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밀라노 모터쇼 EICMA에서 오프로드 어드벤처 스쿠터 콘셉트 모델을 내놓은 혼다가 드디어 양산형 모델을 발표했다. 혼다 X-ADV는 콘셉트 모델과 거의 차이가 없는 외모로 이번 밀라노 모터쇼에서 공개되어 전 세계 마니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한눈에 봐도 터프하고 견고한 외모가 인상적이다. 긴 스트로크의 서스펜션과 와이어 스포크 휠, 그리고 핸드 가드 및 엔진 언더 가드로 차체를 무장해 오프로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는 모양새를 갖췄다. ‘엔듀로 스쿠터’라 해도 납득할 만한 본격적인 형태를 갖췄으며, 랠리 바이크 콘셉트인 신형 아프리카 트윈과 닮은 면모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본 형태는 이미 양산 판매되고 있는 인테그라와 유사하다. 사실상 오프로드 버전 인테그라로 봐도 좋을 것 같다. 엔진은 745cc 수랭 8밸브 SOHC 병렬 2기통이다. NC시리즈와 동일한 심장이며, 4,750rpm에서 최대토크를 내고 6,250rpm에서는 최대출력인 53.6마력을 낸다. 혼다의 차세대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에 의해 구동되어 진정한 오토매틱 오프로드 스쿠터를 구현해냈다.

뼈대는 기존 인테그라와 동일한 형태의 튜블러 스틸 소재를 썼지만 오프로드 주행에도 능숙하게 견딜 수 있도록 보강했다. 사람으로 치면 팔, 다리에 해당하는 서스펜션도 험로 주행에 유리한 세팅으로 변했다. 앞은 41mm 직경의 도립 포크를 달았고, 서스펜션 스트로크는 앞 153.5mm, 뒤 150mm로 길어져 다양한 요철에서의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했다.

핸들 바는 넓고 높은 위치에 테이퍼드 알루미늄 타입이 장착되어 차체 컨트롤이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머플러는 옆으로 솟은 하이마운트 형태이며 온로드/오프로드 모두 대응할 수 있는 타이어가 기본 장비됐다.

휠은 튜브리스 와이어 스포크 타입으로 앞은 120/70-17인치, 뒤는 160/60-15인치를 장비해 오프로드 주파성을 높임과 동시에 온로드 운동성도 고려한 모습이다. 브레이크는 ABS가 포함된 래디얼 마운트 4피스톤 캘리퍼와 310mm 더블 디스크를 장착해 스포츠 바이크 못지않은 강력한 제동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헤드라이트와 각종 등화류는 LED가 기본이다. 라이더는 주행 중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를 이용해 AT(오토매틱) 모드로는 적당히 순항하기 좋은 D(드라이브)모드, S(스포츠)모드로는 S1, S2, S3 단계 중 골라 주행할 수 있고, 매뉴얼인 MT 모드로 변경하면 간단히 버튼으로 기어를 변속하며 달릴 수 있다.

오프로드 주행 시 심적 부담이 될 수 있는 최저 지상고는 온로드용인 인테그라의 135mm보다 한층 높은 162mm다. 본격적인 오프로더 아프리카 트윈이 250mm인 것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지만, 노면에 장애물이 없는 비포장로나 오솔길 주파 정도라면 충분한 수치로 볼 수 있다.

원형인 인테그라의 단점이었던 시트 밑 수납 공간은 여전히 충분치 못하다. 설계상 한계가 뚜렷한 부분이기도 하다. X-ADV의 21리터 공간은 스쿠터의 시선으로 본다면 절대 넉넉하다고 볼 수 없지만, 구조상 수납공간을 내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쥐어짜낸 수치라 할 수 있다.

다섯 단계로 조절되는 윈드스크린은 장거리 투어링 시 라이더의 피로도를 줄여주며, 키리스 이그니션(스마트키)은 X-ADV가 데일리 바이크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음을 말해준다. 

연료 탱크 용량은 13.1리터인데, 연비는 메이커 발표 수치로 27.9km/L이다. 기존 인테그라도 높은 연료 효율을 보였기에 X-ADV 또한 항속거리는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트 높이는 820mm로 오프로드 지향 바이크치고는 높지 않은 편이다. 게다가 790mm로 낮출 수도 있다고 한다.

다만 다양한 편의사양을 갖춘 덕에 차량 중량은 238kg로 결코 가볍지 않다. 무게만 놓고 보면 대형 듀얼퍼포즈 바이크 수준이다. 하지만 얼마 전 국내에도 발표된 아프리카 트윈이 그랬듯,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과의 조화로 더욱 많은 사람이 오프로드 라이딩을 꿈꿀 수 있게 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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