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모터사이클은 어떤 기능을 갖고 있을까? 앞으로 나올 모터사이클을 구체적으로 예상하는 것은 그 누구라도 쉽지 않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의 모터사이클 발전 방향을 살짝 엿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제조사가 매진하고 있는 기술을 참고하는 것이다. 이번 시간에는 ‘기술의 혼다’로 불릴 만큼 수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하고 있는 혼다의 특허를 통해서 현대 모터사이클의 기술력을 들여다보고 미래의 개발 방향을 가늠해보려 한다. 

최근 출시된 아프리카 트윈처럼 특허 이미지가 그대로 실현된 경우도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CBR1000RR의 프레임의 경우와 같이 기술적인 특허와 관련된 부분만 일치하는 경우가 많고, 기술 선점을 위한 특허인 경우도 많다. 즉, 제조사가 가지고 있는 기술력과 개발방향을 보여주는 참고자료일 뿐 외형을 추측하거나 해당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모델의 등장을 확신할 수 있는 자료가 아니라는 점은 미리 밝혀둔다. 

 

3륜 모터사이클(트라이크)

3륜 모터사이클(트라이크)는 2015년 동경 모터쇼에서 다스 베이더가 연상되는 디자인과 획기적인 3륜에 더불어 수평대향 4기통 하이브리드 엔진이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눈길을 끌었던 네오윙을 통해서 첫선을 보였다. 허무맹랑한 콘셉트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현실성이 있다. 네오윙 이전부터 NC700S를 기반으로 한 트라이크의 특허 이미지가 공개된 바 있었고 하이브리드 시스템도 특허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때 혼다 골드윙의 후속기종이 4기통 하이브리드로 나올 것이라는 루머가 돌았던 점도 의미심장하다.

게다가 최근 도면상의 외형까지도 네오윙과 흡사해진 특허 이미지가 공개되었다. 콘셉트 차량의 서스펜션과 구조가 동일한 것으로 볼 때 네오윙이 아니더라도 이 콘셉트를 계승하는 트라이크의 등장 확률은 높다고 볼 수 있다. 라이벌인 야마하의 LMW 방식에 비해서 다양한 댐퍼가 장착되어 있고 작동 부위가 많아 보인다. 

또한 제자리에서 넘어지지 않는 것도 큰 장점이다. 하지만 구조가 복잡하고 차폭이 많이 늘어나는 단점이 있다. 특허 이미지를 제외하고라도 커져가는 트라이크 시장을 피아지오와 야마하가 양분하고 있는 상황에서 혼다도 트라이크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을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이브리드 모터사이클

하이브리드 모터사이클은 네오윙 콘셉트에서 보여주었던 수평대향 엔진과는 다른 형식이지만 하이브리드 엔진 구조에 관한 특허이다. 특허 정보를 통해서 에어박스와 일체화된 방식의 배터리와 전기모터(M1,M2), 내연기관을 확인할 수 있다. 배터리와 에어박스가 합쳐진 구조로 구조를 단순화시키고 방열성 또한 높인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모터사이클에 가져오는 이점은 상당히 크다. 전기모터를 이용해 더 높은 연비를 노려볼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 스포츠바이크의 저속 토크를 보완하는 방향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적은 양의 배터리 수납으로 인해 짧은 주행거리를 가지는 전기 바이크보다 중, 장거리 주행에 유리해 순수 전기바이크를 대체할 수도 있다.

이미 자동차 영역에서 완성도 높은 하이브리드 기술을 보여주고 있는 혼다이기에 하이브리드 모터사이클의 개발또한 기대해볼 만하다. 스즈키 또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특허가 공개된 적이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여러 브랜드의 하이브리드 모터사이클을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전기 모터사이클

짧은 주행 가능 거리의 단점에도 불구하고 상용, 일상 영역에서는 하이브리드보다는 전기 스쿠터에 대한 기대가 훨씬 크다. 높은 효율의 장점을 살려 유지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간편하게 운전할 수 있기에 최고의 데일리 바이크가 될 것이다. 혼다는 특허의 배터리 냉각시스템을 채용한 전기 스쿠터 EV-NEO를 판매 중이며 커브를 기반으로 한 EV-CUB 콘셉트를 선보인 바 있다. 스윙암에 배터리가 내장되는 독특한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전기 모터사이클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에서는 ZERO의 전기 모터사이클이 성공적으로 판매되고 있고, BMW는 프레임을 배터리로 만든 C에볼루션을 꾸준히 개선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 가와사키에서는 전기 모터사이클과 함께 충전도크의 특허를 받기도 했다. 이 외에도 많은 제조사에서 충분한 기술력을 지니고 있으며 본격적으로 참전할 타이밍만 엿보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 시장의 크기는 태동기라고 부르기에도 미약한 수준이다. 하지만 인프라가 갖춰지는 순간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이다.

 

2행정 엔진의 부활

2행정 엔진과 친환경. 상반된 단어 같지만 2015년 등록된 2행정 엔진의 특허를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설명에 따르면 이 엔진은 연료 직분사 시스템을 채용하였고 실린더 후면에 존재하는 인젝터가 피스톤이 상사점에 존재하는 정확한 타이밍에 연료를 분사하여 미연소된 연료가 배기가스와 함께 흘러나가는 것을 막아준다.

그리고 이미 연소된 연료를 이용해 실린더와 피스톤의 냉각을 하기 때문에 2행정 엔진의 매연을 획기적으로 잡아준다고 한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높은 출력과 가벼운 무게로 오프로드와 온로드 레이싱에서 큰 활약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NSR의 귀환을 바라는 입장에서 정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배출가스 규제로 인해서 매장되다시피 했던 2행정 엔진이 깨끗한 모습으로 부활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모노코크 프레임

스포츠 바이크는 무게와의 싸움이다. 혼다 역시 무게 감량을 위해서 여러 가지 방안을 내놓았고 일명 ‘프레임리스’라고 불리는 모노코크 프레임도 그중 한 가지 방안이다. 두카티 파니갈레에 사용됐던 방식과 매우 흡사하며 프레임이 없다시피 한 구조로 극단적인 무게감량에 알맞은 프레임 방식이다. V4 엔진과 결합하는 이미지로 RC213V 기반의 새로운 V4 슈퍼바이크가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으나 아직 별다른 소식은 없다. 언제든 극단적인 스포츠 바이크를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겠다.

 

모터사이클용 에어백

에어백이 장착된 모터사이클이라 하면 골드윙이 떠오르겠지만 재미있게도 NC750S을 모델로 한 에어백 특허도 있다. 연료탱크 자리에 넓은 수납공간이 있는 NC시리즈가 특허 이미지 모델로 제격이었음이 분명하다. 포크 밑쪽의 센서에서 사고를 감지해서 사고 시에 에어백이 수직으로 높게 전개되어 라이더의 머리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점이 골드윙의 에어백과 크게 다르다.

정면충돌 시에만 전개되는 단점이 있지만 상용화만 된다면 크게 다치는 정면충돌 사고의 위험을 줄여줄 수 있다. 하지만 상용화까지의 길은 멀기만 하다. 대부분의 바이크에는 NC시리즈와 같은 탱크 공간이 없기 때문에 에어백의 소형화와 절묘한 공간 활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과급기 엔진

가와사키의 닌자H2, H2R로 슈퍼차저 모터사이클의 대명사가 되었으나 타 제조사도 손 놓고 있던 것은 아닌 모양이다. 지난 2015년 3월에 혼다의 이름으로 미국에 모터사이클용 슈퍼차저 특허가 올라왔으며 스즈키 또한 터보차저를 장착한 모터사이클의 특허가 올라온 적이 있다. 가와사키의 슈퍼차저 엔진도 특허 이미지와 루머만이 무성했으나 실제로 등장했던 경우도 있었고 혼다와 스즈키의 특허 내용도 상당히 구체적이기에 과급기 엔진 루머도 무조건 무시할 만한 것은 아니다.  

 

새로운 방식의 서스펜션

서스펜션은 각 제조사에서 꾸준히 새로운 특허를 내고 있지만 텔레스코픽 방식의 장점을 넘어서기는 힘들어 실제로 사용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BMW의 듀오레버 방식을 닮은 이 서스펜션은 상용화 가능성이 꽤 높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특허는 꾸준히 갱신되어 온 ‘새들 라이드 타입용 서스펜션 장치’의 가장 최신버전으로 조향과 완충의 기능을 분리하는 데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조향과 완충이 분리되면 불량 노면 주행 시 워블링, 이른바 ‘핸들 털림’ 증상을 방지할 수 있다. 

다른 특허 도면에서도 ‘새들 라이드’ 타입 바이크의 적용 예시로 같은 서스펜션 시스템이 사용됐으며 2016년 10월에 등록된 골드윙으로 추정되는 바이크의 프론트 휀더 특허 도면에서도 이와 같은 서스펜션이 사용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새로운 골드윙의 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으나 여러 개의 특허 도면에서 이 서스펜션의 모습이 보인다는 것은 분명 인과관계가 있을 것이다.

 

가변 실린더 엔진용 배기 시스템

자동차에 쓰이는 가변 실린더 시스템용 배기 특허가 존재하는 것도 재미있다. 본 특허는 가변실린더 엔진용 블로 바이 가스 환원 배기 시스템에 관한 특허이다. 블로 바이 가스를 실린더로 환원하여 다시 연소시키는 시스템에 관한 특허이지만 가변 실린더 시스템에 눈길이 간다. 위에서 봤을 때 뒤쪽의 실린더 간격이 좁은 V4 엔진의 구조도 독특하며, 스로틀의 개도 상황에 따라 후방의 실린더가 동작하여 2기통과 4기통으로 변환하며 작동한다고 한다.

 

스윙암 배기 시스템

기존의 엔진-매니폴드-머플러라는 구조를 완벽하게 탈피한 창의적인 배기 시스템에 관련된 특허이다. 스윙암 내부에 매니폴드와 머플러를 집어넣어 완벽히 일체화한 형태이다. 이로 인해서 후방의 레이아웃이 자유로워질 수 있으며 무게 감량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행시 엄청난 충격을 버텨내야 하는 스윙암의 강성을 어떻게 유지했는지가 상용화의 관건으로 보인다.

 

자동 시트조절 시스템

상용화 가능성에는 의문이 들지만 재미있는 특허이다. 모터사이클 라이더라면 급가속이나 급정거 시에 시트에서 미끄러진 적이 있을 것이다. 이 특허는 이를 막아줄 자동식 시트 조절 장치에 관한 특허로 운전석과 보조석의 기울기가 자동 조절되는 장치이다. 단순히 버튼으로 작동하는 장치가 아니다. 가속도나 속도, 기울기와 같은 모든 데이터를 ECU가 종합해 모터를 작동해서 능동적으로 시트 각도가 조절된다.

예를 들어서 가속 상황에서는 시트의 뒤쪽 각도가 올라가고 감속 상황에서는 시트의 뒤쪽이 내려가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운전자가 앉는 위치까지 파악해 바르지 못한 위치에 앉으면 경고까지 해준다고 하니 신기할 따름이다. 

오늘 살펴본 특허 중에서 배기가스와 관련된 자료가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당장에 2020년부터 유로5 규제가 시행되는 것과 분명히 관련이 있을 것이다. 더욱 까다로워지는 유로5 규제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미리 대비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미래의 모터사이클이 어떤 모습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오늘 소개한 특허 중 일부는 실제로 적용될 것이고, 대부분은 사장될 기술이며 새롭게 등장할 기술도 무궁무진하기에 모범 예상안을 제시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미래의 모터사이클은 더욱 친환경적으로 변해갈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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