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처음 런칭한 야마하 티맥스는 스포츠 스쿠터의 역사에 획을 그을 만한 작품이었다. 2001년부터 무려 233,000대가 팔려나간 티맥스는 전 세계적으로 맥시 스쿠터의 베스트셀링 모델 자리에 걸맞는 명성을 가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스포츠 스쿠터는 곧 티맥스라는 개념이 잡힐 만큼 입지가 굳다.

그런 티맥스도 시간을 가지며 계속적으로 변화되어 왔다. 초기형과 달리 현재는 알루미늄 프레임을 사용해 더욱 스포츠성이 높아졌으며, LED 헤드라이트나 스마트 키 시스템이 접목되는 등 최신 기술을 접목해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그렇다면 2017년형은 어떻게 변모했을지 궁금하다.

신형 티맥스의 가장 큰 특징은 목적에 걸맞게 분류를 명확히 나눴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한 대의 스탠다드 모델로 개인적인 튜닝이나 드레스업을 통해 원하는 목적에 가깝게 알아서 만들어 나갔다면, 이제는 브랜드에서 나름대로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 스탠다드 모델은 기본형, SX는 스포츠형, DX는 투어링형으로 가장 상급 모델은 가장 많은 장비가 추가 된  DX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기본 사양인 스탠다드 버전만 해도 많은 변화가 있다. 530cc 수랭 트윈 실린더 엔진은 여전하다. 하지만 여기에 YCC-T라는, 일종의 전자제어 스로틀 시스템이 추가되면서 라이더가 체감하는 엔진 응답성 및 가속감은 차원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YCC-T는 야마하 매뉴얼 스포츠 모터사이클에 종종 채용되어왔지만, CVT 기반 미션에는 처음 적용되는 것으로, 궁극적으로 티맥스에 부여하는 스포츠 퍼포먼스가 상당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YCC-T의 적용은 내년을 강타할 경쟁 모델들 중에서 새로운 티맥스의 가장 큰 차별점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야마하는 티맥스에 애초에 편리한 스쿠터의 이미지를 그린 것이 아니라 진짜 오토매틱 스포츠 바이크를 만들고자 했다는 의미다. 기민한 스로틀 반응이나 경쾌한 엔진 필링이 매력이었던 티맥스의 캐릭터를 완전히 굳혀버리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전자제어가 가능하므로 (스탠다드 제외)D-모드를 이용해 사용자가 원하는 필링으로 바꾸기도 좋다.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TCS)도 기본으로 적용해 노면에 따라 스로틀링을 애써 조절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립을 잃으면 시스템이 알아서 점화를 차단하고 슬립을 막는다. 맹신할 수는 없으나 YCC-T로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엔진 파워를 제어하기 좋은 수단이다.

새로운 TFT 미터 패널은 양쪽의 아날로그 타코미터, 스피드미터 사이에서 다양한 정보를 세련된 모습으로 표현한다. 주행거리, 구간거리, 연료 소비율과 외부온도 뿐 아니라 TCS, D-모드, 크루즈 컨트롤 작동여부를 표시한다. 스마트 키 시스템도 여전히 작동하며 시내 주행이나 투어링 시의 편리함은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안다. 결코 허세용 옵션이 아니다.

새로운 티맥스는 기존 모델대비 10kg이나 가벼워졌다. 다듬어진 섀시 등 기본 골격 여러 부분에서 감량했지만, 한편으로는 센터 스탠드에도 잠금장치를 더해 안심하고 주차할 수 있게 하는 등, 라이더의 입장에 서서 편의사양을 신경 썼다는 점이 고맙다. 

SX와 DX에 기본으로 적용된 (스탠다드 제외)D-모드는 라이딩 조건과 상황에 맞는 엔진 특성으로 조절할 수 있는 장치다. 핸들부 버튼 하나로 바꿀 수 있으며 스포츠 라이딩에 어울리는 즉각적인 반응의 S모드와 도심주행이나 투어링에 편안하게 적용할 수 있는 T모드로 나뉜다.

스포츠 성향을 가진 SX의 특징은 스포티한 컬러의 전용 페인팅이다. DX의 경우 가능한 모든 옵션이 추가되었는데, 기존 티맥스로 투어링을 꿈꾸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감탄할만하다. 

투어링 바이크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은 스로틀링 없이도 일정 속도의 정속 주행시 편안하게 달릴 수 있는 장비다. 장거리 주행시 피로도를 낮출 수 있는 옵션이다. 시속 2km단위로 조절할 수 있다.

전자동 스크린도 DX의 기본 장비다. 왼쪽 핸들 스위치를 이용해 135mm를 조절해 주행 중에도 위 아래로 편하게 움직일 수 있다. 스탠다드 버전과 SX는 수직 방향 55mm로 수동 조절할 수 있다. 히팅 그립과 시트도 기본사양이다. 

히팅 그립은 그렇다 쳐도 스포츠 성향이 강한 티맥스가 결국 히팅 시트까지 기본으로 적용할 줄은 몰랐다. 티맥스 코넥트 애플리케이션도 연동해 스마트폰으로 내 티맥스의 주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됐다.

ABS 브레이크 시스템은 물론 전 모델 기본사양이며, 타사 경쟁 모델들과 달리 파이널 드라이브는 고강도 탄소 섬유 구동벨트다. 40mm였던 기존 벨트의 너비를 25mm로 크게 줄였다. 

주행성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 휠 세트는 앞/뒤 모두 15인치로 여전히 경쾌한 조종성을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단, 리어 림 사이즈는 4.5인치로 소폭 감소했다. 순정 타이어마저 경량화 된 모델로 적용, 리어 림 크기 축소와 마찬가지로 스프링 아래 하중을 줄여 운동성을 높일 수 있도록 치밀하게 준비했다.

아무리 스포츠 성향의 스쿠터라도 포기할 수 없는 시트 아래 수납공간은 제트 헬멧 두 개가 수납되는 넓이를 확보했다. 또 독특한 점으로는 재킷형 에어백의 일종인 다이네즈 D-AIR 시스템과 연계되는 옵션이다.

티맥스의 가장 큰 경쟁상대는 티맥스다. 맥시 스쿠터 중에서 이렇게 스포츠 지향성이 강한 기종은 없다. 다만 기존의 획일화된 색깔을 다소 희석하고 입맛에 따라 성향을 나누어 구분한 점은 명석한 전략이다. 

특히 투어링 옵션이 대거 기본 장비된 DX는 많은 이들의 지갑을 열게 만들 것이다. 이제야 비로소 지난 15년 역사를 달린 맥시 스쿠터의 대명사 티맥스의 큰 그림이 완성형으로 브랜드화 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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