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모터사이클 장르 중에서 빅 스쿠터가 세대를 불문하고 꾸준히 사랑받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사용자를 가리지 않는 편안한 취급성, 그리고 부드러운 주행능력과 넓은 수납공간, 그리고 뒷사람도 언제든지 편안하게 타고 내릴 수 있는 범용성 등 장점은 무궁무진하다.

그중 부드러운 주행능력이라는 것은 엔진 성격이 그런 탓도 있겠지만, 일단 CVT 무단변속기가 기인하는 바가 상당히 크다. 저속으로 주행해야 하는 도심에서, 혹은 시속 100km 이상의 여유 있는 속도에서도 빠르고 간단하게 스로틀만을 조작해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은 CVT가 대표적이기 때문이다. 

스쿠터는 기본적으로 CVT 미션을 사용하지만 모델마다 조금씩 세팅은 다르다. 그중에서 킴코의 인기 모델이었던 익사이팅과 같은 스포츠 성향의 스쿠터는 이름에서 느낄 수 있겠지만 빅 스쿠터치고 경쾌한 핸들링과 가벼운 엔진 회전이 매력적이다. 이는 빅 스쿠터의 넉넉한 수납공간과 안락함에 경쾌한 주행력을 더해 양쪽 장르 모두를 만족하게 하려는 일종의 혼합 장르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세그먼트 300cc 전후의 모델이 이런 특성을 가지고 있다. 자동차로 따지면 소형 스포츠 세단과 같은 존재다. 2인 승차도 가능하며 백팩이나 헬멧 정도까지는 시트 아래 트렁크에 수납할 수 있고, 때로는 도심을 벗어나 경쾌한 엔진성능을 무기로 근교 투어링을 하거나 와인딩 로드를 신나게 달릴 수 있는 그런 빅 스쿠터가 바로 이 계열이다. 

세계적으로 스쿠터 분야에서 어엿한 메이저 브랜드로 자리 잡은 킴코 또한 이런 시장의 높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들은 다양한 스쿠터 라인업을 이미 보유하고 있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위에 말한 새로운 300cc 클래스의 스포츠 빅 스쿠터 라인을 보강하고 있다.  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X-Town은 스포티한 디자인과 뛰어난 승차감을 강조하는 빅 스쿠터로 기존의 모델과 비슷하면서도 겹치지 않는 자리에 위치할 예정이다. 킴코에서는 이 모델을 두고 스포츠 투어링 스쿠터로 분류하며 성향을 한계짓지 않고 있다. 

X-Town은 이름에서 바로 느껴지듯 도심형 크로스오버 콘셉트다. 스포츠 성향이 강조된 익사이팅의 후속 기종임과 동시에 다운타운의 편의성을 더한 교배종이다. 이를 위해 익사이팅에서 사용되었던 300cc 급 단기통 엔진을 개선해 기존보다 성능과 신뢰성을 높였다. 최대 출력은 23.2마력이며 최대토크는 2.29kgm이다. 어느 무대에서나 유리한 저중속 토크 위주의 세팅으로 경쾌한 가속력을 기대할 수 있다.  

유로4 기준을 충족하는 이 엔진에는 혁신적인 압축 시스템이 사용됐다. 엔진 내부의 압력을 낮추고 엔진 시동능력이 대폭 개선된 것이다. 또한 캠 샤프트 홀더와 밸브, 기어박스의 개선으로 엔진 효율과 소음도 크게 개선됐고, 캠축을 최적화시켜 안정성을 높였다. CVT 방식의 구동계 역시 새로운 소재로 새롭게 디자인해 효율성을 올렸다. 

달리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제동성능에도 큰 개선이 있었다. 앞 260mm 뒤 240mm의 대형 브레이크 디스크가 사용되어 스포츠 성향에 걸맞은 제동력도 갖추게 된 것. 앞에는 3피스톤 캘리퍼를 사용해 강력하면서도 컨트롤의 정밀함을 높였다. 최신 스쿠터답게 ABS가 기본 채용된 것도 장점이다. 보쉬제 ABS의 최신버전인 9.1M이 사용돼 긴급제동 시에도 빠른 응답이 가능하고 어느 상황에서나 안정적이고 짧은 제동거리를 제공한다. 

고강성 강철 프레임으로 제작된 차체는 어느 도로에서나 높은 안정성을 발휘한다. 또한 스포티한 코너링 성능을 위한 페어링과 프레임 디자인을 통해 최대 기울기를 37도까지 확보했다. 어지간한 와인딩 코스는 자연스럽게 즐기며 달릴 수 있는 수준이다. 

리어 서스펜션에는 스윙암에 직접 연결되는 듀얼 쇽 업소버가 사용됐다. 5단계로 초기하중을 조절할 수 있어 운전자의 취향이나 2인 승차, 짐 적재 등의 하중에 따라 세팅할 수 있다. 프론트 서스펜션 역시 37mm 지름의 텔레스코픽 방식으로 준수한 스펙을 가졌으며 충격과 잔진동을 잡아준다. 

스쿠터 디자인에 일가견이 있는 킴코는 이번에도 역시 박수를 받을 만하다. 듀얼 헤드라이트와 LED 주간등은 세련미를 주는 동시에 모던 스쿠터다운 날카로운 디자인으로 다듬어져 보기에 좋다. 마찬가지로 헤드라이트를 감싸는 전면부 페어링과 바디커버 역시 스포츠 투어링 스쿠터라는 명칭에 어울리는 심플하고 가벼운 느낌으로 정리했다. 

독특한 디자인의 테일라이트도 또 다른 볼거리다. 모델명에서 따온 'X'모양으로 디자인돼 X-Town만의 정체성을 드러냈다. 브레이크 램프 역시 LED를 사용해 주간, 야간운전에 높은 피시인성을 제공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계기반은 다운타운의 구성과 비슷하면서도 느낌은 더욱 세련됐다. 화이트 백라이트를 사용해 정제되어 있는 듯한 이미지를 가졌고, 각종 인디게이터가 보기 좋게 위치해 있다. 가운데 LCD 액정에는 앞으로의 주행 가능 거리나 디지털 연료 게이지, 수온계나 시계 등이 일목요연하게 출력된다.

각 파츠의 매력적인 디자인뿐 아니라 실용성도 상당하다. 투어링을 강조하는 맥시스쿠터답게 수납공간이 매우 출중하기 때문. 양쪽 핸들 밑에는 제법 넓은 글러브박스가 있으며 좌측에 휴대전화 및 전자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USB포트가 내장되어 있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시트 밑의 수납공간에는 풀 페이스 헬멧 두 개가 여유 있게 들어가고도 작은 짐을 더 수납할 수 있는 수준으로 광활하다. 이 수납공간에는 LED 내부조명이 설치되어 야간 이용에도 문제가 없다. 역시 스쿠터로 세계시장을 누비는 킴코다운 세심함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장거리 주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편안함일 것이다. X-Town은 고주파 엠보싱 공정을 거친 고급 가죽 시트를 사용했다. 디자인적으로 세련된 질감을 가진 것은 물론 승차감도 훌륭한 시트를 적용했다. 이에 더해 넓은 무릎공간과 발판은 키가 큰 라이더에게도 충분한 거주성을 제공한다. 단신부터 장신까지 다양하게 대응되는 넉넉한 라이딩 포지션은 이 모델의 강점이다. 편안한 포지션과 중반에 힘이 집중된 엔진은 투어링뿐만 아니라 시내 주행에서도 높은 주행품질을 보여줄 것이다. 여러모로 역시 유럽 시장을 목적으로 만든 스쿠터답다.

X-Town은 국내에 125cc 버전과 300cc 버전 두 가지로 나누어 올 상반기 중에 발매될 예정이다. 125cc 버전은 누가 뭐라해도 국내 시장에 가장 잘 맞는 체급이다. 거기에 X-Town만의 큰 수납공간과 적당한 스포츠 성능 등이 더해지면 반응이 상당히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출시될 300cc 버전의 경우는 기존 다운타운300이 그랬듯 새로운 중형스쿠터의 강자로 대두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무엇 하나 빠지는 곳 없이 장점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우리 시장에서 잘 먹히는 유려한 디자인부터 시작해서 수납공간이나 토크풀한 엔진 특성 등이 성공을 예고한다. 

어중간하다는 이해와 다르게 한 번 이상 타보면 300cc 체급에 대한 가능성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특히 2종 소형 면허취득자라면 충분한 파워와 놀라운 활용성을 가장 큰 매력으로 꼽는다. 메인이 되는 레저용 대형 바이크로 도심 속 텐덤 라이딩을 웃으며 지속하기란 어렵지만 이 급의 300cc 스쿠터라면 여유있게 해낼 수 있다. 자동차 대신 많은 역할을 해낼 수 있는 매력적인 체급임은 분명하다.  

한편 킴코는 단순히 스쿠터를 잘 만드는 회사에서 독자적인 기술을 선보이는 브랜드로 탈바꿈하고 있다. 킴코만의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Noodoe는 세계 최대의 전자제품 박람회 CES 2017에까지 출품되어 많은 기대를 모았고 X-Town을 포함한 최신 모델에는 기계적으로도 킴코의 독자적인 기술이 듬뿍 들어가고 있다. 더는 ‘가성비’로 경쟁하는 브랜드가 아닌 것이다. 올해에만 4개의 새로운 글로벌 모델을 선보이는 킴코의 발걸음이 무척이나 경쾌해 보인다. 우리에게 있어 2017년 킴코가 보여줄 큰 행보 중 하나는 X-Town의 국내 출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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