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를 가리는 것은 힘들기 마련이다. 가령 최고의 모터사이클에 관해 물어본다면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갈릴 것이고 개인의 주관이 들어간다면 의견은 더욱 갈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고의 모터사이클 레이스를 물어본다면 대부분 입을 모아 MotoGP라고 할 것이다. MotoGP는 누구나 인정하는 모터사이클 레이스의 정점이자 선망의 대상이다. 

과연 어떤 점이 사람들을 MotoGP에 열광하게 하는 것일까. 궁극적인 머신이 엄청난 굉음을 내뿜으며 최고속도 360km/h를 넘나드는 모습은 누구나 가슴이 두근거릴 수밖에 없다. 여기에 엄청난 속도와 각도로 코너를 도는 모습은 누구라도 감탄사가 나올 정도다. 괴물 같은 머신과 이를 다루는 선수들의 초인적인 모습이야말로 MotoGP의 진정한 매력인 것이다. 

높은 인기를 구사하는 경기인 만큼 올해에는 작년보다 많은 팀이 참가할 예정이다. 혼다와 야마하, 아프릴리아, 두카티 그리고 작년 MotoGP에 돌아온 스즈키와 새롭게 KTM까지 참가하며 흥미진진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쟁쟁한 경쟁자 사이에서도 야마하의 팩토리팀은 1000cc MotoGP가 시작된 2002년 이후로 총 7번의 월드챔피언을 거머쥐었고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함으로 MotoGP 최강의 팀 자리를 지키고 있다. 

경쟁력의 원동력이 되는 야마하의 머신은 부산 모터쇼와 서울 모터쇼에서 전시된 바 있는 YZR-M1이다. MotoGP 머신은 겉은 양산형 슈퍼바이크와 비슷하지만 그 안에는 모터사이클 제조사 기술의 정수가 아낌없이 들어간 레이스만을 위한 머신이다. 따라서 여러 가지 의미로 양산형 바이크와는 비교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야마하의 YZR-M1에는 1000cc 4기통 크로스플레인 방식의 엔진이 탑재되어 최고출력은 무려 240마력 이상. CP4 엔진의 특성상 트랙션 성능도 뛰어나다. 그럼에도 무게는 현행 양산 슈퍼바이크보다 압도적으로 가벼운 157kg에 불과한 수치를 자랑한다. 게다가 사용된 엔진오일부터 브레이크, 서스펜션, 체인 등 모든 부품은 시중에서는 구경조차 힘든 레이스만을 위한 제품으로 무장되어 있어 ‘웍스 머신’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다. 

올해 이 머신을 다룰 두 명의 레이서 조합도 주목해야 한다. 바로 2015년 MotoGP 클래스에 멋지게 데뷔한 천재 루키 매버릭 비냘레스(Maverick Vinales)와 살아있는 전설 발렌티노 로씨(Valentino Rossi)가 한 팀이 되어 역대 최강의 팀이 결성된 것이다.

매버릭 비냘레스는 125cc 클래스에서 시작해 1, 2년을 주기로 상위 클래스로 올라오면서도 3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는 뛰어난 성적을 보였다. 그리고 마침내 2015년 MotoGP에 스즈키 팀으로 데뷔하였다. 2015년에는 시즌 12위라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보여줬지만 2016년에는 시즌 4위를 기록했다. 

야마하 팀으로 이적한 올해 2017년 시즌의 발렌시아, 세팡, 필립 아일랜드에서 있었던 테스트 주행에서 랩타임 모두 1위를 기록하면서 야마하와 좋은 궁합을 보여주고 있다. 기존 야마하 팀의 호르헤 로렌조를 능가하는 잠재력을 지닌 동시에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줘 최고의 신인으로 뽑히던 마크 마르케즈와 비교될 만한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발렌티노 로씨는 MotoGP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스타로 가히 전설이라 할 수 있는 위치에 서있다. 오랜 경력과 실력으로 MotoGP의 많은 선수 가운데서도 가장 많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고 젊은 선수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곤 한다. 

그에 걸맞게 500cc 레이스 시절부터 활약하며 지금까지도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로씨의 성적은 MotoGP 클래스 최다승, 각종 서킷에서의 최다승, 최다 포디움, 최다 챔피언 타이틀까지 ‘최다’라는 수식어로 요약할 수 있다. 2002년부터 총 185번의 포디움에 올랐고 6번의 월드챔피언을 달성했다.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꾸준한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는 그는 살아있는 전설이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다. 

2017년 시즌의 야마하는 벌써부터 흥미진진하다. 비냘레스는 천재라 불리며 화려하게 데뷔했던 마크 마르케즈와 비교될 수밖에 없다. 앞날이 창창한 두 천재의 대결이 과연 어떻게 흘러갈지는 이번 시즌의 재밌는 볼거리가 될 것이다. 또한 기복 없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로씨가 이어나갈 역사도 주목해보자. 

야마하는 MotoGP에서 언제나 좋은 모습을 보여 왔고 로씨와 함께일 때는 더할 나위 없었다. 게다가 최고의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비냘레스는 영입과 함께 심상찮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감히 작년의 팀을 능가하는 드림팀이라고 불러볼 만하다. 2017년 두 날개를 단 야마하 팀이 어디까지 날아오를지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