입니다. 2015년 Crash는 T9, T12 9회, T1, T3 7회였으며 총 59회로 2011년~2015년 중 가장 많은 전도가 일어났습니다. 결승 레이스는 MotoGP 클래스 총 22랩 118.9km, Moto2 클래스 총 20랩 108.1km, Moto3 클래스 총 19랩 102.7km를 주행하게 됩니다. 미쉐린은 좌우 코너의 수가 크게 차지가 나지 않지만 70m의 고저차와 가속을 위한 그립을 필요로하는 Brno에서는 우측이 좌측보다 Hard한 컴파운드로 Rear 트랙션을 증가시키기 위해 개발되어 Catalunya에서 처음으로 사용된 Rear Soft, Medium 타이어가 공급합니다. Front 타이어(125/60R/17) Soft(백색 마킹), Medium, Hard(황색 마킹) 컴파운드 타입이 공급됩니다. Rear 타이어(190/65R/17) 는 Soft(백색 마킹), Medium 컴파운드로 우코너가 조금 더 Hard한 타이어가 공급됩니다.

MotoGP Qualifying 기온 26도, 노면 40도, Dry 컨디션

FP1세션 이아노네, FP2 세션 마르케즈, FP3, 4세션에서 로렌조가 각각 1위를 기록했습니다. 2015년 우승자인 로렌조는 FP3 세션에서 자신이 세운 서킷 Best Lap인 1'54.989를 0.198초 앞당긴 1'54.791을 기록했고 이는 2위 이아노네 보다도 무려 0.744초나 차이가 나는 랩타임이었고 유일하게 54초대를 갱신한 것입니다. 지난 레이스에 이어 로렌조는 최상의 페이스를 보여줬습니다. 레드불링 우승자인 이아노네 역시 세션 1위를 비롯해서 FP 세션에서 계속 상위권에 랭크되었고 마르케즈 역시 작년 2위답게 좋은 페이스를 보여줬습니다. 발렌티노 로씨, 도비지오소 등 Front Hard 컴파운드를 선택했던 라이더들은 Run2에서 더 좋은 랩타임을 기록했습니다. Rear는 라이더 대부분이 Soft 컴파운드를 선택했는데 Front Hard 컴파운드는 결과적으로 잘못된 선택이었습니다. FP2 세션 1위를 했던 Repsol Honda Team의 마크 마르케즈(Marc MARQUEZ)가 폴포지션을 차지했습니다.

올 시즌 다섯 번째 폴포지션이자 MotoGP 클래스 35회, 통산 63회로 폴포지션 부문 공동 1위에 올랐습니다. 폴포지션 역대 1위는 63회의 발렌티노 로씨와 호르헤 로렌조였습니다. 이번 폴포지션으로 마르케즈와 함께 세 명이 동률을 이루고 있는데요. 데뷔 9년차의 마르케즈는 이 부문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록을 앞으로도 갱신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로씨가 데뷔 21년, 로렌조가 15년만에 기록한 63회의 폴포지션 기록을 벌써 같은 수로 기록했다는 것은 대단히 빠른 페이스의 기록인 것이죠. 마르케즈는 총 7랩을 주행했고 타임 어택은 4랩을 주행 했습니다. 6랩째 주행에서 1'54.596으로 로렌조가 FP3 세션에서 갱신한 1'54.791에 0.195초나 앞당기면서 폴포지션을 차지했는데요. 앞서 폴 에스파가로와 발렌티노 로씨가 주행했고 로씨의 뒤에서 슬립스트림을 적절히 이용 마지막 코너에서는 로씨를 추월하면서 폴 레코드를 갱신한 것입니다. 마지막 타임 어택은 59초대를 기록했는데 로씨와 에스파가로, 중간에 도비지오소와는 충돌하기까지 할 정도로 예선이었기 때문에 서로 간에 양보 없는 주행으로 인해 더 이상의 랩타임 단축은 불가능 했습니다.

2위는 FP3, 4 세션 1위였던 Movistar Yamaha MotoGP의 호르헤 로렌조(Jorge LORENZO)가 차지했습니다. 지난 7전 스페인 Catalunya전 이후 처음으로 First Row 그리드에 서게 된 로렌조는 플라잉랩 5랩, 타임어택 두 번째 랩에서 1'54.849초로 FP3 세션에서 기록한 랩타임보다는 약간 느렸지만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폴포지션이었습니다. 곧 마르케즈가 이 랩타임을 갱신하면서 로렌조는 2위에 만족해야 했는데요. 로렌조는 Run 2에서 선택한 타이어는 제동에서 약간 밀리는 감이 있었고 코너 속도가 충분히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더 이상의 주행은 무리였다고 합니다. (실제로 1'54.849초를 기록하고 두 번의 타임어택을 할 수 있었지만 로렌조는 최선으로 주행하지 않았었습니다.) 오히려 두 번째 타이어와 세팅은 레이스에 적절했다며 결승 레이스에서의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3위는 FP1 세션 1위였던 Ducati Team의 안드레아 이아노네(Andrea IANNONE)가 차지했습니다. 올 시즌 네 번째 First Row 그리드에 서게 된 이아노네는 마지막 7랩 타임어택에서 1'55.227로 폴포지션에 0.631초 차이를 보였는데요. 폴포지션과 3위간의 랩타임 격차가 상당히 큰편이지만 FP세션에서 꾸준히 3위안에 랭크되었기 때문에 결승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 됩니다. 백투백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아노네는 2010년 케이시 스토너가 스페인 Aragon, 일본 Motegi전에서 기록한 백투백 우승을 6년 만에 기록하게 됩니다.

지난 레드불링에서 왼쪽 손가락 골절로 인해 리타이어까지 했던 Suzuki의 알레익스 에스파가로가 4위를 했습니다. Ducati GP14.2 구형 Desmosedici로 참전하는 Avintia Racing의 헥터 바버라는 올 시즌 무려 7회나 예선 Top10 안에 들면서 5위를 했습니다. 발렌티노 로씨는 6위로 지난 프랑스 Le Mans전에 이어 가장 좋지 않은 예선 성적이었는데요. 첫 번째 Run에서는 Front Hard 컴파운드로 랩타임이 조금 느렸고 두 번째 Run에서는 폴 에스파가로, 마르케즈와 함께 주행하게 되면서 제대로 된 주행을 할 수 없었습니다. 현역 라이더 가운데 가장 많은 포디엄과 우승을 기록하고 있는 로씨는 두 번째 Row에서의 출발이 불리하긴 하지만 충분히 포디엄에 오를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여줬습니다. 도비지오소 역시 로씨와 마찬가지로 Front Hard 컴파운드를 선택 코스인 후 바로 Pit In 두 번의 타임어택밖에 주행하지 못하면서 7위를 했습니다.

페드로사는 여전히 예선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9위에 머물렀습니다. 13위 페트루치는 지난 레드불링 마지막 랩 마지막 코너에서 앞서 주행하던 유진 라버티를 무리하게 인코너로 추월을 시도 접촉되면서 라버티가 전도했습니다. 그 이유로 인해 페트루치는 3그리드 강등 패널티를 부과 받아 16그리드에서 스타트하게 됩니다.

Brno 현지 날씨는 오전 8시부터 10시, 오후 1시에 비가 예보되어 있으며 Moto3 클래스가 진행되는 오전 11시는 비올 확율 49%, Moto2 클래스 47%, MotoGP 클래스 25%를 보이고 있습니다. 예보 상으로 보면 Moto3 클래스의 경우 Wet 컨디션일 가능성이 높고 Moto2 부터는 Dry 컨디션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비가 온다면 갈 길이 바쁜 로렌조에게는 최악의 조건이 됩니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 Brno에서는 Bump로 인한 채터링으로 많은 라이더가 고전을 했습니다. 특히 T10, T13 코너에서의 채터링은 눈에 크게 띌 정도로 바이크의 흔들림이 심했는데요. 비가 온다면 여러 가지 변수가 속출하게 되기 때문에 레이스의 재미는 배가 될 것 같습니다.

Moto3 Race 기온 16도, 노면 17도, Wet 컨디션

예선에서 Racing Line 서행으로 인해 아레나스, 미뇨, 쿼타라로, 안토넬리, 어틀이 3그리드 강등 패널티를 부과 받았습니다. 결승 당일 오전부터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Moto3 라이더들은 전부 Dunlop Wet 타이어를 장착하였고 레이스에 임했습니다. 레이스 중후반부터는 빗줄기가 더 강해지기도 했습니다. 챔피언십 포인트 리더인 브라드 빈더가 폴포지션을 차지한 가운데 2위 호르헤 나바로와는 무려 67점의 차이를 보이면서 2016 월드 챔피언 등극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챔피언십 포인트 15위 Peugeot MC Saxoprint의 존 맥피(John MCPHEE)가 자신의 캐리어 첫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2010년 최종전 Valencia전에 와일드 카드로 125cc에 처음 데뷔한 존 맥피는 2015년 2위 1회, 3위 1회로 통산 3회 포디엄을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Peugeot는 프로젝트 팀으로 Mahindra의 엔진을 공급받아 MGP30S 바이크로 참전하고 있습니다. 맥피는 첫 랩에서 7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고 6랩부터는 선두 브라드 빈더와 선두 경쟁을 했습니다. 5랩을 남겨두고 선두였던 브라드 빈더가 T1에서 하이사이드로 전도하면서 그대로 선두를 유지하면서 자신의 첫 승을 거두게 된 것입니다. 올 시즌 처음으로 투입된 푸조는 이번 우승으로 첫 우승이자 포디엄을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2위는 Pull & Bear ASPAR Mahindra Team의 호르헤 마틴(Jorge MARTIN)이 차지했습니다. 2014년 Redbull MotoGP Rookies Cup 챔피언 출신인 마틴 역시 자신의 캐리어 첫 포디엄에 올랐는데요. 1랩부터 선두로 나섰던 마틴은 5랩까지 선두를 유지했지만 Wet 컨디션에서의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브라드 빈더에게 추월을 허용했지만 3위 그룹에서 뒤쳐지지 않고 경쟁을 벌여 결국 2위를 차지하게 된 것입니다. 3위는 루키 Gresini Racing Moto3의 디지아난토니오(Fabio DI GIANNANTONIO)가 차지했습니다. 데뷔 첫해를 맞는 디지아난토니오는 6전 이탈리아 Mugello에서 처음 2위로 포디엄에 올랐고 8전 네덜란드 Assen에서도 2위, 그리고 이번 Brno전에서 3위로 3회 포디엄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올 시즌 Rookie Of The Year는 상당히 각축을 벌이고 있습니다. 니콜로 불레가가 챔피언십 포인트 89점으로 6위, 후안 미르가 83점으로 7위, 지아난토니오가 82점으로 8위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점수 차가 적기 때문에 시즌 종반이 되어야 신인상 후보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위에서 썼듯이 우승을 눈앞에 둔 브라드 빈더는 전도로 리타이어했지만 2위 나바로와는 아직도 챔피언십 포인트 61점 차이로 여유가 있는 리더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루키이자 Rain Master로 Wet 컨디션에서 두 번이나 우승했던 말레이시아 파위는 예선에서 29위로 매우 저조했지만 결승에서는 3위까지 치고 올라오는 저력을 과시 했으나 5랩을 남겨두고 T12에서 전도해 아쉽게 리타이어 했습니다. 예선 4위를 했던 바스티아니니는 레이스 초반 15위까지 밀렸지만 이내 순위를 끌어 올리면서 4위를 했습니다. 챔피언십 포인트 2위의 나바로는 10위로 6점을 획득하는데 그쳤습니다. Wet 컨디션에서 진행된 결승에서는 9명의 라이더가 전도로 리타이어 했습니다.

챔피언십 포인트 1위 브라드 빈더 179점, 2위 호르헤 나바로 118점, 3위 에니아 바스티아니니 94점, 4위 로마노 페나티 93점, 5위 프란체스코 바냐이아 90점 입니다.

Moto2 Race 기온 16도, 노면 17도, Wet 컨디션

Moto2 역시 비가 내리면서 Wet 레이스가 선언되었고 Dunlop Wet 타이어를 모든 라이더가 장착했습니다. 이번 Moto2 레이스는 비가 오는 가운데 가장 지루한 레이스가 진행되었습니다. 예선 8위 Dynavolt Intact GP의 요나스 폴거(Jonas FOLGER)가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올 시즌 첫 우승이자 네 번째 포디엄, 개인 통산 5승째를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폴거는 스타트부터 선두로 나섰고 20랩을 주행하면서 단 한 번의 추월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가장 먼저 체커기를 받았습니다.

2위는 챔피언십 포인트 2위인 Paginas Amarillas HP 40의 알렉스 린스(Alex RINS)가 차지했습니다. 올 시즌 6회 포디엄이자 클래스 통산 16회, 개인 통산 39회 포디엄을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린스 역시 폴거와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2위로 주행 단 한번의 순위 변동 없이 그대로 체커기를 받았는데요. 폴포지션을 차지했던 챔피언십 포인트 176점의 11위를 한 자르코에 33점 차이의 142점 차이였으나 2위를 차지하면서 포인트 격차를 19점으로 줄이면서 월드 챔피언의 향방은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3위는 예선 2위 Federal Oil Gresini Moto2의 샘 로우스(Sam LAWES)가 차지했습니다. 지난 이탈리아 Mugello전 이후 오랜만에 포디엄에 오른 로우스는 올 시즌 5회, 클래스 통산 9회 포디엄을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예선에서 전도로 기절한 토마스 루씨가 5위를 했지만 뇌진탕과 타박상으로 인해 레이스에 참전하지 못했습니다. 오른팔 장애로 인해 왼손으로 크러치와 브레이크 레버를 조작하는 마티아 파시니가 아쉽게 4위를 했습니다. 지난 독일 Sachsenring전에 이어 두 번째 4위. 2009년 250cc 산마리노 Misano에서 2위로 포디엄에 오른 이후 단 한 번도 포디엄에 오르지 못함. 와일드카드로 참전한 안쏘니 웨스트는 Suter 바이크로 예선에서 최후미 그리드인 29위를 했지만 Rain Master 답게 순위를 올리면서 10위를 했습니다. 레이스 초반 선두권이었던 나카가미는 10위로 주행하던 11랩에서 시모네 코씨와의 접촉으로 전도 리타이어 했고 코씨는 Ride Through Penalty 부과받아 19위를 했습니다. 이번 Moto2 결승은 Wet 컨디션이었지만 나카가미, 마리니, 폰스 세 명만 전도 리타이어 했습니다.

챔피언십 포인트 1위 요한 자르코 181점, 2위 알렉스 린스 162점, 3위 샘 로우스 137점, 4위 요나스 폴거 108점, 5위 토마스 루씨 106점입니다.

MotoGP Race 기온 17도, 노면 18도, Wet 컨디션

결승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비가 멈췄고 레이스 디랙션은 Wet 레이스를 선언했습니다. MotoGP 개최지 가운데 가장 많은 관중이 들어서는 브르노 서킷은 작년 결승 당일 관중은 138,752명이었지만 비가 온 이번 결승에서는 82,066명으로 무려 56,686명이나 적게 찾았습니다. Michelin의 Wet 타이어는 Soft, Hard 두 가지 컴파운드가 공급되었고 크러치로우 Front, Rear Hard, 로렌조와 라밧만 Rear Hard를 장착했고 나머지 라이더들은 Front, Rear 모두 Soft 컴파운드를 장착했었습니다. 하지만 결승이 시작되기 직전 발렌티노 로씨가 Rear Hard 컴파운드를 장착했고 로리스 바즈가 크러치로우가 같은 Front, Rear에 Hard 컴파운드를 장착 했습니다. 노면이 많이 젖어 있는 상황에서의 Hard 컴파운드 선택은 도박에 가까운 것이었고 대부분의 라이더들은 Flag To Flag로 진행되는 레이스였기 때문에 중간에 바이크를 한번 스왑한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에 Soft 컴파운드를 장착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레이스 중후반 Racing Line의 노면이 마르면서 결과는 완전히 예상을 뒤엎어 버렸습니다. 

예선 10위 LCR Honda의 칼 크러치로우(Cal CRUTCHLOW)가 드라마틱한 레이스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2009년 WSBK SuperSport 월드 챔피언 출신의 크러치로우는 2011년 MotoGP에 데뷔하여 꾸준히 중상위권에서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줬습니다. 이번 우승 전까지 총 9회의 포디엄을 기록했지만 우승은 기록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데뷔 98경기 만에 자신의 캐리어 첫 우승을 멋지게 장식했습니다. 타이어 선택에 있어 도박에 가까운 모험을 한 크러치로우는 예선 10위로 출발 초반 3랩까지는 15위로 순위권과는 완전히 멀어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레이스 중반 이후부터 노면이 말랐고 이때부터 Hard 컴파운드 타이어의 성능이 제대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Soft 컴파운드를 선택한 라이더들보다 약 2초 정도 빠른 주행을 하면서 서서히 선두권에 가까워졌고 16랩에서 선두에 진입 그대로 체커기를 받은 것입니다. 크러치로우는 로씨가 프론트 소프트 컴파운드를 장착한지 모르고 격차를 벌리기 위해 더 푸쉬했지만 Pit Board에 표시된 것이 더 벌어졌기 때문에 페이스 조절을 했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5단으로 주행해야 하는 곳에서 6단을 넣는다거나 한 것이죠. 첫 우승이 눈앞에 있던 4랩이 남은 상황에서는 스스로 침착해지려고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고 합니다. 또한 작년 팀 메이트였고 아주 친한 사이인 잭 밀러와 타이어 선택에 있어 의견을 나눴는데요. Wet 컨디션에 강한 밀러 역시 자신도 Hard 컴파운드를 선택했을 것이라고 해서 확신을 했다고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도 잭 밀러가 레이스에 참전했다면 아마도 힘든 싸움이 되지 않았을까라는 농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우승 직후 Parc Ferme에서 전화 통화하는 장면이 보였는데요. 물론 아내와 통화중이었죠. 그의 아내 루씨는 아기가 자고 있어 첫 우승을 못봤다고 합니다. 거기에 딸을 출산하기 위해 서킷에 오지 않은 세 경기에서 크러치로우는 2위와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크러치로우는 서킷 출입 금지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LCR Honda는 2006년에 팀을 창단하여 MotoGP에 참전하였고 그 동안 케이시 스토너, 카를로스 체카, 랜디 드 푸니엣, 토니 엘리아스, 스테판 브라들, 잭 밀러까지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듯 유명한 라이더들을 기용하여 레이스에 참전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크러치로우의 우승이 팀 창단 이후 최초의 우승이었습니다.

영국인 라이더가 프리미어 클래스(MotoGP, 500cc)에서 우승한 것은 1981년 최종전 스웨덴 Anderstorp에서 배리 쉰(Barry SHEENE) 우승 이후 무려 35년만입니다. 그리고 이번 크러치로우의 우승으로 2009년 5명(로씨, 로렌조, 페드로사, 스토너, 도비지오소) 이후 한 시즌에 여섯명(로씨, 로렌조, 마르케즈, 이아노네, 잭 밀러, 크러치로우)이 우승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입니다. 그 동안은 로씨, 로렌조, 마르케즈, 페드로사, 스토너가 거의 독식하다시피 했던 것이죠. 딸 Willow CRUTCHOW 출생에 캐리어 첫 우승과 팀의 첫 우승, 영국 라이더로는 35년만의 우승으로 크러치로우 자신뿐 아니라 팀으로도 의미가 깊은 우승이었습니다.

2위는 예선 6위로 부진했던 Movistar Yamaha MotoGP의 발렌티노 로씨(Valnetino ROSSI)가 차지했습니다. 올 시즌 5회, 클래스 통산 180회, 개인 통산 216회 포디엄을 기록했습니다. 발렌티노 로씨는 Front Soft, Rear Hard 컴파운드로 레이스 초반 12위까지 밀렸습니다. 하지만 랩타임은 크러치로우에 1초 정도 뒤처지게 주행했고 마찬가지로 리어 타이어의 성능이 제대로 발휘 되면서 7.298초로 2위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로씨는 레이스 초반 순위가 밀리면서 자신의 선택이 잘못된 판단이라는 생각까지 했지만 한 랩 한 랩 주행을 거듭할수록 리어 그립이 올랐고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집중했다고 합니다. 이번 2위로 인해 로씨는 올 시즌 들어 처음으로 챔피언십 포인트 2위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3위는 폴포지션을 차지했던 Repsol Honda Team의 마크 마르케즈(Marc MARQUEZ)가 차지했습니다. 올 시즌 9회, 클래스 통산 48회, 개인 통산 87회 포디엄을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마르케즈는 대부분의 라이더와 같이 Front, Rear Soft 컴파운드를 장착 1랩에서는 선두, 이후 순위가 조금씩 내려갔고 5위권으로 주행하다 4랩을 남겨두고 3위로 주행 했는데요. 큰 실수는 아니지만 마르케즈는 Flag To Flag였고 노면이 많이 젖어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바이크 스왑을 염두해 두고 소프트를 장착했다고 합니다. 만약 노면이 더 빨리 말랐다면 당연히 맞는 선택이었지만 중후반 들어 노면이 말랐기 때문에 바이크를 스왑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것이죠. 일단 마르케즈는 챔피언십 포인트를 추가 획득했다는데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Honda의 바이크가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작년이나 올 시즌 초반의 부진한 모습은 보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예선 17위의 로리스 바즈는 크러치로우와 마찬가지로 하드 컴파운드를 장착 그 효과를 톡톡히 보았고 자신이 데뷔한 이래 가장 좋은 4위를 했습니다. 바즈의 팀 메이트인 헥터 바버라가 5위로 팀은 완전히 잔치 분위기였습니다. 6위 유진 라버티 역시 데뷔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이었습니다. 이번 레이스에서 4위부터 8위까지 Ducati 라이더가 차지했고 Suzuki의 비냘레스가 9위를 했습니다. 예선 2위의 호르헤 로렌조는 역시나 Wet 컨디션에서 부진한 모습을 또 다시 보여줬는데요. 이번에는 그전 두 경기에서 보여준 이유를 알 수 없는 부진이 아니라 타이어 때문이었습니다. 로씨와 같은 Front Soft, Rear Hard를 장착한 로렌조는 15랩째에 Pit In 해서 바이크를 스왑했는데요. 당시 프론트 타이어가 완전히 마모되어 피트인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두 번째 바이크의 타이어를 슬릭 타이어를 장착해 버리는 바람에 다시 피트인 하면서 순위권과는 멀어졌는데요. 로렌조도 리어 타이어의 성능이 발휘되는 순간부터는 순위를 올리고 있었습니다. 랩타임을 보면 마르케즈보다 조금 늦은 페이스였고 세 번째 바이크를 탔던 19랩에서는 2'8.507초로 상당히 빠른 페이스였습니다.

로렌조에 의하면 브리지스톤의 Wet 타이어는 단단한 상태에서 주행이 거듭되면 닳는 것이 느껴지고 그립이 상승하는 반면 미쉐린 Wet 타이어는 처음에는 오히려 너무 소프트하다 10여 분이 지나면 하드해지면서 그립이 약해진다는 것입니다.(느낌인지 실제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이번 로렌조의 부진은 타이어로 인한 것이었네요. 랩타임 페이스는 상위 5위권 안에 들 수 있는 랩타임이었습니다. 백투백 우승을 노렸던 Ducati의 안드레아 이아노네는 4랩부터 15랩까지 레이스의 반 이상을 선두로 주행했지만 프론트 타이어의 트래드가 벗겨지면서 순위가 하락 결국 8위를 했습니다. 프론트 타이어의 파손만 아니었다면 3위로 포디엄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아노네 본인도 매우 아쉬워했습니다. 도비지오소 역시 같은 상황으로 인해 바이크를 스왑했지만 결국 리타이어하고 말았습니다. 도비지오소에 의하면 소프트와 하드 컴파운드 Wet 타이어의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선택에 있어 매우 힘들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소프트 컴파운드로 완주한 라이더들은 대단히 위험을 감수한 주행을 한 것입니다. 많은 라이더들의 트레드가 한계를 벗어난 것입니다. 로렌조도 타이어의 개선 방향을 말하고 있듯 다음 레이스에서는 이런 부분이 수정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다음 레이스는 드라마틱한 역전으로 우승한 크러치로우의 홈인 영국 Silverstone 서킷으로, 8월 19일 ~ 21일 개최됩니다.

챔피언십 포인트 1위 마크 마르케즈 197점, 2위 발렌티노 로씨 144점, 3위 호르헤 로렌조 138점, 4위 페드로사 109점, 5위 매버릭 비냘레스 100점입니다. 2002년 4스트록 머신 도입 후 MotoGP 클래스 이탈리아 94승, 스페인 107승, 호주 41승, 영국 1승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