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하는 1955년 생산된 YA-1을 시작으로 앞선 기술력, 고객과 신뢰를 바탕으로 꾸준히 전 세계 라이더에게 사랑받고 있다. 오랜 회사의 연혁만큼 다양한 모터사이클 라인업을 갖춰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스케일도 겸비했다. 그중 올해 공개된 SCR950은 자사 바버 스타일 크루저 볼트를 베이스로 새롭게 제작된 스크램블러 모델이다. 

SCR950은 얼마 전부터 세계 모터사이클 시장에 붐을 일으킨 레트로 스타일을 지향한다. 레트로 스타일의 부흥으로 각 모터사이클 브랜드는 바버 스타일, 카페 레이서 등 다양한 모델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야마하도 SR400, 볼트, XSR900, XVS950CR을 앞세워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SCR950의 추가로 야마하는 더욱 탄탄한 레트로 카테고리를 갖추게 됐다.

SCR950은 젊은 감성이 더해진 바버스타일 크루저 볼트를 기반으로, 제작된 스크램블러다. 1960년대 당시 거리에 즐비하던 스크램블러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엔진과 바퀴에 시선이 집중되는 간결한 외형 파츠, 두툼한 리어 타이어와 와이어 스포크 휠을 사용해, 젊은 감성이 풍부하고 어떤 길이라도 박력있게 주행할 것 같은 디자인이다. 또한, 60년대 레트로 모더니즘 감성을 잘 살려냈다.

볼트에서 파생된 제품인 만큼 차체 곳곳에서 모체로부터 이어받은 파츠를 볼 수 있다. 볼트의 디테일은 클린 앤 퓨어라는 테마를 두고 완성됐다. 각 파츠는 테마에 따라 전통을 고수하는 동시에 깨끗한 둥근 형태로 제작됐다. 덕분에 SCR950은 새로운 모델이지만 차체에 장착된 벌브식 원형 싱글 헤드라이트와 방향 지시등, 디지털 계기반 등은 친숙한 느낌이 든다. 

SCR950은 볼트와 동일한 최고출력 52.1마력을 발휘하는 942cc 60도 공랭식 브이 트윈엔진을 사용한다. 최대 토크는 3,000rpm에서 8.1kgm로 낮은 엔진 회전영역에서도 강력한 파워를 낼 수 있다. 두 제품의 외형적 차이점은 냉각핀 색상이다. SCR950은 냉각핀까지 블랙 색상을 입혀 엔진이 더욱 터프해 보인다. 이 엔진은 세라믹 복합 도금 실린더 내벽을 사용해 행정 시 발생되는 높은 열을 효율적으로 분산시켜 엔진 성능과 연비 향상에 도움을 준다.

엔진 오른쪽에 위치한 에어클리너 박스는 볼트 개발 단계부터 야마하 기술팀이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다. 엔진 성능을 고려해 크기가 넉넉해야 했지만, 엔진이 상대적으로 비대해 보이기 위해 슬림한 모양도 필요했다. 기술적으로 까다로운 부분이었지만 야마하의 기술력이 더해져 크기를 최대한 억제하면서, 넉넉한 흡기능력을 발휘하는 지금의 모습이 완성됐다.

SCR950은 3D 맵핑을 적용해 더욱 정교해진 연료 분사와 점화 타이밍으로 신속한 응답성능과 중저속 엔진 회전영역에서 빠른 가속성능을 발휘한다. 배기 시스템은 2 into 1으로 볼트와 동일하다. 하지만, 차체 지상고 130mm인 볼트에 비해 SCR950은 145mm로 15mm 높아졌다. 또한 다양한 노면을 주파하는 스크램블러에 걸맞게 머플러 앤드가 상향 조정됐다. 변경된 머플러 엔드는 수직이었던 볼트에 비해 더욱 공격적인 이미지다.

휠과 타이어도 노면을 거칠게 질주하는 스크램블러에 걸맞게 변경됐다. 타이어 사이즈는 전륜 110/90-19로 두 모델이 동일하지만, 후륜은 150/80-16을 사용하는 볼트와 다르게 SCR950은 140/80-17을 사용했다. 또 고른 노면뿐 아니라 험로 주행을 고려해 블록 패턴을 사용한 브리지스톤 TW 타이어를 사용한다. 프론트와 리어 휠도 알루미늄 림으로 제작된 스포크 휠을 사용해 스크램블러에 적합한 주행 성능과 디자인을 얻었다.

휠베이스는 1,575mm로 볼트에 비해 6mm 늘어났다. 결과적으로 직진 주행 시 안정성이 높아졌다. 프론트와 리어 펜더에 철제 재질을 사용하고 운전자 시트 밑 부분에 레트로 스타일의 사이드 재킨 넘버 플레이트를 갖춰 스크램블러 존재감을 더욱 어필했다. 이곳에는 약간의 수납공간을 마련해 편의성을 높였다.

계기반은 볼트에도 사용된 콤팩트한 원형 디지털 미터를 선택했다. 클래식과 현대 기술의 조화를 목적으로 현대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주제로 제작된 계기반이다. 꼭 필요한 정보로 채워진 계기반은 전원을 끈 상태에서 계기반과 액정 화면의 경계선이 보이지 않도록 스모크 렌즈를 사용해 콘셉트인 ‘클린 앤 퓨어’에 어울리는 멋을 담고 있다.

서스펜션은 프론트 41mm 텔레스코픽 포크, 리어 듀얼 리모트 리저브 쇽을 채용했다. 프론트 포크에는 SCR950처럼 볼트를 기반으로 제작된 카페레이서 XVS950CR에도 사용된 포크 부츠 커버를 적용해 주행 중 이물질로부터 포크를 보호하고, 클래식 스크램블러 감성을 극대화했다.

SCR950의 연료탱크는 엔진이 더욱 부각되어 보일 수 있는 깔끔한 디자인이다. 옆면에는 야마하 레터링과 그래픽을 사용해 포인트를 주었다. 연료 탱크 용량은 12리터였던 볼트에 비해 1.2리터 늘어난 13.2리터로 주유 타이밍이 길어졌다. 덕분에 자유로운 여행을 연상시키는 스크램블러에 걸맞게 장거리 주행성능을 높였다.

SCR950은 스크램블러에 걸맞은 프레임과 포지션을 갖췄다. 모체인 볼트는 롱 앤 로우 타입을 지향하는 바버 스타일 크루저로 차체 길이 2,291mm, 폭 830mm, 높이 1,120mm다. 반면 SCR950은 차체 길이 2,255mm, 폭 895mm, 높이 1,170mm로 차체 길이는 줄이고 폭과 높이를 늘려 지금의 모습을 얻었다. 시트 높이도 690mm로 낮은 볼트에 비해, 830mm로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신설됐다.

스크램블러 SCR950의 차대는 강한 강성을 자랑하는 더블 크래들 프레임으로 다양한 노면 환경에서도 우수한 내구성을 자랑한다. 또한 주행 환경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최적의 밸런스로 계산되어 제작됐다. 스크램블러 주행 스타일을 고려해 선택된 넓은 핸들바는 멋은 물론 저속 주행 조향 시 유리하다. 여기에 22.2mm 핸들 크로스바 형을 채용해 강성도 높였다. 크로스바 형 핸들은 조향 컨트롤 테스트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화된 위치에 장착해 가벼운 핸들링 성능을 얻었다.

SCR950에 사용된 시트 높이는 830mm로, 얇고 평평한 플랫 시트를 채용해 라이딩 포지션을 자유자재로 이동할 수 있다. 덕분에 라이더는 주행 환경에 따라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 5단 변속기는 넓은 기어비를 이용해 단마다 넉넉한 토크를 발휘한다. 또한 다판 클러치 시스템에 고무 타입 클러치 댐퍼를 채용했다. 변속 시 충격을 흡수하고 부드럽게 동력 전달이 가능해 운전자의 피로를 줄여준다. 브레이크는 ABS가 적용된 전/후륜 298mm 웨이브 디스크 로터를 사용해 강력한 제동력을 확보했다. 색상은 레이싱 레드와 야마하 블랙 두 가지로 프론트와 리어의 펜더 색상과 연료탱크 그래픽에 차별화를 두었다. 

모체는 바버 스타일 크루저 볼트이지만, 스크램블러로 탄생된 SCR950은 외형을 잘 다듬었을 뿐 아니라 차체 밸런스와 성능도 그에 맞게 변경됐다. 완성도 높은 실루엣은 스크램블러 고유의 거친 매력을 겸비하고 있지만 차체 곳곳에 볼트와 동일한 클린 앤 퓨어 테마를 담아 친숙함이 느껴진다.

SCR950은 최근 모터사이클 시장에서 인기몰이 중인 스크램블러 대열에 뒤늦은 진입이지만, 1960년대 레트로 모더니즘의 감성과 현대 기술의 적절한 조합으로 큰 존재감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최근 가와사키 W800의 단종 소식으로 아쉬워하는 클래식 바이크 라이더에게 기쁜 소식이 될 것이다. 조만간 국내 정식 수입될 SCR950의 선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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