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한계, 극복. 참으로 다른 세상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누군가는 고난을 극복하는 것 자체가 큰 축복이 되기도 하고, 고난이 아니면 절대로 가질 수 없는 인생의 보물을 만날 수도 있다며 힘든 이들을 위로한다. 하지만 그 위로를 정면으로 마주하기에는 자신만의 아픔이 너무 크게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세상은 희망을 노래하기에 너무 어둡게 느껴지고, 새해가 왔지만 희망찬 내일은 너무도 묘연하게 느껴진다. 그렇게 세상에 좌절하고 조금씩 지쳐 갈 즈음, SNS를 통해 한 장의 사진을 만났다. 사진의 주인공은 멜리사 스톡웰(Melissa Stockwell, 37 )과 그의 아들 달라스. 다리를 잃고 인공다리를 한 엄마와 금발의 아기가 함께 동네 산책을 하는 사진 한 장에 눈길이 멈췄다.

멜리사 스톡웰. 어딘지 익숙한 이름, 그러고 보니 몇 번의 패럴림픽을 통해서도 그녀를 만난 적이 있다. 지난여름, 지구촌 가장 화려한 축제이던 2016 리우올림픽이 끝난 후 장애인올림픽이 시작되었다. 뜨거운 올림픽과는 달리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진 장애인올림픽이었지만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세계 각국 선수의 모습은 경기 이상의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중에서도 인공다리를 장착한 채 파라트라이애슬론 종목에서 3위로 포디엄에 올랐던 그녀의 스토리는 세계 많은 이들에게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를 전해주기에 충분했다.

멜리사 스톡웰은 미국 미네소타 출신의 퇴역 군인이다. 2002년 멜리사는 콜라라도 대학에서 ROTC 과정을 거쳐 미 육군중령으로 부임했다. 2004년 그녀는 이라크전에 자원하며, 바그다드 제1기갑부대에 배치되게 된다. 그러나 2004년 4월 13일, 그녀가 정기 호송 임무를 수행하던 중 바그다드 시내 거리에서 폭탄이 터지며 왼쪽 무릎 아래의 다리를 잃었다. 당시 그녀의 나이 스물넷. 그녀의 인생은 모든 것이 바뀌었다. 남들이 비범을 꿈꿀 푸르른 나이에 평범조차 누리기 힘든 인생의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17번이 넘는 수술과 감염을 반복한 끝에 인공다리를 장착하고 다시 세상을 향해 걸어 나갔다. 자신에게는 아직 남은 다리와 두 팔, 시력, 그리고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해준 부모님,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며 변화된 삶에 정면으로 마주한 것이다. 그렇게 재활을 위해 시작한 수영을 통해 그녀는 남다를 운동능력을 발견했고, 두 다리로 걸을 때조차 상상하지 못했던 많은 것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 스키를 타고 슬로프를 달리고, 2005년 NYC 마라톤 경기를 완주했으며 철인3종에 도전해 완주한다. 오히려 한 쪽 다리를 잃고 스포츠가 멜리사의 삶의 방식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후 2008년 미국 국가대표 수영팀의 선수로 선발되었고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 100m 접영, 100m 자유형, 400m 자유형 종목에 출전했다. 베이징 올림픽 이후 그녀는 트라이애슬론으로 돌아왔다. 또 다른 도전이 필요했던 그녀는 수영 2.4마일(3.86km), 사이클 112마일(180.25km) , 마라톤 26.2마일(42.2km)의 아이언맨 철인3종 경기를 완주하며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3번이나 거머쥔다. 이후 그녀는 2016년 리우 장애인올림픽 파라트라이애슬론 종목에 출전하여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다시 한 번 그녀의 도전을 세상에 알렸다. 

멜리사는 현재 미국 전사자를 위한 USTA재단의 이사로 활동 중이며 연설가로, 트라이애슬론 코치로, 스포츠 선수로, 아내로, 엄마로, 딸로, 퇴역군인으로 누군가는 두 다리로도 하지 못한 수많은 일을 해내고 있다. 이러한 그녀의 인생에 응원을 보내는 이들은 수없이 많다. 그 가운데서도 트렉바이시클은 그녀만을 위한 특별한 자전거를 통해 함께하고 있다. 그녀의 열정과 도전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트렉의 존 버크(John Burke) 사장은 자전거업체로써 제공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08년 트렉 마돈으로 시작된 그녀와 트렉의 인연은 최근 트라이애슬론 종목을 위한 스피드 컨셉 헌정 프로젝트를 통해 또 한 번 빛을 발했다. 

트렉의 자전거 장인은 일 년에도 수천 대의 자전거를 도색하지만 멜리사를 위한 단 한 대의 스피드 컨셉 자전거를 헌정했다. 성조기가 그려진 그녀의 스피트 컨셉 자전거는 그녀가 삶의 한계에 도전하듯 세상에서 가장 빠른 자전거를 향한 트렉 바이시클의 도전이 담긴 자전거이기도 하다. 공기역학과 무게, 트렉의 최첨단 테크놀로지와 퍼포먼스를 향한 궁극의 트라이애슬론 자전거로 탄생한 스피드 컨셉과 그녀의 새로운 도전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삶이 퍽퍽하다고 느껴질 때, 새해에 품었던 계획이 조금씩 무뎌지고 있다고 느낀다면 멜리사 스톡웰의 SNS에 들러보길 권한다. 도전, 한계, 극복. 거창한 단어가 아닌 그녀가 살고 있는 일상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 인생은 꽤 살 만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세 살배기 아들 달라스의 손을 잡고 거리를 산책하는 그녀의 모습, 그녀가 키우는 애완견 제이크의 머리에 씌워진 자전거 헬멧, 마루에 널부러진 아이의 장남감,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을 축하하는 감사의 인사와 벽에 걸린 수많은 도전의 메달이 우리가 잠시 잊었던 단어를 일깨우게 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녀가 세상 사람에게 전한다.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몰라요.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죠. 인생은 너무 짧습니다. 당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세요. 내일을 기다릴 필요가 없어요. 지금 당장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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