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에게 양산 판매되고 있는 슈퍼바이크는 사실상 도로에서 제대로 타기도 쉽지 않을 만큼 성능이 높다. 대부분 실제로 MotoGP 레이스에 참전 중인 머신을 롤 모델 삼아 메커니즘을 따라 제작하기 때문이다.

200마력 이상의 양산형 슈퍼바이크가 늘어나면서 이제는 정말 서킷 라이딩에 걸맞은 모델이 많아졌다. 물론 한편으로는 이를 통제하기 쉽게 다듬어 놓는 것 또한 기술이지만, 슈퍼바이크는 슈퍼바이크답게 트랙에서 즐기는 것이 정답일지도 모른다. 레이서들은 스즈키의 신형 GSX-R1000 모델 개발을 돕기 위해 끊임없이 테스트하며 피드백을 주었고, 그 결과 기술의 최전선에 있는 GSX-RR로 세계 챔피언을 노리는 현재의 MotoGP 선수도 만족할 만한 성능을 낸다.

이번 모델은 일반사양 GSX-R1000과 고급사양 R1000R로 나뉘는데, GP레이서가 신형 GSX-R1000R을 테스트하게 됐다. 호주에서의 MotoGP 두 번째 공식 테스트 전에 스즈키의 새로운 라이더 안드레아 이아노네(Andrea Iannone)와 알렉스 린스가 신형 GSX-R1000R을 테스트한 것이다. 이것은 스즈키 GSX-R1000R의 글로벌 프레스 론칭에 이은 것으로, 출시 직전 호주에서 모든 스즈키 딜러가 한 자리에 모여 기념 만찬을 함께하기도 했다.

테스트 당일의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2명의 팀 스즈키 ECSTAR 팩토리 라이더들은 호주의 필립 아일랜드 트랙에서 GSX-R1000R을 적극적으로 테스트했다. 두 사람은 신형 머신의 매우 다루기 쉬운 특성을 인정하고 그들이 테스트를 위해 가져온 GSX-RR 레이스 머신의 DNA와 비교 테스트를 진행했다.

GSX-RR과 GSX-R1000R. 이 두 머신은 여러 면에서 비슷하다. MotoGP 레이스를 위해 개발된 기술력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즈키 GSX-R1000R은 현재 마켓에서 가장 고급 사양의 모터사이클 중 하나다.  

이 모델은 2016년 퀼른 모터쇼에서 첫 정식 발표되었다. 엔진은 202마력 1000cc의 스펙을 가지고 있으며, 총 중량 203kg의 차체를 가진 정식 출시 차량으로, 1:1의 마력 대 하중비(파워 웨이트 레이쇼)를 달성한 스즈키 최초의 모터사이클이다. GSX-R1000이 충분히 GSX-RR과 비슷하다고 느껴진다는 것은 그만큼 GSX-RR의 DNA를 그대로 옮겨왔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안드레아 이아노네와 알렉스 린스가 테스트한 GSX-R1000R은 업/다운 모두 가능한 퀵 시프트, 모션 트랙 브레이크 시스템, IMU 컨트롤 모션 트랙 ABS, 쇼와의 레이스 사양 밸런스 프리 프론트 포크(BFF)와 밸런스 프리 리어 쿠션(BFRC) 라이트 리어 쇽을 탑재하고 있다. 다음은 현역 GP 레이서들의 소감이다. 

 

<인터뷰>

안드레아 이아노네(Andrea Iannone)

“GSX-R1000R에 매우 놀랐습니다. 엔진은 매우 강력하지만 경험이 적은 라이더라도 처음부터 부드럽게 컨트롤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경험이 많은 라이더가 탄다면 완벽할 정도로 공격적으로 탈 수 있습니다. 핸들링은 정말 최고입니다. 스즈키는 다루기 쉬운 모터사이클을 만드는 것을 확실히 증명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드러운 반응성이 맘에 들고 스로틀 반응은 경쾌합니다. 그중에 가장 인상적인 것은 서킷 주행에서의 높은 코너링 스피드였습니다. GP머신 GSX-RR을 타던 느낌이 그대로 전해지네요. 퀵 시프터도 작동이 부드럽고 여러모로 쾌적한 라이딩 머신입니다.”

알렉스 린스

“GSX-R1000R의 핸들링은 멋지다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네요. 라이딩은 더욱 수월해지고, 앞 타이어 접지감은 또렷해서 자신감이 느껴져요. 어떠한 라이더라도 편하고 화끈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엔진 파워는 놀랍지만, 동시에 매우 부드럽고 다루기 쉽습니다. 전반적으로 머신의 반응성은 예측이 가능할 정도로 일관적입니다. 실제 레이스 머신처럼 안정감이 발군이네요. 코너링 스피드도 높고 엔진 파워도 일관성 있게 쭉쭉 치고 올라갑니다. 이 머신이라면 라이딩의 즐거움을 마음껏 맛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스즈키 소속의 레이서인 만큼 칭찬일색이기는 하지만, ‘안정감 높은 핸들링, 다루기 쉬운 고출력’이라는 두 가지 의견은 확실히 통한 것을 알 수 있다. 일반 라이더들이 코너링 스피드가 무슨 소용이냐고 할 만하지만, 트랙에서의 코너링 스피드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일반 도로에서 평균 속도로 주행해도 안정감이 탁월하다는 의미다. 

GP라이더가 호평한 이번 신형 GSX-R1000은 한국에도 곧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며, 고급사양인 GSX-R1000R도 상륙 준비 중이다. 일제 브랜드의 고성능 슈퍼바이크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와중, GSX-R1000은 현재 가운데 서 있다. 전통적인 메커니즘으로 출력을 끌어올리면서도 최신 전자기술을 아낌없이 가미했다. 슈퍼바이크 마니아라면 누구라도 흥분할 만한 머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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