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은 저배기량 스쿠터, 언더본을 위시한 상용 바이크만의 시장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며 시장 구조가 크게 변했다. 고배기량 바이크의 비중이 크게 늘어났고, 저배기량 바이크를 레저용으로 구매하는 사람도 많이 늘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모터사이클 시장은 비교적 다양한 장르의 바이크가 공존하고 있으며 다양한 기종이 수입되어 풍부한 라인업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성 혹은 수익성을 이유로 우리나라에 수입되지 않는 바이크도 여전히 많다. 이번 시간에는 충분한 매력을 갖추고 있지만 국내에 정식으로 소개되지 않아 쉽게 만날 수 없는 야마하의 보석같은 바이크를 소개한다. 

AEROX155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는 저배기량 스쿠터와 언더본이 주류를 이루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AEROX는 인도네시아를 겨냥한 전략 모델로 동남아 현지 모델 중에서 상당히 고급화가 이루어진 기종이다. 배기량부터 경쟁 기종의 150cc보다 조금 높은 155cc로 야마하가 자랑하는 블루코어 엔진을 탑재했다. VVA 가변밸브를 적용해 약 15마력의 출력을 내는 동시에 연료 효율도 뛰어나다. 또한, YZF-R3를 닮은 스포티한 디자인에서 느껴지듯 공차중량이 116kg으로 상당한 경량화를 이루었다.  

기본, S버전, R버전 세 가지 등급이 있으며 기본 사양의 옵션도 고급스러운 편이다. 헤드라이트는 날렵한 디자인과 함께 LED로 되어 있다. 계기반도 LED 타입으로 5.8인치의 시원한 크기를 자랑한다. 특히 리어 타이어는 140/70-14 사이즈로 동급 스쿠터의 수준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직진 안정성과 듬직한 뒤태를 만들어준다. 트렁크 역시 25리터의 넉넉한 수납공간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더해 S버전은 기본 사양에 스마트키, ABS와 더불어 엔진 자동, 정지 기능인 ‘SSS’를 적용해 편의사항을 더했다. R버전은 기본 사양에 고급 서스펜션과 웨이브 디스크를 추가해 스포티한 주행을 즐길 수 있다. 

SOUL GT (GT125)

역시 동남아시아 현지 모델로 국가별로 SOUL GT, 혹은 GT125라는 명칭으로 판매되고 있다. 엄청난 감량을 통해 99kg이라는 무게와 함께 가변밸브를 적용한 125cc 블루코어 엔진을 탑재해 11.4마력의 출력을 내는 경량 스쿠터다.  

스포티한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으나 찬찬히 살펴보면 활용도가 높아 시내 주행에 적합하다. 넓은 발판과 15리터의 수납공간은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브레이크 레버를 이용한 스마트락 시스템은 파킹브레이크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상위 옵션에는 도난 방지를 위한 원격 키셔터 장치와 공회전을 줄여주는 ‘SSS'가 포함되어 있어 도심에서 사용하기 편하다. 

또한 완성도 높은 디자인의 헤드라이트는 LED 타입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가격. 가벼운 무게와 블루코어 엔진의 조합을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은 큰 장점이다. 가격과 디자인, 성능, 실용성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동남아시아 시장에 꼭 맞는 기종이라고 할 수 있다.  

 

XABRE (M-SLAZ)

거대한 저배기량 스쿠터와 언더본 시장을 이루고 있는 동남아시아에서는 매뉴얼 바이크도 150cc급의 저배기량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여러 기종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으나 압도적인 승자가 없는 상황에서 야마하는 품질 향상에 집중해 상황을 뒤집으려고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나온 모델이 바로 MT 시리즈의 막내를 자처하고 있는 M-SLAZ, 즉 XABRE다. 16마력의 단기통 엔진의 구형 YZF-R15를 기반으로 스트리트 파이터로 만들어졌으며 일상적인 속도에서의 라이딩 재미에 집중한 기종이다. 

XABRE가 기존 현지 모델과 가장 차별화되는 점은 동남아시아 모델에서는 보기 힘든 고급스러운 파츠가 다수 사용된 것이다. NMAX를 빼다 박은듯 닮은 인상적인 헤드라이트와 후미등은 풀LED타입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 대구경 도립식 서스펜션이 적용되었다. 스윙암은 알루미늄 재질로 제작되었으며 LED 백라이트의 계기반도 제법 고급스럽다. 또한 넓은 핸들바와 날카로운 언더 카울을 갖추고 있어 스트리트 파이터다운 모습을 지녔다. 재미있는 것은 마치 MT시리즈의 DNA를 뽐내듯 MT-07/09의 핸들 스위치를 공유하고 있는 점이다. 

 

TRACER 700

다양한 장르가 산재한 유럽 시장이지만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스포츠 투어러와 네이키드 바이크는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장르다. 그런 점에서 베스트셀러 네이키드 MT-07을 기본으로 스포츠 투어러의 요소를 섞어 만든 트레이서 700은 유럽인의 취향에 알맞은 기종일 수밖에 없다.  

조절식 윈드스크린과 너클가드, 방풍성능을 강화한 페어링과 구릿빛으로 빛나는 크로스 플레인 콘셉트 2기통 엔진은 트레이서 700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MT-09 트레이서와 마찬가지로 비록 화려한 옵션은 없지만 경쟁 기종보다 민첩하고 가벼운 차체를 갖고 있다. 또한, 파워풀한 엔진으로 라이딩의 본질에 집중한 MT시리즈의 정체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여기에 편안한 포지션, 높은 시트고, 커다란 연료탱크, 투어링 옵션이 더해져 즐거운 투어와 실용성을 추구하는 기종이다.  

최근 2년간 유럽에서 MT-09 트레이서는 해당 세그먼트 내에서 35%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MT-07은 전체 판매량 1, 2위를 다투고 있다. 만약 두 기종이 합쳐진다면 과연 어떤 결과를 이끌어낼까. 라이딩의 재미와 편안함이 양립하는 복합적인 매력 그리고 다재다능함이야말로 트레이서 시리즈가 유럽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비결이다.

 

이렇게 대한민국과 선호 장르가 다른 지역의 기종을 살펴봤다. 대부분 현지에서 생산되는 모델로 저렴하게 현지 조달이 가능하며 해당 지역 소비자의 입맛에 맞춘 모델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원하는 기종이 들어오지 않아 실망스러울 수도 있지만 너무 아쉬워하지는 말자. 비록 우리나라에 전용모델은 없으나 유럽의 바이크 선진국만큼이나 다양한 제품이 취급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모델의 출시를 기대 해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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