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 이어서>

Q 사륜차와 자전거는 전기 모델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는 반면에 야마하 모터사이클은 전기 모델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모터사이클 시장에도 큰 변화가 올 것인데, 야마하는 이에 대응할 계획이 있습니까? 

A 야마하는 이미 소형 전기 스쿠터를 세계 최초로 시판한 적이 있고 전동 기술력 역시 충분히 확보하고 있습니다. 다만 배터리와 전동 모터 기술력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으며 배터리는 규격화되지 않았기에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최적화된 배터리가 개발된다면 야마하에서도 전기 바이크가 나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 눈과 진흙과 같은 가혹한 조건에서는 내연기관이 유리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농담이지만 전기 모터로는 야마하의 ‘Revs your heart' 슬로건 실현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A 야마하는 악기도 만드는 회사이기 때문에 ‘REV’하지 않은 전기모터의 소리는 아직까지는 와 닿지 않는 것 같습니다(웃음). 농담이고, 현재 전기모터로 동급의 내연기관 성능을 내기 위해서는 제작단가가 5~6배에 맞먹는 수준이기에 소극적인 것이 사실입니다.

 

Q 전기 바이크 이야기가 나온 김에 전기 자전거 질문도 드리겠습니다. 야마하 PAS(전동 어시스트)자전거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반면에 국내에서는 큰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A 전기자전거는 수출 규제가 많은 편입니다. 때문에 불가피하게 현지조립 방식으로 판매하는 경우도 있으며, 일본 외에서는 본격적인 판매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Q 야마하의 사업 분야에 대해서도 질문하겠습니다. 야마하에서 제작하는 제품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A. 엔진이 달린 것들은 야마하 모터에서 관여하고, 그 외의 제품은 야마하 뮤직에서 담당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PAS 자전거 역시 야마하 모터 쪽에서 관여하고 있으며 모터사이클, 골프카트, 드론, 헬리콥터, 산업용 로봇, 보트, 선외기 등의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또한 토요타에 핵심부품을 제공하고 있기도 하고 수영장을 만들기도 합니다. 야마하 모터의 모체가 된 야마하 뮤직에서는 골프용품, 컴퓨터 칩, 악기, 음향장비, 프로그램 등 정말 많은 제품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Q 다시 뉴 모델 이야기로 돌아가면, 신형 티맥스에는 스쿠터임에도 보기 드물게 전자식 스로틀바디가 사용되었습니다. 전자식 스로틀바디는 급발진, 오작동에 대한 염려가 있기도 한 것이 사실인데 야마하 스쿠터에 첫 적용되는 티맥스를 신뢰해도 괜찮겠습니까?

A 티맥스에는 처음 적용되는 방식이지만 전자식 스로틀바디 기술력은 마제스티에도 반전자식 스로틀밸브가 사용되었던 적이 있었으며 꾸준히 개선되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야마하는 겁쟁이라서 상용화를 위해서 아주 오랫 동안 테스트를 합니다.(웃음) 이 기술력은 진작부터 갖고 있었으나 오래전부터 도요타, 혼다 같은 선발주자의 행보를 보고 학습, 보완해왔습니다. 신뢰성 확보에 중점을 두고 약 10년간 엄격한 테스트 조건에서 개발되었고 MotoGP 실전에서도 오랫동안 갈고닦은 기술력이기 때문에 전적으로 신뢰해도 좋습니다.

 

Q 신형 티맥스는 엄청난 옵션의 럭셔리한 스쿠터이지만 시중에는 800cc 수준의 한 체급 높은 제품이 존재하기에 모든 면에서 최고라고 보기에는 조금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좀 더 높은 배기량의 티맥스를 원하는 팬도 많이 있는데 이에 관한 계획이 있습니까?

A 티맥스는 첫 등장부터 새로운 엔진배치, 완벽한 밸런스, 너무 높은 완성도로 인해서 사내에서도 이를 뛰어넘는 티맥스를 개발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일례로 티맥스가 530cc로 배기량이 올라갈 때에도 배기량이 높아짐에 따라 수정해야 될 점이 너무 많았으며 기존의 완벽한 밸런스를 유지하기가 매우 힘들었습니다. 게다가 배기량 증가에 맞춰 다른 부품의 무게도 증가할 수밖에 없어 필연적으로 무거워지게 됩니다. 하지만 이번 티맥스530은 다양한 옵션을 추가하면서도 무게가 10kg이나 줄어들었습니다. 단순히 배기량을 높이고 파워를 높이는 게 전부가 아닌 신형 티맥스처럼 밸런스와 완벽함을 더욱 가다듬는 식의 진화가 야마하가 추구하는 즐거움, 스포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야마하는 알차고 균형 잡힌 모델을 만드는 브랜드입니다. 필요 이상으로 큰 스쿠터는 야마하의 개발철학과 어긋나는 점이 있습니다.

 

Q 그렇다면 티맥스 이상 체급의 스쿠터 개발 계획은 전혀 없는 것입니까?

A 계획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더 높은 배기량의 차량을 테스트하고 있지만 티맥스의 완성도가 너무 높은 관계로 현 단계에서는 티맥스 수준의 만족스러운 완성도를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야마하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 이상의 별의별 제품을 만들고 테스트하고 있습니다.(웃음) 보유하고 있는 수많은 기술과 바이크 중에 극히 일부만 시중에 내놓는 것일 뿐입니다. 실제로 시중에 새롭게 발표되는 타 브랜드의 콘셉트 제품과 기술을 야마하에서는 이미 제작, 보유하고 있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Q 야마하와 혼다의 50cc 스쿠터 제작 협업에 대한 뉴스가 있습니다. 이는 일본 내수용 50cc 미만의 스쿠터에만 해당되는 이야기입니까? 

A 일본 내수용 소형 스쿠터에 한정된 공동개발, 업무 제휴입니다. 야마하의 모델을 혼다의 공장에서 제작한다던지 혼다의 모델을 야마하 공장에서 제작하는 방식으로 양측 모두 쉬는 라인 없이 효율적으로 공장을 가동하여 제작단가를 낮추고자 하는 목적에서 실시되는 것입니다. 이 방식이 혼다와 야마하가 처음으로 시행하는 방식은 아닙니다. 토요타, 미츠비시, 다이하츠 같은 경차 브랜드에서는 실제로 적용된 방식이기도 합니다.

 

Q 야마하는 콘셉트 자동차를 선보인 적이 몇 번 있고 소형 자동차 제작정도는 충분히 가능한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야마하가 자동차산업에 진출하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까?

A 소형차 시장 진입은 생각 중에 있습니다. 지금까지 두 바퀴를 만들어왔고, 최근에는 세 바퀴도 만들었기 때문에 네 바퀴 자동차도 곧 만들 수 있을 겁니다.(웃음) 지금껏 보여준 자동차 콘셉트는 실제 로드맵을 염두에 두고 발표한 것이고, 실제로 프로토 타입을 테스트하고 있는 중입니다. 늘 그렇듯이 확실한 신뢰성 확보를 위해서 다양한 테스트를 거치고 있습니다. 
모터사이클 개발과 토요타와의 관계로 개발력 및 기술력은 충분히 가지고 있지만 충돌테스트에 관련된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에 안전 데이터의 수집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최근에는 테스트카를 다양하게 부수는 게 일입니다.(웃음) 

 

Q 최근에는 트위지나 아이로드 같이 이륜차와 사륜차의 장르를 무너뜨리는 1~2인승 탈 것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야마하도 이런 새로운 탈것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까?

A 야마하에서도 자체적으로 여러 가지 테스트, 기술개발을 하고 있으며 기존에 공개됐던 모토봇도 이 프로젝트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토요타의 주도로 획기적인 이동수단을 만들어내고자 호흡을 맞추고 있으며 2020년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다시 판매에 관한 이야기로 돌아가서, 본사에서 목표로 하는 한국 판매량이 어느 정도입니까?

A 구체적으로 수치화된 것은 없지만 중, 장기적으로 점유율을 다른 나라와 비슷한 수준인 20%까지 늘릴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매력적인 신상품을 꾸준히 투입하고 대리점의 서비스, 정비능력을 향상시킴으로 재 구매를 늘리는 방향으로 점유율을 높여나갈 것입니다. 당장의 판매량도 중요하지만 조급하지 않게 재미있는 바이크, 좋은 제품, 좋은 서비스를 계속해서 제공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Q 승용 비중이 높은 국내 형편상 야마하가 20% 점유율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저배기량 모델의 투입이 필수적으로 보입니다만? 

A 그 점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여러 가지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해외 공장에서 생산하는 다양한 모델의 투입을 매일같이 고민하고 있으며, 국내 판매량이 증가한다면 한국 전용모델의 투입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Q 한국 전용모델을 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판매량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까?

A 일반적으로는 5만 대가량 팔려야 전용 모델을 만들 수 있습니다. 5만 명의 한국 손님에게 멋진 기종을 소개할 수 있다면 언제든지 가능할 것입니다. 전용모델이라고 완전히 새롭게 만드는 것만이 아닌 기존 모델을 국내 실정에 맞게 약간의 수정을 가해서 발매하는 것도 전용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 정해진 바는 없지만 한국에서 선호하는 옵션과 세팅이 적용된 한국사양의 트리시티에 관한 이야기가 내부적으로 진지하게 나오기도 했습니다.

 

Q 일부 국가 전용 모델은 해당 국가에만 맞게 생산되는 것입니까?

A 기본적으로 공장이 있는 나라에서는 해당 국가 전용 모델을 제작하는 동시에 해외 사양의 제품도 만들어 수출합니다. 예를 들어 대만공장에서는 대만 현지모델을 만들면서 일본사양 모델을 납품하며 인도네시아에서는 글로벌 모델을 생산하기 때문에 여러 나라의 사양을 제작하며 한국에는 배출가스 기준에 맞는 유럽사양이 들어오는 식입니다. 

 

Q 트리시티를 위시해 트라이크의 인기가 늘어가고 있습니다. 피아지오, 푸조의 트라이크는 비교적 배기량이 높았으나 트리시티는 여전히 배기량이 낮아 오너들의 아쉬움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좀 더 높은 배기량의 트리시티를 기대해봐도 되겠습니까?

A 고배기량 트라이크 개발은 실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일례로 모터쇼에서 MT-09 기반의 트라이크인 MWT-9 콘셉트를 선보인 적이 있었고 최근에는 일본과 유럽에서는 155cc 버전의 트리시티가 나왔습니다. 확정된 것은 없으나 짐작해보건대 소비자가 좀 더 빠른 모델을 원하는 만큼 더 높은 배기량도 기대해볼 만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섬세한 야마하 모터사이클을 담당하는 관리자답게 나긋한 목소리로 야마하의 경영 철학과 알찬 정보를 전해주던 질의응답은 이렇게 끝났다. 2016년의 성과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지속적이고 차분한 성장을 강조하는 호리카시 케이타로 부장의 영업 방침은 고객 감동을 통해 재 구매를 이끌어낸다는 야마하 공식수입원 한국모터트레이딩의 계획과도 상당이 닮아있는 듯하다. 또한 앞으로 나올 바이크와 자동차에 관한 힌트로 가득 차있는 동시에 야마하의 성장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선물상자 같은 인터뷰였다.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