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년 사이에 도로의 풍경이 크게 변했다. 언제 어디서나 심심찮게 3륜 스쿠터가 눈에 띈다. 몇 년 전만 해도 도로에서 흔치 않던 3륜 스쿠터는 어느덧 배달용부터 출퇴근까지 다용도로 쓰이며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숙한 바이크가 되었다. 도로 풍경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인식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이 변화는 스쿠터 시장에 새로운 파란을 몰고 온 트리시티의 공이 크다. 기존 3륜 스쿠터의 고정관념과도 같았던 이질적인 감각의 코너링과 부담스러운 차폭, 난해한 정비성, 무거운 무게라는 단점을 상당 부분 타파했다. 또 3륜이 주는 심리적, 물리적인 안정감과 더불어 울퉁불퉁한 노면에서도 문제없는 LMW야 말로 핵심. 트리시티는 시장에 뜨거운 반향을 일으켜 미묘한 간격이 존재하던 2륜 스쿠터와 3륜 스쿠터 사이의 벽을 허물었다. 

트리시티 125는 작은 배기량과 3륜의 특성상 동급대비 고속 출력이 아쉬움으로 꼽혔지만,  야마하는 트리시티 155cc라는 대안을 함께 제시했다. 155cc의 배기량은 면허 규제상 125cc를 기준으로 나누는 우리나라에서는 큰 이점이 없는 애매한 배기량으로 인식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2종 소형 면허를 보유하고 있는 운전자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세컨드 개념의 스쿠터를 옥죄여진 125cc의 틀에 굳이 가둬놓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차체는 이미 125cc를 기준으로 만든 것으로, 125cc에 비해 약간의 비용을 추가하면 더 넉넉하고 여유로운 주행을 할 수 있는 데일리 바이크를 얻을 수 있다. 2종 소형 면허 취득자의 특혜를 마음껏 누릴 수 있다는 뜻.

트리시티 155의 등장과 맞물려 트리시티 라인업은 커다란 변화를 맞게 되었다. N-MAX에서 사용됐던 가변밸브를 갖춘 블루코어 엔진으로 전격 교체되어 고출력, 고연비를 실현한 것이다. 덕분에 동일한 배기량의 신형 트리시티 125는 기존대비 1.2마력이 증가하였고 최대 토크 역시 0.17kgm 향상됐다. 트리시티 155는 한발 더 앞서 최대 출력이 4마력 늘었고 최대 토크도 0.4kgm 증가해 여유로운 주행을 할 수 있다. 

블루코어 엔진의 적용으로 출력은 물론 연료효율까지 높아져 일본의 실연비 값을 계측하는 WMTC 기준 연비가 2.9km/L 증가했다. 이에 더 높은 연비 주행을 유도하기 위해서 계기반에는 'ECO' 기능을 추가했다. 정속 주행을 하는 등 연료 효율이 좋을 시 계기반의 ECO등이 점등되며 운전자는 이를 통해 자신의 운전 습관을 인지하고 효율적인 운전을 할 수 있다. 

주행성능을 위해 변화가 일어난 곳은 엔진뿐만이 아니다. 모든 트리시티 라인업의 후륜 크기가 12인치에서 13인치로 증가했으며 앞, 뒤의 타이어는 완전히 새로운 구조의 제품을 장착하여 고르지 못한 노면에서의 대응력이 좋아졌으며 휠베이스가 40mm가량 길어져 주행 안정성을 높였다.  

3륜 구조로 전륜으로 무게가 치우칠 것 같은 외형에도 불구하고 야마하는 MotoGP에서 축적된 기술을 활용해 앞, 뒤 50:50의 중량 비율을 실현했다. 이는 트리시티의 자랑인 앞 두 휠의 완충이 분리된 구조에서 오는 놀라운 안정감과 최고의 궁합을 보여준다. 

잘 달리기 위한 주행 성능의 향상도 중요하지만, 시선을 사로잡는 외장과 편의장치의 업그레이드가 소비자를 사로잡는 법이다. 트리시티 155는 상품성 강화를 위해 헤드라이트가 풀LED방식으로 변경되어 한층 더 고급스러운 자태를 보여주며 LED타입의 미등과 조화를 이룬다.

무엇보다 발판 공간이 늘어 무릎이 센터콘솔에 쉽게 닿지 않게 됐다는 점은 반길 만한 개선점이다. 신장이 큰 라이더에게 다소 불편한 점이었는데, 이 점이 크게 보완된 것. 물론 키가 작은 라이더도 한층 여유 있는 공간을 만끽할 수 있게 됐다.

새롭게 설계한 시트는 두 가지 재질을 사용하여 입체적인 형상으로 운전자 및 동승자를 확실히 잡아주고 편안함 역시 향상되었다. 스쿠터의 최고 강점인 시트 밑 수납공간 역시 23.5L로 3리터 가량 증가했으며 12v시거잭이 내장된 작은 콘솔박스가 추가되어 수납 편의성을 높였다. 

이 급의 스쿠터에는 찾기 힘든 파킹 브레이크의 추가도 크게 반길 만한 변경점이다. 핸들 좌측에 티맥스에서 사용한 방식과 유사한 파킹 브레이크 레버를 추가하여 한 손으로 간단하게 작동하고 해제할 수 있다. 이로써 비탈길에서도 굳이 센터 스탠드를 사용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어느 방향으로든 사이드스탠드를 이용한 주차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삼륜 구조로 인해 높은 제동력을 보여줘 대호평을 받았던 제동능력도 크게 향상했다.  바로 ABS가 표준장비로 채택된 것이다. 트리시티의 ABS와 UBS(연동브레이크)는 트리시티의 뛰어난 제동력을 더욱 증폭시킨다. 어떤 노면에서나 최상의 제동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단순히 두 배 접지력으로 높은 제동력을 발휘하는 것에서 한 차원 올라서,  더욱 안전하고 영리하게 제동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트리시티 라인업의 외형 디자인 업그레이드는 상품성을 크게 높였다. 특히 면면이 개선된 변경점을 살펴보면 풀 체인지라고 해도 무방한 수준으로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특히 155의 경우는 NMAX에 쓰인 파워풀한 블루코어 엔진을 적용했다. 게다가 연비를 함께 고려한 경제성은 기본이고, 한층 넓어진 발판 공간과 수납력 등 개선 부분은 보여주기 식이 아닌 알짜배기다. 관계자에 따르면 뼈대가 되는 섀시 디자인부터 모든 부분이 바뀐 결과라고 한다.

트리시티 125와 155는 섀시 베이스가 같기에 변경사항이 동시에 적용된다. 하지만 어느 노면이나 무리없이 주파할 수 있는 LMW를 갖춘 ‘전천후 시티 커뮤터’의 심장에 파워풀한 155cc 엔진이 적용됐다니 아무래도 트리시티 155에 더욱 기대가 커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2종 소형 소유자가 갈망하는 트리시티 155의 경우 아쉽게도 국내 도입에 관한 소식을 찾아볼 수 없다. 국내 면허 체계상 분명 애매한 부분이 많다. 하지만 현재로써 이미 레저용 대형 바이크를 가진 2종 소형 면허 소지자의 세컨드 스쿠터로 트리시티 155보다 좋은 제안도 없을 것이다. 모두가 원하더라도 실질적인 수요가 있어야 공급이 가능한 법. 올해는 더욱 다양한 버전의 스쿠터를 거침없이 도입할 수 있는 활발한 시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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